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일째]108배

2010/04/16 22:12

 

 

 

어릴때 썼던 겨울이불을 방석삼아

무릎이 아파 하지 못했던 108배를 재개했다.

방석으로 무릎을 보호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의 건강이 걱정되어 다시 무턱대고 시작했다.

요즘 108배를 하지 않았더니

오만방자해지는 걸 느낀다.

 

몇마디 서운한 말들이 남아

주변사람을 미워하고 있는지도 이제 알았고

그래서 내 몸집을 크게 해 그 사람을 어떻게든 깍아내리고 싶어했다는 마음도 보았다.

이런 못된 습관들이 마음에 뿌리내리지 않도록

다르게 마음을 쓰도록 연습해야지.

 

 

 

아빠가 일찍 들어오면

민들레며 불미나리며 돗나물이며

밥상이 풍성해진다.

불미나리를 우적우적 개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시는 아빠가 있어서

참 좋다.

아 무임승차인가..

;;;

 

엄마아빠에게 너무 빌붙는것 같아 미안하지만

너무 편하고 좋아서

그냥 빌붙고 있다.

덜 그럴려고 노력해야하는데

오냐오냐하니

토닥토닥하니

오늘도 구렁이 담넘어가듯 은글슬쩍 빈대붙는다.

 

빈대인생

뭐 잘난게 있다고

뭐 한게 있다고

다 빌붙어서 살고 있는 주제에

맑은 공기와 너른 논과 밭..

햇볕과 물

물론 모든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정말 오늘도 빌붙어서 넘어가는 주제에

늘 감지덕지하며

얼마간이라도 갚을 수 있을까 생각해야지

니가 뭐가 잘났다고 떠들어 떠들긴

 

 

 

부자와 가난한 자의 손잡음이 아니라

부하고 가난한 자의 차이가 없기를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리고 어둠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104. 나로 인해 어지러워진 모든 인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백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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