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7 18:23

배추, 속 채울 일만 남았다

어제 아침 밭에 다녀옴.

카메라가 고장나서 촬영을 건너뛰어, 그래서 그만큼 더 밭을 돌보고 온 듯도.

그럼 밭의 모습은 아래 글을 읽으며 상상해보길. :)

 

배추들은 추석 사이 몸집을 더 키운만큼 벌레도 더 먹었고, 이제 속을 잘 채울 일만 남았음.

다음주에는 묶어주자는 얘기가 나왔고. 묶기 전에 벌레를 없애자는 의견도 함께.

 

무우들은 아주아주아주 잘 자라주고 있고,

열무도 잘 자라고 있고,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될 놈(?) 만 남겨놓고 솎았어.

얼갈이는 다음주에 솎으면 될 듯하고.

쪽파밭 매주고 이제 별로 성한 놈이 별로 없는 고추도 좀 따고

들깨도 조금 잘라와서 우리집에서 건조중인데... 노린재를 비롯한 크고 작은 깨벌레들이 등장해서 언니가 기겁 하네. 농사집으로 이사하면 거기로 옮겨서 마저 말리고 털고 그래야 겠음.

참, 아직도 방울이가 계속 맺히고 있어요.

가을 햇빛을 받아 갈수록 달달해지는 방울토마토.

 

그나저나 이제 정말 이사가 코앞. 설레이면서 동시에 싱숭생숭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내 마음...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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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18:58

부디 나를 참 이름으로 불러다오

내일 내가 떠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오늘도 나는 여기에 도착하고 있으니까.

자세히 보라, 나는 매순간 도착하고 있다.
봄날 나뭇가지에 움트는 싹
새로 만든 둥지 안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아직 어린 날개를 가진 새
꽃의 심장부에 들어있는 애벌레
돌 속에 숨어있는 보석
그것들이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지금도 이곳에 도착하고 있다.
웃기 위해, 울기 위해
두려워하고 희망을 갖기 위해.
내 뛰는 심장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탄생과 죽음.

나는 강의 수면 위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하루살이다.
나는 또한 봄이 올 때 그 하루살이를 먹기 위해 때맞춰 날아오는 새다.

나는 맑은 연못에서 행복하게 헤엄치는 개구리,
또한 그 개구리를 잡아먹기 위해 조용히 풀섶에서 다가오는 풀뱀.

나는 대나무 막대기처럼 다리가 가늘고
가죽과 뼈만 남은 우간다의 어린이,
또한 나는 그 우간다에 치명적인 무기를 파는 무기상이다.

나는 해적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바다에 뛰어든
그 작은 보트에 탔던 열두 살 난민 소녀,
그리고 나는 가슴에 사랑하는 능력을 지니지 못한 그 해적.

나는 손에 권력을 움켜쥔 독재 정권의 일원,
또한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내 백성들에게
피의 빚을 갚아야만 하는 그 사람.

내 기쁨은 봄과 같아
그 따뜻한 온기로
생명의 모든 길목에서 꽃들이 피어나게 한다.
또한 내 고통은 눈물의 강,
온 바다를 눈물로 가득 채운다.

그 모든 진정한 이름들로 나를 불러 달라.
내가 나의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들을 수 있도록.
내 기쁨과 슬픔이 하나임을 볼 수 있도록.

진정한 이름들로 나를 불러 달라.
내가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내 가슴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그 자비의 문이.

-틱낫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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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18:49

가슴이 타네

어려운 문제야.

아픈 사람이 또 다른 이를 아프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서명 뿐일까?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8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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