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딴에는 유명하다고 생각한 '카모메식당'을 보았다.
괜찮다고도 하고
감명깊게 봤다고도 하고
내 컴퓨터에도 다운받아져 있고
보려고 2년여를 결심한 영화를
오늘 봤다.
첫 장면 갈매기만 대여섯번을 보고
이제서야 끝까지 봤다.
일본의 쏘울 음식이라는 주먹밥과
작고 평범하며 일상적인 식당과
그냥 다 잘될거라고 말하는 따뜻한 주인이 있는 카모메 식당.
굳은 결심도
격정적인 슬픔도
없이
..
누구도 아픔없는 사람은 없다고
무엇도 변하지 않은 것은 없다고
그래도 묵묵히 다 잘될것이라며
위로해준다.
먹고사는게 답답하고 막막할만 한데
한달동안 손님하나 없는 작은 식당 주인은
급한 기색이 없다.
필란드에 가족하나 없이 홀로인데도
없으면 결국 닫아야지..
그래도 잘 될거라며
좋아하는 일을 해서 좋겠다는 부러운 물음에
싫지 않은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하루를 꾸려나간다.
거기엔 거창한 계획도 굳은 결심도 격정적인 슬픔도 끈끈한 우정이나 관심도
그렇지만 배척도 없다.
그냥 모든건 지나간다....란 말이 떠오를 만큼
흘러 머물고 웃다 사라지고... 현재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편안하다.
무엇인가 대단하지 않아도 수용되고 인정되며
그래로 바라보고 그대로 둔다.
따뜻한 온기만이 존재한다.
무섭고 배타적인 사람들도 어느새 툭~하고 댐이 무너지듯
알고보면 그냥 나와같은 혹은 상처받은 사람이다.
처음엔 낯선 곳, 낯선 사람에게 날을 새우지만
그건 상처받았거나 두렵기 때문이다.
따뜻한 눈빛과 정성어린 음식이면 긴장을 풀고 한숨을 놓고... 쉰다.
그리고 음식을 먹는다.
따뜻한 음식에 집중하다보면 그냥 그대로 의미있다.
...............
또 몇 일
대박을 꿈꿨다.
뭔가 멋지고~대단하고~단오한!
멋져서 눈이 부신 생각 구름들이
빛날 땐 언제고 내 마음을 짓누른다.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모습들에
용기는 짜부러든다.
너무 무섭고 막연한 세상을 살아가기가 벅찼는데
영화에서 보여주는 뜨겁지도 격정적이지도 않은 따뜻한 온기에
힘을 얻었다.
뭔가 심각한 일이 있을때나
무엇을 결정할 때
뭔가 대단한게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런것은 없다.
뭔가를 이루는게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다.
가치를 세우고 욕구하고 욕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화를 내고
다시 더욱 가치를 높이고 욕구하고 다시 절망하고
결국 절망하게 된다.
지금으로도 만족. 이미 있고 이룬것이 99.999999...% 다. 아무것도 필요없어. 덤으로 살아갈 뿐.
...
한결 행복하다.
긴장되었던 마음이 풀리고 가드세우고 으르렁 댔던 감각도 풀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벽도 낮아지고
편해졌다.
앞으로 뭘할지 즐겁게 생각하면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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