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직접 잘랐다.
결과는
"쟤머리 왜저래?ㅎㅎㅎㅎ' 였다.
너무 짧게 잘려진 앞머리를 손으로 가리며
허둥지동
얼굴이 확확~ 달아오른다.
아침 현자 출투도 있고
고용안전망 강연도 있고
내일은 서울로 교육도 가는데
하필!!!
어제 머리를 이렇게 만들어 놓다니
대책없는 내 모습에 웃음이 흘러나온다.
.............................
주변사람들이 앞머리를 잘라 낭패를 볼때
나는 돈이 들더라도 미장원에 갔다.
내 손으로 하는 일을 믿을 수 없고 두려웠기 때문이다.
망칠게 뻔하기에 시도해보지도 않은 일.
난 늘 그래왔다.
무서워서 시도조차 못했던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앞머리 내가 자르기 같은 것 말이다.
그 높지도 어렵지도 않은 문턱을
후울쩍
뛰어넘는 것.
내가 '내'가 아니게 되고
못한다고 단정했던 것들을 시도하고 실수하고
엉망징창 뒤죽박죽
그래도 히죽히죽
밥먹다가 채하면 손해배상하라는 사람
귀엽다는 사람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라며 답을 피하는 사람
왜 이래놨어~라고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
피식피식 앞머리를 훓어보며 웃는 사람
맹구를 만들어 놨군 하는 사람
요즘은 유치원생도 그러고 안다닌다고 말하는 사람
그리고
앞머리를 손으로 가리며
빨갛게 얼굴이 물들어
피식피식 웃기만 하는
나,
재밌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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