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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노동자의힘 투고-구조조정 저지 투쟁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키려한다!

서울지하철노조의 구조조정 저지투쟁

 

 

손승권 |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정책부장

 

서울지하철은 지금 투쟁중이다.

도시철도의 경우와 같이, 서울메트로 김상돈 사장이 일방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그에 따른 인사발령을 강행하려하기 때문이다.

 

좀 더 멀리 살펴보면 지난해 말, 서울지하철 노사는 창의교육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는데 넉 달에 거쳐 시간당 2만원씩 22시간 근무외 교육을 합의했다. 도철이 지급받은 교육비를 맞춘다는 명목이었다. 2008년 1월 2일 사장은 신년사를 발표하였고, 다음날 간부급과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창의혁신경영 교육을 진행하였다.

 

그 내용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공사가 주장하는 인사, 조직 제도의 전면적 개편과 구조조정의 내용이었다. 아울러 ‘이러한 혁신활동을 시비하는 자는 철저히 불이익 조치하겠다.’며 공사측은 강도높은 강행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사장의 의지는 1월 22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현 정원의 20%인 2088명을 2010년까지 감원하겠다는 발표로 이어졌다.

 

한편,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지난 3월 초 선거를 치렀다. 이전 집행부는 노사협조주의 집행부로 도철과의 임금격차를 맞춘다는 명목으로 주 5일제에 따른 인원충원을 포기하고, 전임자 축소 등 단협 개악을 했었다. 이들은 1월 도시철도의 파업국면과 내부의 투쟁 요구에 본사집회 등 투쟁일정을 배치하였으나, 이미 많은 조합원들은 노사협조 집행부가 현재의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선거 결과는 민주진영의 다양한 세력들이 규합된 단일후보가 완봉승을 하였다. 그러나 새로운 집행부의 앞날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선거 공고상 임기 개시일을 한 달이나 일찍 시작한 15대 집행부는 임기 일주일만에 이사회 저지 투쟁을 빌미로 16명이 직위해제되었다. 이외에 필자를 포함한 7명이 부당징계에 대한 사장실 항의방문을 이유로 해임되기도 하였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지난 10년간의 노사협조주의-실리 집행부와 민주파 집행부의 부침이 있었고, 조합원이 전반적으로 보수 안정화되었다는 평가가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생존권의 문제는 조합원들을 단결하게 하였다. 위원장의 단식농성에 이은 1차 조합원 총회는 2000명의 조합원이 운집하여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었고, 2단계 투쟁중 2차 조합원 총회는 2500명의 조합원이 결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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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합원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있다. 집행부가 오랜시간 같이 활동해 온 처지가 아니기에 상호 입장에 대한 배려와 토론을 채 하지도 못하고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올 임투와 구조조정 분쇄투쟁의 연결고리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도 진행하지 못했고, 필수공익사업장 문제는 섣부른 쟁의일정을 발목잡고 있다.

 

공사는 조직개편을 통하여 684명을 감원하고, 신사업 등에 180명, 퇴출제인 서비스지원단에 100여명을 발령내겠다고 한다. 이후 명예퇴직을 활성화하고, 분사화 방식으로 업무와 인원을 아웃소싱하겠다고 한다.

 

이번 인사발령의 규모와 강도가 도철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도철의 경우, 창의혁신조직에 대한 동의가 전제된 노사협의과정이었고, 우리는 아직은 공사 일방의 주장이라는 점이 그 하나이다. 다음은 도철은 근무형태 변경부분까지도 포함되었고, 노동조합이 이를 방기하였다는 점은 우리의 조건과 다르다는 점이다. 도시철도의 구조조정이 안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서울지하철의 구조조정은 시작과정에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노동조합은 부당불법 인사발령에 대한 완강한 투쟁전선을 배치하되 한편으로는 대 서울시 투쟁 전선 설치와 08년 임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들의 분석처럼 궤도 사업장중 외주화, 용역화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 서울지하철이다. 그동안 지켜온 권리가 많은 만큼 앞으로 자본의 공격도 밀도있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쉽사리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소한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노동조합과 이를 지지 지원하는 9500여 조합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초기의 혼란과 불안, 동요는 없다. 노동조합이 ‘싸워주는 것만도 고맙다.’는 한 조합원의 말처럼 노동조합이 저들의 공세와 회유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 싸움은 일시적 후퇴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것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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