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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철들지 않는 소년이 살고 있다 ” - 이근후,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읽고

“내 마음속에는 지금도 철들지 않는 소년이 살고 있다”

- 이근후,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읽고

 201 3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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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자 이근후 박사는 정신과 전문의로 한 평생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해왔다. 정신병동 개방, 사이코드라마 도입 등 한국 정신의학사의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저자는 여든을 바라보는 지금도 부인과 함께 세운 가족아카데미아에서 연구하고, 네팔 의료봉사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직업상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지만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저자는 특별할 것 없는 보통 할아버지의 이야기라며 노년의 삶과 나이 듦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볼 것을 권한다. 저자의 노년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이가 들면서 조심해야 할 것을 밝혀주고, 젊은 날에 대한 아쉬움을 전해주고 있다. 그럼으로 사람과 삶의 가치에 대해 출발점에 다시 선 우리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

  

2.

저자는 여전히 ‘습관적인 하루에 지치지 않으려 애쓴다’면서도 노년의 삶에 서운함을 갖지 말라고 조언한다.

“노년이 되었다고 날마다 점잖은 얼굴로 세상을 통달한 것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을까?”

“이가 들면 내가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 외로움이 무섭다면 외롭지 않으려고 노력하면 된다. (…) 외로움을 없애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금은 나에게 남은 생물학적 여명이 적다는 데서 오는 하루하루의 희열감에 매일 아침이 행복하다. (…) 일본 시인 이싸의 하이쿠다. ‘얼마나 운이 좋은가. 올해에도 모기에 물리다니!’ 딱 내 심정이다.”

  

3.

저자는 나이 듦의 과정에서 스스로 용납해야 될 일들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 자신에게 너그러워져야 한다. 너그러움에는 나의 지난 잘못과 마주할 수 있는 것도 포함된다.”

“단언하건대, 나이 듦의 상징은 육체적 쇠약에 있다. … 나이 들어서도 젊어 보여야 한다는 강박을 되도록 빨리 버려라.”

“거친 바다로 새롭게 고기잡이를 나온 젊은 어부에게 늙은 어부가 들려줄 것은 생생한 바다의 이야기일 뿐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 습관적이고 충동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 말에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4.

저자가 이 책을 읽는 마흔 문턱의 독자들에게 전한다.

“무엇에도 굴복하지 않고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노력이 내 뜻대로 사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살아봐라. 그 후회가 닥치기 전에 한번, 내 마음대로 살아봐라. 내가 누구인지 알면 내 삶의 리더가 된다.”

“분노를 직면하고 인정하며 그 원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나이 들어가기를 바라는가?”

“부모로부터 완전한 독립은 부모에게서 받은 마음속의 크고 작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것에서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5.

일생을 사람을 연구하던 저자도 사람 관계의 중요성을 말한다.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 ‘쇠는 쇠로 단련되고, 사람은 사람으로 단련된다.’ 고2를 올라갈 무렵 갑자기 찾아간 태백의 수도원 화장실에서 본 말씀이다.

“나의 회갑 잔치 날이었다. 약속 장소에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둘 모였다. … 그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내 삶의 어느 한순간이 영화처럼 스쳐갔다. 인생의 한순간을 공유하고, 내 삶을 지켜준 그들이 고마웠다.”

“내가 지금 간절하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나에게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일까? 갖지 못한 것들 때문에 괴로울 때는 이런 의문을 던져 보라. 그 질문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

“‘나’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변화한다. 그 흐름 따라 변화하는 나의 ‘쓸모’를 발견할 줄 아는 것도 나이를 잘 먹는 것 중의 하나다.”

  

6.

어느덧 마흔이 넘어가면서 내 삶의 쓸모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여전히 젊은 모습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고, 오로지 자녀 양육을 낙으로 여기고 삶을 버티어가는 이들도 있다.

여전히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내가 사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공부하고, 돌아보고,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여겨지는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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