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2 00:22

열무알타리얼가리데반무침

 

 지난 주 얘기지?

 열무랑 알타리랑 얼가리 솎아 '무와 배추 친구 세 가지 무침' 한 거 말이야.

 웬지 사진들이 파란 건 그날 날씨가 파래서인건 아니였어.

 

 

역시 데반이 무쳤지.

마치 춤을 추는 듯한 그의 자태.

 

 

'신들림' 이라고 해야 할까?

빨간 다라이에 네 번을 나누어 씻은 열무와 알타리와 얼가리들이 공급되는 대로 스르륵 무쳐내는 그의 솜씨라니...

"요건 난지도 주고, 요건 밤비 갖다 먹고, 요건 숙이언니 주고, 요건...... ...... ......"

그리하여 요목조목 담아 나누어 줄 열무와 알타리와 얼가리 세 가지 무침들이,

 

 

 

이다지도 듬뿍이였다는 거.

그리고 나서 늘 엄마가 하는 말 있지?

"내가 어찌어찌 해서 간을 잘 못봤는데 맛이 어떨지 모르겠다..."

엄마, 고마워요.

잘 먹을께요.

엄마,

...

...

좀 짜요

고마워요

 T_T

 

미안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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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7 16:01

[제46회 콜로키움] 빈농집 여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숲날의 제안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는데 어째 살짝 부담된다.
사람들이 조금만 왔으면. 별스런 이야기는 없을 예정. :)
여이연/여성문화이론연구소 http://www.gofemini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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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0년 5월 19일 (수) 오후 7시
발표: 라봉, 밤비 (빈농집 여자들) 

혹시 빈집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누군가는 비어있어서 빈 집인지, 가난해서 빈 집인지 궁금해하던데, 그 둘 다라고 합니다.

공식 인터넷 사이트(house.jinbo.net)를 참고하니 비어있는 집, 손님들의 집인 게스츠하우스(guesthouse)라고 합니다. 정식 이름은 좀 긴데, "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빈마을". 빈집이란 걸 만든다는 얘길 들은 지 어언 얼마쯤(정확히 모름), 지금에 와서 보니까, 이제 집을 넘어 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빈마을금고도 운영하고 화폐에 대한 얘기도 하고 빈가게 오픈도 모의하고 있습니다. 전세집 하나 얻어 시작한 빈집도 어느새 아랫집, 윗집, 옆집, 건너집에 빈농집까지 쑥쑥 생겨났습니다. 

우리는 빈농집에 사는 여자들을 만나고 그녀들에게 이야기를 청하고자 합니다.

서울을 벗어나 고양시로 가는 길목, 항공대 근처 800평 가량의 텃밭을 빌려 일구고 있는 빈농집 사람들.

어찌어찌 그 소식을 알게 된 여이연 회원(콜로키움 담당자) ㅅㄴ도 몇 주 전부터 가끔 자전거를 타고 가 삽질 조금 하고 막걸리 먹고 빈농집에서 놀곤 합니다. 지난 휴일엔 자전거 메신저(택배) 일을 하는 라봉이 모레네 시장을 지나다 주어온 멀쩡한 부추 10단으로 잔치를 하였습니다.

빈농집에 가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습니다. 내일이나 미래에 대한 생각일랑 접어두고 그냥 오늘을 사는 느낌입니다. 작은 마당에 모여앉아 맛난 걸 해먹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빈둥거립니다. 참, 빈농집 화장실에서 물을 재활용하는 건 말할 것 없고, 텃밭 거름으로 쓸 오줌을 모으는 작업에도 동참합니다. 통에 받는 따뜻한 오줌 느낌도 괜찮습니다. 

이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요?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잡혀 살아간다는 사회에서, 이들은 자기들이 무슨 통뼈라고 탈주를 하는 것일까요? 그게 가능하기나 하나요, 아니 가당키나 한 거냐구요? ^^

빈집 사람들은 아마도 자유로운 영혼들을 가진 자들로, 자유와 평등 해방을 향한 꿈을 미래 그 언젠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 삶에서 "그냥" 해보는 것 같습니다.

자, 빈농집 그녀들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볼까요? 우리는 어떤 얘기를 듣고 싶은 걸까요? 잠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거지만, 그녀들의 삶을 기웃거리면서 내 삶을 확장해볼 순 없을까요. 물론 그냥 빈농집 마당에 돗자리 펴고 앉아 맛난 것 나눠먹고 빈둥거리는 게 훨씬 백배는 낫겠지만, 일단 이렇게 이야기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  집담회 형태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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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0 08:26

버섯데반초밥

 

원래도 요리하는 걸 즐기는 데반에게 <빈민의 식탁>을 읽힌 건 참 잘한 일.

데쉐프의 오늘의 요리는 버섯초밥.

 

 

1. 식초,소금,매실액,깨소금을 넣고 밥을 비벼주세요.

2. 현미밥으로 했더니 질지 않아 좋았지만 뭉쳐지지 않아 고생했어요. +_+

3. 와사비가 없어 대신 개운하고 매운맛을 내기 위해 생마늘을 다져 넣었어요.

4. 반은 고추장을 넣어 보았어요!

 

 

5. 준비한 달걀지단과 데친버섯을 밥 위에 올립니다.

6. 옆에서 보조하던 저는 냉동고추와 해바라기씨 등 뭔가 작은 것들을 올려 푸드를 스타일했어요.

 

 

7. 고추장 포인트, 깨소금 솔솔. 데쉐프는 계속 초밥을 만들고 있습니다.

8. 첫 한판은 다음 판을 위해 먹어주세요.

 

 

9. 애초 생각처럼 김을 쓸 수가 없어 두 번째 판은 마끼 스타일로 선회했어요.

10. 미친머리팽이버섯초밥에 부추간장소스를 얹어 보았어요.

 

 

11. 갈수록 완성도는 높아가는데 배는 부르고 재료는 떨어지네요.

 

 

12. 역시 버섯의 제왕은 표고.

다음에는 버섯을 살짝 볶거나 구워서 쫄깃한 식감을 살리겠다고 데쉐프는 다짐했어요.

 

며칠 새 향이 진해진 쑥국을 곁들여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

농사 피로회복은 빈농의 식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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