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일째]108배

2010/05/01 11:32

 

 

 

늦잠을 잤다.

엄마아빠와 두릅따러가는 일정이 파토나고(내고)

선정이의 제안을 외면하고

1시에 집회가는 것으로 정리한 뒤

늦잠을 잤다.

 

찬 듯 하면서도 여름의 활기가 뭍어나는 공기

따뜻한 이불 속

평화로운 오후

마음껏 게을러도 되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108배도 괴롭지 않다.

늘어져있다가 느릿느릿 일어나 이불을 펴고

한자리 한자리 절을 올린다.

 

나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에게 용서도 빌고

참회도 하고

생명의 숨소리를 듣기도 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음에 감사도 하고

나와 주변의 모든 것들의 평화도 기원하고

나 때문에 어지러워진 인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써보고

모든 아름다운 것(따뜻한 이불 속,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 여유있는 오전, 집에서 가족들이 내는 잔소음)

들에 감사도 하고

살아있음에 너무너무 감사하며 108배를 맞쳤다.

 

 

 

..............................

아빠는 새벽 음식물수거 일을 하면서 민주노총 평등지부에 가입하셨다.

 

두릅따러 가기로 해놓고

3시까지는 꼭 와야 된다고 이야기를 해 약속이 깨져버렸다.  

그랬더니 아빠 왈

내일(오늘) 1시 대모나 가야겠다~하신다.

우리 힘을 보여줘야 하는 자리니 가야겠다고

엄마는 등산을 가신다 하시고 아빠는 대모를 가신다 하시고

 

에엥?

 

완전 어떨떨해진 나는

사람들에게 두릅따는 일정 때문에 1시 집회는 힘들겠다고 말하고 왔었는데

아빠가 거길 가신다니

그럼 나도 아빠랑 같이 집회나 가야겠다~ 해버렸다.

아빠는 어디서 알았냐고 추궁하시고

난 눈길을 피하며 대충 둘러대고

'아빠 사실은 낼 아빠가 이야기하는 대모를 하루종일 하려고 3시까지 와야 된다고 했던 거였어요~'

라고 할 순 없고

그래서 어떨결에 아빠랑 같이 집회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딸래미가 대모하고 다닌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계셨지만

대놓고 같이 가려니

마음이 묘하게 불편하고 걱정된다.

완전히 까발려질거란(?!) 두려움?

 

그러면서도

노조가입하고 서너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집회를 참여하신다는 아빠의 판단이 놀라웠다.

예전에는 그렇게 사장들 편만 들더니

이제 '노동자'임을 '우리'임을 인정하신 모양이다.

아빠 성질에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굽히지 않는데

사실 벌써부터 소위 '강성'활동가가 될까봐 걱정이 된다.

이상한 마음.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노조에서 잘 이끌어줬으면 하는 마음.

 

복잡하다 복잡해.

 

아빠랑 처음으로 함께가는 집회.

자꾸 '빌리 엘리언트'에서 아빠와 아들의 갈등이 떠오른다.

정치적 논쟁을 하고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고

같이 집회를 참석하고 고민을 나누고

그러니까

그런게 가능해진다는 이야기인가!

왠지 무섭고 두려운 기분?

 

 

나를 강하게 하는 시련에 감사하래잖아.

(일본 애니메이션 버전 : 거대한 위기!!!!!!!!!라고 왜? 나도몰라!!!!!!!!!!!)

 

 

 

쿨하게~

아빠 집회 같이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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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일째]108배

2010/04/28 16:15

 

 

 

아침에 알람이 울린다.

7시

좀더 누워 있는다.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며 누워 있는다.

그러다 눈을 뜬다.

7시 3분

3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 놀라워한다.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 부팅 소리가 들리다. 웅~

침대에 눕는다. 부비적거리며 침대의 온기를 한톨이라도 느끼기위해 애쓴다.

온몸이 두근거리고 부들거린다.

아직 잠이 깨지 않았다는 증거다.

7시 5분

어릴 때 깔았던 두툼한 솜이불을 깐다. 무릎이 닿는 쪽은 더 두껍게 깐다.

108배 음성을 켜고 고급 기능으로 들어가 속도를 1.7로 올린다.

그러다 너무 빠른가 싶어 1.6으로 내린다.

별로 차이를 못느끼지만 그냥 둔다.

첫번째 절을 올린다.

무릎에서 어깨에서 발목에서 소리가 난다.

무서워진다.

두번째 절을 올린다.

역시 소리가 나고 더 조심히 절을 올린다.

심신의 건강을 위해 절을 올린다는 소리에 마음속으로 심하게 끄덕이며

진심을 다해 절을 올린다.

앞에 뭐라고 했긴 했는데 멘트를 듣지 못할 때 좀 당황스럽고 황당하다.

눈이 안떠져 그냥 감고한다.

자꾸 무릎에서 나는 뚝 소리가 걸린다.

요즘은 어깨가 아픈데 이러다 훅~가는거 아냐

그러다 멘트를 놓친다.

비틀비틀 마음과 정신은 계속 이리갔다 저리갔다

그러다!

배가 아프다.

너무 아프다.

그러니까 절은 자꾸 내 배를 자극하고 속이 안좋아진다.

.......

결국 화장실을 다녀왔다.

......

108배는 쾌변에도 도움이 된다.

훗.

하기가 싫다.

밥냄새가 심하게 나고 밥이 먹고 싶다.

이제 60번째

64번째는 딱 반절이다.

이것만하고 말까?

유혹한다. 강한 유혹이다.

어쩔까 저쩔까 하는 사이

65번째 절을 올리고 있다.

그러니까 그냥 마음이 훅 꺼지며

기냥 하자 싶다.

내동생은 밥을 쩝쩝거리며 먹고

몸에선 땀이 베어나오고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

발도 뜨끈하고

집중했다 말았다를 반복하며

108배를 올렸다.

히야..

 

 

 

아무튼

108배의 효험은 너무도 많아 놀라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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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일째]108배

2010/04/27 12:41

 

 

 

그냥 할 때 있고 안할 때 있고 드문드문 그러다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으니 왠지 안한게 되버리는 것도 같고

그래서 안올릴까 하고 있는데

친구 왈

"연재중단 공지글이라도 올려.."

....

헐~

연재중단이라니..ㅜ

무슨 글다운걸 썼어야 연재를 중단하든 하지요..

 

 

 

자꾸 나태해지길래

오늘은 아침에 했는데

108배의 효험은 여전하시고

그리하야 108배는 꾸준히 해야겠고

블로그에 올리지 않으면 안한 것 같은 기분과 상태를 방지하고자

블로그에 글 올리는 날을 횟수로 해서

진짜 [연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매

 

 

그거 좋은 생각이로고!

 

막 혼자 이러고

(키득키득키득)

 

 

 

...................................

온 마음으로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데요.

-파울로 코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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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째]108배

2010/04/16 22:12

 

 

 

어릴때 썼던 겨울이불을 방석삼아

무릎이 아파 하지 못했던 108배를 재개했다.

방석으로 무릎을 보호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의 건강이 걱정되어 다시 무턱대고 시작했다.

요즘 108배를 하지 않았더니

오만방자해지는 걸 느낀다.

 

몇마디 서운한 말들이 남아

주변사람을 미워하고 있는지도 이제 알았고

그래서 내 몸집을 크게 해 그 사람을 어떻게든 깍아내리고 싶어했다는 마음도 보았다.

이런 못된 습관들이 마음에 뿌리내리지 않도록

다르게 마음을 쓰도록 연습해야지.

 

 

 

아빠가 일찍 들어오면

민들레며 불미나리며 돗나물이며

밥상이 풍성해진다.

불미나리를 우적우적 개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시는 아빠가 있어서

참 좋다.

아 무임승차인가..

;;;

 

엄마아빠에게 너무 빌붙는것 같아 미안하지만

너무 편하고 좋아서

그냥 빌붙고 있다.

덜 그럴려고 노력해야하는데

오냐오냐하니

토닥토닥하니

오늘도 구렁이 담넘어가듯 은글슬쩍 빈대붙는다.

 

빈대인생

뭐 잘난게 있다고

뭐 한게 있다고

다 빌붙어서 살고 있는 주제에

맑은 공기와 너른 논과 밭..

햇볕과 물

물론 모든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정말 오늘도 빌붙어서 넘어가는 주제에

늘 감지덕지하며

얼마간이라도 갚을 수 있을까 생각해야지

니가 뭐가 잘났다고 떠들어 떠들긴

 

 

 

부자와 가난한 자의 손잡음이 아니라

부하고 가난한 자의 차이가 없기를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리고 어둠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104. 나로 인해 어지러워진 모든 인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백네 번째 절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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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일째]108배

2010/04/05 12:41

 

 

무릎이 나갈것이란 공포로 인해

반배를 했다.

심'신'의 건강을 위한 108배이기에

몸의 건강에 해가 된다는 점은 아주 큰 고려지점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아직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엔 아는 정보가 너무 적기에

반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감사가 끝나면 집에들어가 정말 두툼한 방석을 만들 참이다.

훔.....

 

 

.............................................

다른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따뜻해지고 편안해지고 설레면서 충만한

아주 다정한

그러니까

베스트라구.

 

 

멍하니 언젠가 이런 상황을 꿈꿨던 적이 있었던거 같다는 생각이 문뜩 떠올랐다

연기처럼 사라졌다.

다시 머릿속을 뒤져도 잘 생각나지 않는

무엇이었을까.

 

여튼 그로 인해 지금의 상황이

언젠가 내가 매우 간절하게 혹은 장난반 진심반으로 빌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훔..

그렇다면 참 좋겠다.

내가 아주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따뜻하고

꽃은 피고

공기중에 활력이 묻어난다.

아...봄이구나!

 

감사가 끝나면

꽃놀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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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일~64일째]108배

2010/04/03 23:00

 

 

 

참 힘들었는데

아침에 108배는 하고 나갔었다.

그런데 어제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절을 하면 무릎이 많이 않좋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무릎이 않좋아서 걱정했는데

그래서 반배만 한다고 했다.

 

절을 제대로 익히고 하지 않으면

무릎을 조작낼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108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않쓰는 이불로 아주 두꺼운 방석을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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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일째]108배

2010/04/01 13:26

 

 

 

신경성복통

이유없이 배가 막 아팠다가

언제 아팠나 싶게 사라지는

요 신경성복통이 고3이후로 재발했다.

 

입으로 힘들다 힘들다 하다가

배가 아파버리니

이제야 정말 힘들었나보구나 싶은게

미련한거지..;

 

...............................................

 

 

졸립다.

 

 

 

................................................

 

졸려도 108배는 했고

걱정해도 계약건은 처리했고

이제 잠시 쉬었다가 감사준비나 해야지.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기에

지금 최선을 다하면 되는거야.

그 이후에 것들은 이후에 생각하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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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째]108배

2010/03/31 09:52

 

 

 

가볍게 시작해서

힘들게 끝냈다.

 

늘상한다고 해서

쉬운일은 아니다.

매번 할때마다의 고비가 있고

순간순간 마다의 생각이 있다.

느낌이 있다.

 

온몸에 땀이 났다.

머리가 어지러워 무릎을 꿇고 좀 앉아있었다.

아침이 바빠 오래 있진 못했다.

몸이 점차 식으면서

꽤 기분이 좋아졌다.

 

 

 

 

..........................

 

한정거장을 남겨두고 잠이 깼다.

심하게 목을 떨궈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비가 내려 창이 잘 보이지 않아 몸을 숙여 지나가는 건물들을 확인했다.

음...엇.

허둥지둥 가방을 메고 우산을 챙기고 비틀비틀

가장 뒷자리에서

버스의 허리까지 내려갔다.

채 도착하지 않아 버스문이 열리고 팅겨지듯 버스에서 내렸다.

비가 왔고

내 몸보다 훨씬 큰 정장용 남자우산일 것만같은 우산을 폈다.

이정도는 되야 우산같지...하며 자랑스러워하면서.

 

오늘은 위험했어.

못내릴뻔 했다고

저번엔 전동성당까지 갔잖아.

그래도 잘 내렸으면 됐지~란 아주 무책임한 생각을 하며

왜 이렇게 피곤하지?

계절이 바뀌니 몸이 적응하느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오늘 내리는 비는 정말 봄비구나 싶어서

비죽이

웃음이 나온다.

봄비가 와야 작물들도 크고 봄비가 와야 봄이 뒷꽁무니를 따라 오기 때문이다.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왔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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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일째]108배

2010/03/30 23:02

 

 

 

 

 

 

확실히 인간은 어떻게 세뇌를 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나의 원칙.

내가 살고 싶은 방식으로

날 세뇌시키기.

 

멍하니 절을 해도

세뇌가 되는 모양이지.

 

 

 

 

9. 오늘 여기 살아 있는 목숨이 귀중함을 생각하며 아홉 번째 절을 올립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면 세상에 용서못하고 내려놓지 못할일이 없다.

다만 살아있는것이 의미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 매우 곤란해진다.

답없다는게 나의 답이다.

그렇기에 지금당장 죽을 결심이 굳어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하면 의미있게 살 수 있을 것인가? 를 생각하는게

정신건강에 매우 좋다는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것인가? 의미있게 살 것인가? 쪽으로 생각하면

그 생각은 좀더 생명력있는 방향으로 고민의 방향을 이끌어낸다.

 

 

생각해보면 좋은게 너무 많다.

음악도 그렇고

계절의 변화도

뜀도

살에 닫는 시원한 느낌도

피곤해서 쓰러지듯 눕는 이불의 감촉들도

배가 고플때 먹는 뜨끈한 밥과 민들레무침도

너무 좋다.

 

미래가 답답하고 전망이 보이지 않아도

한 발자국 땔때마다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 참 많다.

뭐 전망이 보이지 않아 갑갑할땐

잠시 시선을 아주 사소한 것들에 돌리는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늘 간과하면 지나가는 가장 사소함.

살아있음.

 

 

살아있음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있음에

너무도 감사합니다.

오늘도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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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일째~58일째]108배

2010/03/29 09:09

 

 

 

이제 108배가 특별한게 아니게 되서인지

108배를 하고 글을 올리기 위해 컴터를 켜기가 쉽지 않다. ;;

본래 컴퓨터로 뭔가를 남기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기도 하고.

요즘은 참으로 열심히 '남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못해 새벽(2시)에 하고

저녁에 하고(9시)

아침에 하니(7시)

결국 3일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꼴이 되버렸다.

규칙적으로 하는게 중요한데

리듬을 놓치면 다시 호흡을 찾기 까지 매우 어렵다.

 

 

 

멘트에 집중하지 못하고 공중에 떠돌던 생각들이 조금 정리가 되간다.

108배는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는데 탁월하다.

불만스런 마음들이

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인과가 얽혀 있는지를 생각하면 수그러든다.

시작할 땐 심란해서 조금만하자 생각해도

하다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숙여진다.

 

이번주도 그리 녹녹치 않다.

새로운 사람을 뽑아야 하고

임대차계약이 두건에

복지부감사준비를 끝내야한다.

훔.. ;;

지나간일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를 근심하지 않으며

나를 포함한 모든이의 평화를 위해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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