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30 01:37

최악의 봄날, 그 후.

지난 32년간 이렇게 춥고 축축한 4월은 처음일 듯.

3일간 계속됐던 비바람과 추위를 잘 견뎌냈을까.. 장화를 신고 밭으로 가봤다.

 

 

시금치들. 다행히 냉해를 입지 않아 보였다.

 

 

아마도 아욱?

 

 

한고랑 정도가 고였을 뿐 대체로 물이 잘 빠짐. 역시 배수 짱!

 

 

어쩌면 열무 또는 알타리?

 

 

몰라. +_+

 

 

바람이 내팽개친 돗자리, 다시 펼쳐 돌로 눌러놓음.

 

 

시금치 아줌마네 밭에 가서 보니 좋아보였던 종이컵 이름표.

몇개 따라하다 메신저 주문와서 철수. 주말에 마저 해야지.

 

밭벼를 심으려고 물에 담궈둠. 슬슬 땅콩, 콩 모종 낼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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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17:49

시금치아줌마의 땅콩선물.

밭일을 땡땡이치며 일요일 오후의 피크닉을 접고 밭으로 향하게 한 건

호박씨를 심기 위해 괴산에서 올라온 민들레님. 조금 원망스러웠다. +_+...

 

 

하지만 서서히 해가 기울 무렵 밭엘 가니 놀고싶던 마음은 사라지고 밭은 밭대로 좋더라.

흙은 된장처럼 푸근하고 따스하게 모든 것을 감싸주는 듯.

흙과 된장은 어머니? 카사노바! 

아무튼 닮고 싶다.

 

 

지나가다 시금치 아줌마가 주신 땅콩. 이제부터 땅콩아줌마.

일산 장에 가서 사온 국산 피땅콩을 배양토에 뭍어 일주일간 싹을 틔우셨단다.

가시는 줄 알았으면 우리 것도 좀 부탁 드렸으면 좋았을텐데.

깜빡하고 텃밭백과를 빠트리고 와서 어떻게 심을까 고민하다 30cm 간격으로 옆으로 뉘여 심었다.

밭 주변 어른들은 책을 보며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웃으시더라만

네이버가 되지 않는 밭에서 믿을 건 오로지 텃밭백과 뿐이다. +_+;

 

조만간 피땅콩을 더 사다 심어야겠다.

작년에 땅콩을 정말 조금 심어 정말 조금 수확했었는데

볶지 않고 생으로 먹어도 비리지 않고 고소하고 촉촉했던 땅콩.

올해는 겨우내 술안주 마련용으로 양껏 심어야지.

 

 

열심히 밭을 만들고 씨를 뿌리면서도 과연 싹이 올라올까 의심했는데

씨앗들은 바람과 햇빛과 비를 양분삼아 홀로 꿋꿋히 싹을 틔워냈다.

대견스럽다.

 

참, 이날 공룡과 데반과 난지도는 유채와 냉이씨를 뿌렸고

민들레님은 주인아줌마 밭을 일구어 호박씨를 심었다.

  

 

난지도가 주워온 대자리 중 깨끗한 것은 빈농집에, 낡은 것은 밭에 깔아둠.

두둑에 아주까리를 심은 걸 표시하기 위해 돌담을 쌓았다.

혹 밭에서 보면 조심조심, 밟지 맙시다!

 7 18 햇볕은 따뜻하나 바람은 역시나 오늘도.

2010.4.25. 일요 빈농일지(공룡,난지도,데반,라봉,민들레) 15:0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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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8 16:43

모래내시장 오징어다리만튀김과 뒷동산 봄쑥튀김.

 

간밤에 버섯과 두부를 튀기고 남은 녹말가루에 버무린 것은.

 

 

며칠전 모래내시장에서 샀던 오징어다리.

신기하게도 머리는 간데없고 다리만 묶어 한근에 3천원.

물에 불려 간장 졸임해 반찬 만들려던 것을 튀기기로 했다.

 

 

밭에서 해가림용으로 산 빨초노파 원형천막을 먼저 빈농집에서 개시했다.

한여름처럼 뜨겁고 눈부셨던 햇볕아래 금새 큼지막한 그늘이 두둥-

 자리를 펴고 쿠션을 꺼내오니 바로 야외방석집.

 

햇볕과 파라솔, 튀김과 시원한 맥주. 그리고 벗들. 좋구나! :)

 

 

 

바삭하게 튀겨낸 오징어와 뒷동산에서 뜯어온 쑥.

뭐든 다 튀기고 싶었는데 기름을 아끼느라 쑥은 거의 굽듯이 튀겼다는.

우리의 튀김소리가 잦아들 무렵

옆집 카이루의 부엌에서 튀김소리가 한참동안 이어졌고

고소한 냄새가 마당을 가득 채웠다.

 

 

햇볕도, 그늘도, 바람도 너무 좋아 그냥 이대로 쭉 놀고만 싶었던

4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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