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31 12:29

햇고추장, 첫고추장.

 

고추장이 떨어졌다.

고추장은 된장보다 담그기 쉽다는 얘기에 고추장을 직접 담아보기로 했다.

인터넷을 한참 뒤졌는데 방법이 제각각. 이런,

젤 간단해 보이는 레시피로 낙점.

 

 

마침 내리는 비 때문에 모래내시장까지 가지 못하고 수색시장 방앗간에서

고춧가루와 메줏가루, 엿질금(엿기름?)을 샀다.

 

재료 : 고춧가루, 메줏가루, 엿기름, 매실액, 개살구액, 꽃소금, 소주

 

엿질금을 비벼 낸 국물을 한참을 졸여 식힌 것에 위의 재료를 넣고

되직한 농도가 될 때까지 마구 비벼 밤새도록 만든,

과연 고추장이 될까 의심가득했던 첫 고추장.

 

 

짱돌은 찍어 먹어보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맛이 별로랬지만

나는 달지 않고 맵싹하니 맛만 좋던걸!

 

 

 2010년산 빈농표 고추장.

작은 독 하나 채워놓으니 든든해.

올해는 메주콩 잘 키워서 된장도 한 독 담아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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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2 01:19

봄은 냉이다.

 

예정대로라면 밭을 갈고 있었어야 하는 오늘은 일요일, 그리고 춘분.

기상청의 농간에, 트랙터 고민 때문에 밭갈이는 한주 연기. 집 뒤켠 옆집 아줌마의 밭에 올랐다.

 

 

지천은 아니지만, 그동안 틈틈이 캐먹은 걸 생각하면 꽤 많아.

서서 보면 없는 것 같지만 쪼그리고 앉아서 가만히 바라보면

 

보인다.

납작 엎드려 활짝 잎을 펼친 월동냉이가.

 

 

다진마늘 참기름에 고추장 또는 소금, 뭘로 무쳐도, 된장국을 끓여 먹어도 맛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먹는 봄나물 냉이.

냉이야, 고마워. 잘 먹을게!

 

 

이크.. 근데 냉이 캐다 칼목이 부러졌다. -_-/  미안해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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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2 00:49

빈밭 870평 요이땅.

 

항공대 오른편이자 화전역 뒤켠.

작년 현천동 밭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밭을 구했다.

작년 늦가을부터 잊을만 하면 들러 애원반 부탁반 말씀드렸던 동네 부동산 아저씨의 주선.

누군가 투자목적으로 구입한 땅. 운 좋게도 도지가 없다.

총 870평. 그리고 예상보다 덩이가 크다.

 

 

토질 자문차 제이슨과 함께 다시 밭엘 들렀다.

제이슨 왈,

 

"다행히 흙이 많이 나쁘진 않네. 근데 새로 복토한 땅에선 첫해 농사가 힘들거야.

뿌리작물은 잘 안된다고 보면 돼. 거름기가 없을수록 좋은 고구마는 잘 되겠다.

콩류를 많이 심어서 도 수확하고 콩깍지를 거름으로 쓰면 내년엔 좀 나아지겠네.

...(중략)... 그러니까 강원도에서 심는 것을 심어.

척박한 땅에서 잘 되는 걸로."

 

로타리 치고 밭 구획까진 트랙터 빌려서 하고 나머지는 삽질을 권유,

 또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 물어보라며 제이슨은 떠났다.

 

 

그리고 오늘, 공룡과 다시 들른 밭.

너무도 넓어 그 황량한 것이 만주벌판 같다. 중국여행가면 이런 기분일까?

 

뻘논 위에 정체불명의 흙을 부어 다져 만든 땅.

아직은 벌레도 지렁이도 잡초마저 살지 않는 박토이지만,

조금씩 꼼지락 거리다보면 언젠간 기름진 땅이 되겠지?

고랑, 이랑도 만들고 퇴비간도 만들고 농막도 만들어야지.

아.. 오줌만 말고 똥도 모으면 좋겠는데...!

 

마음만 부산해 머리 말고 몸이 움직이기 위해 책을 펼쳐들었다.

귀농총서 23. <순환의 농사, 순환하는 삶- 시골똥 서울똥, 안철환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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