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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Edward bernays 저)

 ‘프로파간다’(Edward bernays 저)

201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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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파간다(Propaganda): 특정한 원칙이나 행위를 전파하기 위한 제휴나 체계화된 계획 또는 일치된 운동(옥스포드 영어사전, 책에서 재인용)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전적으로 책 표지 때문이 아니다. 정말 아니다.

그러나 프로파간다(Propaganda), 선전 혹은 선동으로 해석되는 이 직설적인 단어에 저자의 선전에 쓰였을 사진의 매혹적인 모습이 묘한 대비와 궁금증을 유발했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책표지 날개에 저자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조카라고 소개된다. 그는 또한 최초의 PR(Public Relations) 고문이자 ‘PR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 그가 ‘홍보(PR)’이라는 책에 앞서 ‘프로파간다(선전)’이라는 책을 쓴 것은 무엇 때문일까?

버네이스는 선전을 “기업이나 사상 또는 집단과 대중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새로 만들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끼워 맞추려는 일관된 노력”이라 정의한다.

그러나 이 책이 쓰여진 1928년은 선전은 경멸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은 반전국가였다. 그러나 참전을 결정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연방공보위원회’를 만들고 국민들을 선동해 호전적인 애국주의를 부추겼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 이후 전시 선전의 추악한 진실이 폭로될수록 선전은 배신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버네이스가 이 책을 쓴 목적은 그가 짐짓 민주주의의 수호자이고, 선전 윤리의 대법관인 듯 하는 태도와 달리 그가 이룬 선전의 업적을 통해 그의 잠재적 고객, 대기업과 정치인을 모으기 위한 것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정판의 머리말을 쓴 마크 크리스핀 밀러 교수의 말처럼 “다른 누구보다도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우리를 위해 만든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면 우리 또한 그 역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행동적 조작, 인지적 조작을 통해 대중을 지배하고자 하는 소수를 지켜봐왔다. 어쩌면 버네이스의 말처럼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의 보편화가 대중에게 자신의 삶을 지배할 수 있는 사고를 가져다 준 것이 아니라 수많은 광고와 기사, 책을 통한 거수기가 되어버린 것 일수도 있다. 비록 그가 이를 통해 소수 엘리트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는 집단지성을 통해 이를 견제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설계한 많은 대중심리조작이 소개되고 있다. 그는 절대 어떠한 상품을 직접 소개하지 않는다. 대중이 자신의 결정이라고 믿게끔 문화와 여론과 풍조를 조장한다. 전쟁에 대한 선전이 그랬고, 담배회사의 의뢰를 받아 만든 ‘자유의 횃불’이라 명명한 여성 흡연 캠페인이 그랬다. 실제 그는 평생 비흡연가였고, 아내의 흡연도 말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전에 대한 기법을 배우고자 하는 것은 독약이다. 다만 그가 주장하는 선전의 역설을 읽는 비판적 태도를 유지하기를 부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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