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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심리상담 이야기-현실역동상담의 이론과 실제’(장성숙, 노기현 공저)

‘한국인의 심리상담 이야기-현실역동상담의 이론과 실제’(장성숙, 노기현 공저)

201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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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우선 상담 공부를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러나 책의 앞과 뒤의 이론적 정리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생활에서 닥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예시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상담과 심리에 대한 특별한 이해가 없어도 가능하다. 나도 읽고 있지 않은가?

흔히 심리학을 말하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떠올린다. 인간 정신에 대한 그의 분석적 접근은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상담이라 하면 이해와 공감을 먼저 이야기한다. 보통 개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과거 경험의 연장으로 보고 당사자가 이를 이해하고 스스로 이겨낼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상담이라 여기고 있다.

 

2.

저자들은 이에 대해 한국인의 문화 정서와 맞지 않는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한국은 가족주의, 인정주의 문화 속에서 개인의 발달보다는 가족과 위신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관계주의 사회로 파악된다. 그래서 한국인은 심각한 수준의 병리증세보다는 가족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어려움을 주로 상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인은 상담을 받으러 와서도 사회적 위신을 고려해서 문제에 대해 정확히 진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정신분석에만 머물 경우, 머리만 커진 내담자를 만들게 되고, 이해와 공감만을 하는 것은 내담자의 성장에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현실역동상담이라는 과정으로 정리하면서 내담자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상담의 현실화’와 상담자가 적극적인 조언을 하는 ‘상담자의 어른 역할’을 큰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7가지 요인으로 ‘문제의 실체 파악’, ‘심정 헤아리기’, ‘외부현실 강조’, ‘역할 중시하기’, ‘직면 활용하기’, ‘부모-자녀관계 복원’, ‘사회성 촉진’를 제시하면서 상담 사례 70개를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다.

 

3.

이 책의 성과는 그래서 서양 중심의 상담 이론에 대해 우리의 문화적 변인을 접목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 책은 완결되지 않은 이론이지만 충분히 검토해야할 가치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것은 가족관계의 유지와 외부현실에 대한 반영이 지나치게 개인의 선택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제시되는 것과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인 한과 흥, 정에 대한 표면적인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상담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공부함에 있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박제화된 학위와 학제가 아니라 현실의 살아있는 삶의 기준과 다양함이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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