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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동의 땅

Name  
   류은숙  (2004-11-29 16:52:07, Hit : 416, Vote : 75)
Subject  
   강제노동의 땅
'국경없는 친구들'이 발간하는 잡지(2004. 5-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역사적 장소와 전통적 생활방식은 언제나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들이다. 오늘날에는 여행하는데 돈도 덜 들고 훨씬 돌아다니기 쉬워져서, 상당수 사람들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Ankor Wat), 라오스의 LUang Prabang, 중국 남부의 Sipsongpanna 등 이웃국가들에서 갈 곳을 고른다.
아직, 버마 같은 곳은 대중적으로 선택되는 곳은 아니다. 외국인들, 특히 서구인들은 자기들 돈이 군부정권의 주머니와 군대로 흘러들어갈까봐 버마에 가지 않으려 한다. 이런 행동은 일종의 불매운동이다.
버마에는 아주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예를 들어 Pagan, Rangoon, Pegu같은 곳이다. 여기에 가볼 기회가 있었던 사람들은 도시와 사람들의 이국적 분위기에 감명받는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들어가 볼 수 없는 많은 지역이 있고, 그곳에서 버마인과 많은 인종적 소수민족들은 군사정권의 억압하에서 수백년 전의 노예와 비슷한 고통스런 환경속에 살고 있다.
현재, 버마군사정권은 사람들을 강제로 일 시켜서 도로 건설을 하고, 절과 불탑을 고치고, 군사시설을 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짐꾼으로 부려지거나 대인지뢰가 묻힌 전투지역에서는 군인들 앞서 걸어가는 인간 방패로 동원된다. 이렇게 동원된 사람들은 임금도 못받고 일하고, 명령을 따르지 않을 때는 욕설과 구타를 당한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마실 물의 부족 때문에 병이 걸리고, 죽어서야 정글을 떠나게 된다.
수년 동안, 버마군사정권은 관광객들을 맞기 위한 인프라를 개발해왔다. 그러나, 군부가 예상했던 숫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관광객들이 왔다. 강제노동과 억압의 땅은 사람들이 휴가를 갖기 위해 선택하고 싶은 곳이 아닌 것이다.
이와 동시에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버마에서 도망치고 있다. 이들은 타이를 행선지로 삼는다. 버마에서 도망치는 사람들 숫자는 버마를 행선지로 삼는 사람들의 숫자보다 몇 배가 훨씬 넘도록 많다.
강제노동을 피해 도망친 사람들이 우리 땅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아갈 때는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추신: 국제노동기구(ILO)에 강제노동관행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흘렸다는 명목으로 세 명의 버마인이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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