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빈농사쟁이들
- 이어가다(1)
- 2011
-
- 빈농사쟁이들
- 비닐하우스 짓다(3)
- 2011
-
- 빈농사쟁이들
- 타라후마라 인디언 샌들 만들기(6)
- 2011
-
- 빈농사쟁이들
- 올해는 감자 듬뿍
- 2011
-
- 빈농사쟁이들
- 밭에 불(3)
- 2011
서른 일곱 생일 아침이다.
홀짝 홀짝 홀로 술을 마시다가 대폭 취해 버렸다.
새학기 들어 최악의 하루였다.
애덜이 다 미워보였다.
"나비, 술 냄새쟁이!"
"그 얼굴 꼴은 뭐야! 화장한거야?"
'이씨...... 다 꺼져버렷!'
마구 졸립고 심장은 조여들고...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내 모습이 우스웠다.
비 오시는데 우리 밭은 잘 있을까.
미리 씨앗이라도 심어 놓았으면 얼마나 든든했으까.
와르르 무너지는 서른 일곱 생일 날.
라봉도 울었구나.
나도 울었다.
데반도 울었으까?
짱돌은?
밤비는??
다시 줄 위에 올라선다.
아니, 오늘은 좀 쉬고 내일부터.
오늘은 이왕 망가진 김에 한 판 더 가보자.
팅구들아,
집에 좀 더 자주 들어가야겠어.
미안하지만 든든하기도 해.
금욜 밤에 보자.
순대 사갈께~!
눈물이 샘물처럼 펑펑 쏟아졌었다.
밤새, 아침까지 울고 무거운 눈두덩으로, 더 작아진 눈으로 집에 돌아온 날.
이런날 메신저하길, 자전거타는 걸 만류하는 데반과 함께 밭으로 갔다.
장화를 신고 삽 들고 걸어가니 항공대 아이들이 신기한 듯 쳐다본다. 그래, 신기할 것이다.
이틀 연속 밭일로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 했지만 또다시 삽을 들었다.
마저 파던 배수로를 파고, 돌을 골라내 쉼터만들 곳에 매립했다.
개미처럼 일했다. 당분간은 그러해야 할 것 같다. 한달, 두달 후 베짱이처럼 일할 그날이 올때까지.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주머니께서 방금 뜯은 시금치름 한봉지 주셨다.
데반이 깜빡하고 너무 푹 삶았지만 맛있게 먹었다.
점점 포스팅이 초등학생 일기처럼 되어가고 있다. 아아.. +_+
1 ℃
11 ℃ 바람이 차다.
2010.3.29. 월요일의 빈농일지(데반,라봉)
예약했던 트랙터 아저씨가 펑크를 내셔서 급히 새로 구한 트랙터 아저씨.
땅을 한번 뒤집고 로타리를 쳐주셨다.
근데 제대로 안되어서 기계를 쓴 보람이 작아졌다.
그만큼 삽질할 일이 많단 얘기. -_-
각자 고랑 앞에 서니 100미터 달리기라도 해야할 것 같다. 요이땅과 함께 삽질이 시작됐다.
배수로, 빗물과 사람이 다닐 길을 다시 삽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계의 힘을 빌려 사람이 할일을 해치울랬다 기계가 제대로 하지 못해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온 일.
삽으로 흙을 퍼 걷어올려 길을 만들고 큰 돌들을 주웠다.
수색에 사는 라봉친구 난지도가 싸고사들고 온 메밀전과 해물전, 취나물, 막걸리.
이 맛난 새참 없었으면 농꾼들의 대반란이 있을 뻔도. 삽을 들고있어 어찌나 위협적이던지. ㅎ
다마스, 빨간빈수레를 타고 빈집에서 왔다. 빈농집 식구들, 이웃주민 포함 총 10명.
해도 지고, 힘도 딸리고, 빈마을 회의도 있고, 겸사겸사 일을 마쳤다.
870평에 지레 겁먹지 말고 올해농사 재밌게, 맛있게, 함께 지어먹어요. :)
0 ℃
9 ℃ 찬바람, 따뜻한 햇볕.
2010.3.28.일요일의 빈농일지(공룡,디온,말랴,지음,제프친구,제프,난지도,아규,데반,라봉,짱돌)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