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5 12:57

졸업

종강이다.

종강과 함께 졸업하는 친구의 글이 올라왔다.

목도리 네 개를 들고 와서 그렁그렁한 눈으로 건네주던 녀석이다.

'어, 이녀석 콧잔등에 여드름이 생겼네.'

학교에 오면 내게 붙어서 발끝을 올려 키를 재보던 녀석이 목소리가 굵어지고 키도 발도 나보다 더 커졌다.

그가 자라는 것을 보고 꿈이 생기는 것을 보고 사랑이 오는 것을 보았다.

덩달아 설레이고 안타까웠다.

내 까칠한 성질을 받아주고 용서해준 그, 그들.

그리울꺼다.

 

 

졸업하는 쪼니의 글

 

그냥 졸업이라는소리에 문득 자연학교 생각이드네...

 내가 1학년 겨울때 계절학교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자연학교를 어떻게다녔었지? 하는생각...

근데 진짜 빠르게 느껴지네... -ㅅ-

엊그제가 자연학교 첫발을 내딛을때같은데 한걸음 걸어왔다생각하니 자연학교 인간문화재가 되있더라 ...

자연학교떠나는게 아쉽지않다고하면 거짓말이겠지? ㅋ 나만 그렇게 느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정말 자연학교가 말그대로 좋았고 ! 봄같이 푸르고 가을하늘처럼 높은 행복들 자연학교에서 많이느꼇어

이제 중학생이니까 책상앞에앉아 공부도하고 내앞가림도 해야하겠지

내가 자연학교를 다니며 느낀건데 자연학교는 공기같아...

평소에는 우리가 모르게 숨을쉬잖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그런게 자연학교같아...

 왜있잖아...

생각해봐야 고마움을느끼는그런거... 너무 자연스러워서그런거

자연학교란곳에서 살아가는 걸음마를 뗀것을 정말 감사하고 또감사해나는...

키도 일학년때와는 한뼘이나차이나고 머리크기도 손가락 두마디정도 차이나고

좀더 어른스러워진것같아 ㅋㅋ 또 팔다리만 길어진거아냐? ㅋㅋ

뭐 쪼니가 이런글쓴다고 놀랐을거야지금 ㅋㅋㅋ

많이많이 놀러갈게! 멋진 기타치는쪼니가되어서!

많은거 알게해주고 깨닫게해줘서 고마워

 

 

 

바보도 고마움은느낀다

                                             -   백쪼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11/09 21:53

얼갈이/알타리 빈집으로

 

지난 주 초였지, 갑자기 영하로 뚝, 떨어졌던 그날.

몸이 얼어붙어 이불 속에서 기어나오지 못하다 느즈막히 아침 먹고

해가 제일 쨍쨍할 정오에 갔는데도 손이 곱았던 그날.

 

 

빈집에 김치거리가 달랑거린다는 소문입수.

메신저 쉬는 날의 달달한 게으름도 반납한 채 얼갈이를 뽑으러 밭엘 갔었지.

 

곱은 손 호호불며 아욱도 따고 얼갈이 알타리도 솎고.

일은 얼추 마쳤는데, 이제 남은 건 배.달.

 

 

스트라이다 등골을 휘게 만든 주범들.. -_-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9/11/08 18:47

핀드혼 공동체 이야기 중에서

'식물들을, 단지 아름다움이나 겉보기를 위해서, 또는 어떤 특수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재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전체의 현현이라는 마음으로 길러야 합니다. 당신도 역시 그 전체의 일부분인 것입니다.

 당신은 흙과 꽃과 햇빛과 비의 일부분이며, 다른 사람의 눈 속에서 반짝이는 빛과 그 미소 속에 번지는 따스함의 일부분인 것입니다...'

 

 무언가가 싹을 틔우고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농사라는게 그래서 아름다운 일인가봐.

 때론 사람이 사람을 이용하기도 하지.

 사람이 동물을, 사람이 식물을, 광물을...  수확해서 쌓아두길 원해. 

 그렇게 변하지 않길 바래.

 독수리 오형제들.

 우리 안에 숨은 신의 촛불이 아름답게 타오르기를 기도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