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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여행기 끝내기 어렵다. 막판가니까 왜 이렇게 흥미가 급 딸리는지...11일짜리 여행이라 다녀온 후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도 딱 그 정도 가는 것인지...한 달 지나니까 뭐 언제 여행 갔었냐 싶다.
그래도 시작은 했으니 마무리는 해야 기분이 깔끔한 법. 항상 이렇게 힘들게 마무리는 된다.
이래서 사진은 많이 남기는 게 좋다. 그나마 사진보면 조금 그 때 기분이 살아나긴 한다.
그래도 온전히 집중은 안 되는 관계로 모니터 한 편에 최고의 사랑 9편을 틀어놓기 수기를 쓰기 시작...
(차승원이 '띵똥' 시작을 알리네...)
여행 9일째. 암파와에서 1박하고 돌아오는 길에 매끌렁 기차역(위험한 기찻길)을 보려고 했다.
이 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계획대로 되지 않은 건, 계획도 많지 않았지만, 위험한 기찻길이었다.
파다다닥...익숙한 표현대로 모세가 바닷길을 가르듯 시장길이 열리는 그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우선 너무 더워서 슬슬 맛이 가기 시작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았는데 왼갖 생선과 고기들이 내뿜는 냄새가 더위와 결합하여 머리가 어질어질...카메라도 두고 와서 그 장면을 찍을 수도 없고...결정적으로 매끌렁 기차역은 간이역이라 기차가 자주 오지 않는다. 이걸 미리 생각했어야 하는데. 2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기차가 온다는 말에 처음엔 기다려보려 했으나 더위먹고 빌빌대느라 곧 포기하고 말았다. 에휴~~
>> 이 날은 좀 지쳤다. 그냥 숙소 잡고 맥주나 들이켰다. 벤또라고 유명하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매콤했다.
그냥 그랬다. 쏘쏘~~
암파와+매끌렁에서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암파와에서 매끌렁까지는 상당히 가까운 거리. 성태우로 10밧이면 이동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라지만 치앙마이에서 타패 근처 돌아다닐 때 20밧 내던거에 비하면 가격 대비 상당히 먼 거리인데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고민 고민 끝에 처음으로 팁이란 걸 줘볼까 고민했다. 팁 문화를 전혀 이해 못하는 관계로 고민이 들긴했지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는데...쩝 5밧짜리 동전을 내미는 순간 기사가 고개를 젓는다. 내가 요금을 잘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하나부다 싶어 한 번더 '팁'이라고 강조하며 돈을 내밀었다. 순간, 상대 표정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난 이미 후회를 시작했다. 괜히 상대를 불편하게 한 것 같아서...수 많은 여행을 했어도 팁은 처음이었는데 어설펐다.
매끌렁 기차역에서 다시 썽태우를 타고 암파와로 돌아온 후 전 날 롯뚜에서 내렸던 맞은편에서 다시 롯뚜를 타고 남부터미널로 향했다. 사람이 꽉찬 썽태우는 처음 타 봤다. 자리가 없어 차에 오를 때 사용하는 접합된 철계단에 서서 탔는데 처음엔 좀 후달리고, 이거 용접이 떨어져 나가는 거 아닌가? 머릿속으로 쓸데없는 상상까지 하더니...좀 지나니까 시원하고 상쾌하니 좋다. 자리가 없는 관계로 8밧에 탔다.
원래 계획은 미리 알아둔 킹로얄 호텔에서 숙박하려고 했으나 미리 예약을 못한 관계로 이 날은 카오산에 있는 람부뜨리 빌리지에서 1박했다. 숙소 예약하기 전에 동대문에 맡겨둔 짐을 찾으러 갔는데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처음으로 한식을 사먹었다. 외국가서 한식 사먹는 거 난생 처음이었다. 2인용 양푼비빔밥이 300밧이었으니 25밧짜리 팟타이 먹다가 명품 비빔밥 가격을 보니 이거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더위 먹고 지쳐서 그냥 시켰다. 먹는 거보다 그냥 거기 눌러 앉아서 쉬고 싶기도 했다. 진짜 미친듯이 먹었다. 김치국이랑 반찬 4가지 정도 나왔는데 캬~~신기하게도 그 모자란 재료들로 평소 먹던 음식 맛을 내는지 신기하더라. 암튼 미친듯이, 게걸스레 다 먹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건 그닥 많지 않은데(아마 재료 구하기가 힘들고 또 비싸서 그런 거겠지??) 고추장이랑 쓱싹쓱싹 비며 먹으니 맛 있고 기운도 좀 났다. 태국이 1, 2위 하는 쌀 수출국이라더니 밥값은 엄청 싼가부다. 태국 음식은 싼 대신 양은 조금씩 나온다. 이 때는 푸지게 먹어야 될 타이밍이었는데, 비빔밥은 아주 양 많아서 좋았다. 외국 가면 거기 분위기에 취하려고 한식은 찾지 않았는데...힘들 때 한 번 왕창 먹어주니 좋네 그랴.
다음 날 오전, 짜뚜짝 주말시장 가기로 한 날. 예약해 둔 킹2 호텔로 간다. 싸톤지역에 있는 호텔인데 정보는 태사랑에서 얻었다. 카오산에 있는 숙소는 가격 대비 만족스럽지 못했고 카오산의 북적거림은 그닥 내 취향도 아니었다. 킹2 호텔은 외곽 지역에 위치한데다 수상버스를 탈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 카오산 근처에 있는 파아팃 선착장. 가늘 길 중간 중간 배를 타라고 호객행위 하는 사람들 많은데 다 바가지. 인제 분위기 파악 한 관계로 다시는 바가지에 안 속지..
>> 깃발 색깔로 배의 종류를 구분한다. 노선은 그냥 하나인데 멈추는 역의 개수만 다르다. 특급 말고 그냥 일반 탔는데 14밧이었다.
>> 방콕 시민들이 많이 이용한다. 수상택시 빠르고 운치 있어 좋다. 한국에서도 억지로 수상택시를 만들었지만 기본 아파트와 도로로 둘러 싸여 접근권이 최악인 한강에서는 일상화되기 어려운 풍경 같다.
>>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배 안.
>> 엄청 유명한 사원이라던데...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 카메라도 물 만난건가? 색조가 온통 푸른색 일색이다. 날이 흐려서 더 그런 거 같기도...
>> 짜오프라야 강의 다양한 모습들...
>> 운전석
>> 싸톤 선착장 도착
>> 숙소를 향해 다리를 건너간다. 여기는 그 동안 보아 온 태국과 또 다른 세계. to be continued...
어느새 일주일이 지나 다시 금요일이 돌아왔다. 드디어 기대하던 암파와 수상시장을 가는 날.
여행 오기 전 보았던 여러 프로그램 중에 나를 가장 들뜨게 만드는 장면이 수상시장이었다. 사두억은 관광용으로 조성된 데 반해 암파와는 태국인들이 애용하는 재래시장이라는 점에 끌렸다. 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시장, 물 위에 떠 있는 시장, 시끌벅적하고 사람냄새나는, 무엇보다 먹을 것이(!!) 많은 시장.
수 많은 식재료와, 사람과, 가스통과, 진하게 우러나온 쌀국수용 국통을 싣고 뾰족한 앞코가 미끄러지듯 부드하게 빠져나가는 배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들뜬다.
아침에 천천히 일어나 숙소를 나선다. 벌써부터 방콕은 후끈 달아올랐다. 태사랑 맵을 따라 짜끄라퐁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신남부터미널(콘송 싸이따이마이) 가는 길을 묻는다. '싸이따이마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하면 소통이 안 되고 조금 된발음을 쎄게 모음은 들릴 듯 말듯 빠르게 말하자 대화가 통한다. 어색하게 현지인 발음을 흉내내다보니 제법 입에 붙는다. 사람들이 30번을 타라고 일러준다. 맵에 없는 버스 번호인데 마침 30번이 오자 후다닥 일단 타고 본다.
버스에 오르자마자 안내양에게 물어보니 이 버스가 아니라고 한다. 미안하다 말하고 바로 다음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물어보니 또 30번을 알려준다. 흠~~ 아마도 30번 버스는 지금은 사용 되지 않는 구남부터미널에 가는 버스가 아니었을까?? 그 때 함께 버스에서 내린 사람이 친절하게 다가와 124번을 타라고 일러준다.
>> 신남부터미널 가는 124번 버스. 대체로 시내버스 7밧이었는데 조금 외곽으로 빠져서 그런지 8밧이었다.
방콕 외곽 지역으로 빠지는 것인지 제법 이동해서 신남부터미널에 내렸다.
터미널이 꽤 커서 매표 창구가 엄청 많다. 담넘사두억+암파와는 같은 창구를 사용한다. 창구에 가보니 태국말로 뭐라 뭐라 쓰여 있다. 오직 11이라는 숫자만 인식가능. 인포에 물어보니 11번 ??로 가란다. 11번 매표소로 가보니 여기도 아니고...다시 물어보니 11번 탑승구로 가라는 말. 11번 탑승구로 가서 또 물어보니 여기가 아니고 터미널 바깥쪽에 별도로 마련된 11번 탑승구로 가란다.
>> 암파와 매표소. 건물 밖에 따로 마련된 11번 탑승구를 찾아가세요. 롯뚜 가격은 70밧. 터미널 바깥 쪽에 롯뚜 정류장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 생전 처음 롯뚜를 타봤는데(매번 모든 게 처음이다) 10인승 정도 되는 미니 봉고. 흐~~에어콘 잘 나오고 승차감 최고에 가격 저렴. 사람도 별로 없어서 좋았다~ 여친은 아예 뒷자석에 퍼져 잔다.
>> 1시간 정도 달리자 암파와 수상시장 입구에 내려준다.
>> 조금 들어가자 드디오 수상시장 도착.
오후 2시쯤 암파와 수상시장에 도착했다.
좁다란 수로를 꽉 채운 배들이 부딪칠 듯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담넌 사두억을 가면 된다. 암파와에는 태국인들이 많다. 마치 강촌에 엠티온 것처럼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굉장히 많다. 연인들도 많이 보이고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다. 반면 해외 여행자들은 많지 않아 태국인들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고 적당히 시끌시끌 하면서도 여유가 있다. 수로 양쪽으로 상점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생각보다 사고 싶은 게 많았고 또 수로 바깥쪽으로도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먹을 것 천지다.
그러나 일단은 흥분을 뒤로하고 숙소부터 찾아나섰다. 현지인들에게 워낙 인기가 많아서 숙소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인데, 금요일 오후 2시였는데도 대부분 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조금 비싼 숙소를 구했다. 여행 경비도 많이 남았으니 배짱 한 번 부려봤다. 무엇보다, 덥다. 점점 더위에 지켜가는 저질체력...
나중에 반딧불 투어를 할 때 알았지만 조금 배를 타고 나가면 숙소가 여기저기 엄청 많다. 그러나 정보를 미리 얻을 길이 없다. 아고다말고 뭐 아는 곳이 있어야 말이지... 태국인들은 미리 전화해서 예약도 하고 하겠으나... 쩝. 거의 시장 초입에 있었던 분홍색 게스트하우스를 가고 싶었지만 이미 남은 방이 없었고 주인 아줌마는 쌀쌀하게 고개만 젖는다. 다른 숙소라도 좀 가르쳐주시지...주변에 방이 없을거라고만 한다. 에이~~바로 옆 숙소에 방이 있구만...
어쨌든 방을 얻었으니 고민해결. 짐을 부려놓고 수로를 따라 나선다.
>> 빨래하신다. 줌으로 댕겨서 찍어봤다. 시장을 조금만 벗어나면 수상가옥들이 늘어서 있다.
>> 새우 100밧, 오징어 100밧, 조개 30밧. 바로 식사 들어가신다.
>> 엄마는 굽고 아들은 배달하고...
>> 이렇게 식당처럼 앉아서 먹을 수도 있다. 이 근처에 사람이 제일 많다.
>> 해산물 외에도 다양한 육수의 쌀국수도 있고 팟타이나 쏨땀 등 여러 가지 요리를 판다.
이제 제법 배도 부르겠다. 물길을 따라 시장구경에 나선다.
>> 내 마음을 완전 사로잡은 가게. 봉제인형 코끼리 샀다.
>> 티셔츠를 사려는데 맘에 드는 색상의 티셔츠가 다 팔렸나부다. 아쉬운 마음에 가게를 뜨지 못하고 계속 불쌍한 얼굴을 하고 있었더니 급기야 직접 현장제작 해주신다. 오미~~감동
>> 계속 그 가게. 암파와에서 뭘 살 생각은 아니었는데...암파와에서 이것 저것 의외로 많이 샀다.
>> 시장을 조금 벗어나면 수상가옥들이 늘어서 있다.
>> 이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배들도 보인다. 꽃을 파시는 할머니.
>> 외곽쪽으로 빠져 시장구경. 저 생선이 진짜 자주 보이던데...심지어 저 생선모양의 열쇠고리도 봤다. 말린 요리도 정말 많다.
>> 그리고 또 먹는다.
재미지게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는데 헉..예상치 못하게 디카 배터리가 다 됐다. 그런데 여분의 배터리는 없고,
처음부터 1박할 생각으로 왔기 때문에 큰 짐은 방콕에서 나올 때 동대문에 맡겨두고 온 상황. 진짜 아쉽게도 이후부터 사진을 못 찍었다.
해가 지고는 반딧불 투어에 나섰는데 사람들마다 평이 분분해서 오기 전에 고민 좀 했다. 암파와에 가면 당연히 반딧불 투어도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요게 1박을 하느냐 마느냐랑 연관이 되니까 한 번 또 생각하게 됐다. 여행사에서 운용하는 암파와 투어보다 직접 오는 게 비용이 훨씬 싸다. 롯뚜 왕복 140밧에 버스비 정도만 더 내면 되니까 엄청 절약이다. 근데 문제는 반딧불 투어까지 하고 밤이 되면 방콕으로 돌아올 차가 없다. 그래서 1박을 하게 되었고 디카 배터리를 안 챙겨오고 숙소도 얼레벌레 비싼 곳을 얻게 되고 이런 계획 못한 상황이 있었지만 그래도 암파와는 좋아 좋아~~
반딧불 투어 난 참 좋았다. 누군가 크리스마스 트리 보는 거 같다던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 되게 화려한 빛을 원하는 사람은 좀 실망할 수도 있겠다. 반딧불이 엄청 많거나 불빛이 화려하거나 그렇지 않다. 그래도 난 반딧불을 처음보는 거라 신기했고 특히 반딧불이 점멸하며 순간 이동하듯 날아가는 모습이 너무 꿈결처럼 이뻤다. 깊은 밤 허공에 점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로맨틱하다~~ 그리고 배를 타는 것도 좋았다. 원래 물을 무서워하는데 더구나 물의 출렁거림을 몸으로 다 받아내는 쪽배는 더 무섭다. 그런데 희한하게 무서운 게 좋다. 다 집어삼킬듯 음습한 물 속에서 자라나는 거대한 식물들. 진짜 가끔은 무섭게 느껴지는 그 원시적 생명력이 묘한 경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동굴에 갔을 때도 그랬는데 이런 경험들은 항상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태국 여행을 하다보면 상인 가운데 여성이 많은데 여성들의 경제활동 비중이 꽤 높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어떤 역사적, 지리적 맥락이 있을텐데...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는데 아는 게 없다. 예전에 유럽 자전거여행을 갔을 때 자전거를 멈추고 쉬는 날마다 뭘할까 생각해보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참 많은데 아는 게 없으니 그닥 욕구도 생기지가 않더라. 근데 고흐랑 에셔는 어쩌다 알고 있었는데, 정말 딱 고흐박물관과 에셔박물관만 가게 되었다. 미술이 내 생활에 뭔 상관있냐는 태도였는데 막상 알고보니무지 재밌고 설레였다.
다음에 동남아시아로 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조금 공부를 하고 가야겠다. 그래서 마음껏 먹고 자고 쉬고 이런 것도 좋지만 뭔가 깊이 접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관련 책들을 사보고 있다. 그러니까 다시 또 가고 싶어진다.
여행 6일째, 치앙마이에서 마지막 날을 보낸다. 그 동안 너무 몰아쳤는지 슬슬 일어나는 시간도 늦어지고 게을러진다. 오후 4시 30분에 기차를 타고 다시 방콕으로 가는데 그 때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여기 저기 어슬렁거리다 조금 일찍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가 인기가 많다고 해서 미리 예매를 해두었다. 방콕에서 치앙마이 갈 때는 한인업소 동대문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소액의 수수료가 붙는다), 치앙마이에서 방콕갈 때는 자전거를 타고 가서 직접 예매했다. 치앙마이에서도 여행사들이 대행업무를 한다. 수수료는 대략 80밧~100밧 정도였던 것 같다.가격표는 태국관광청에서 발행한 여행 안내책자를 보면 나와 있다. 기차마다 전부 침대칸이 있는 게 아니라서 미리 확인을 해둬야 할 거 같다.
생각보다 여행 경비가 많이 남기도 했고 좀 더 좋은 기차도 타보자는 생각에 방콕으로 돌아갈 때는 더 비싼 기차를 탔다. 두 기차를 비교해보자.
방콕 -> 치앙마이 : ex/2등석/선풍기(팬)/Low -> 531밧+수수료
치앙마이 -> 방콕 : sp ex/2등석/에어콘/Low -> 881밧
결론은 돌아올 때 기차가 훨씬 좋았다는 거. 사람들 반응을 보니 같은 상품이라도 매번 기차종류가 다른 모양인데 어쨌든 비싼만큼 좋았다. 위에 기차는 가운데 통로 기준으로 양쪽으로 침대가 배치되는데, 아래 기차는 한쪽에 통로가 있고 반대쪽에 침대칸이 있다. 고속버스과 일반과 우등의 차이랄까? 공간도 훨씬 넓고 흔들림도 덜하다. 수납공간도 넉넉해서 도난 걱정도 덜하다. 이래저래 다음에는 돈 좀 더주고 아래 기차를 타야겠다. 근데 에어콘을 너무 틀어대서 춥다. 긴팔 필수다. 적당히 틀다가 시원해지면 꺼도 좋을텐데 가는 내내 에어콘을 튼다. 또 하나, 가격표를 보면 팬/에어콘, up/low, 1등석/2등석 사이에는 가격 구분이 있어도 ex/sp ex 사이에는 가격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시는 분 댓글 좀...
제일 위에 등을 보이고 있는 친구는 윗층 침대를 썼다. 네덜란드에서 왔다는데 직장 관두고 7개월째 여행 중이란다. 최대한 육로만 이용해서 동남아 일대를 돌고 있다는데 대단해보였고 부러웠다. 언젠가 나도...끝을 알 수 없는 무작정 장기여행. 항상 꿈꾸는 로망이다. 티벳 이야기를 할 때 가장 흥분하더라. 꼭 가봐야겠다. dslr을 들고 다녔다. 멋진 일몰 광경을 찍으려고 저렇게 계속 창가에 앉아 있었다.
>> 나도 한 컷. 좋은 사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럴 때 참 똑딱이로 부족한 순간이다.
다시 방콕 훨람풍 역에 도착한 건 다음날 아침 6시 30분.(여행 7일째) 벌써부터 도시는 덥고, 분주하다. 출퇴근 시간 트래픽 잼이 엄청나다고 하더니 정말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방콕 중심 시내에 국한된 이야기라서 서울의 교통체증에 적응된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는 잘 지내지 싶다.
예전에 자전거로 유럽여행을 갔을 때 마지막 도착지가 프랑스 파리였다. 유럽은 자동차보다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선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자전거여행에 어려움이 없었는데 대도시는 조금 사정이 달라진다. 그 중에서도 파리는 교통이라는 측면만 보자면 가장 서울과 닮아 있는 서유럽도시다.(그래도 파리 크기도 서울보다는 훨씬 작다. 서울은 정말 매머드급 도시다.) 그 때 한 프랑스 친구가 '파리에서 자전거로 여행을 하다니 미친 짓이다.'라고 얘기하자 우리들은 '괜찮다. 서울에서 자전거 타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쉽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차를 안몰아 봐서 모르지만 아마 서울에서 차를 운전한 사람들도 다른 나라가면 비슷한 느낌이 아닐지.
태국에서 며칠 살아봤다고 이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친절히 가르쳐 주는데 종종 태국어로 말하는 숫자들이 들리기도 한다. 한자에 기초한 발음들이라 우리가 쓰는 언어와 비슷하게 들린다. 태사랑에서 다운받은 지도에 나와 있는 대로 기차역에서 53번을 타고 카오산으로 가는데 버스가 공짜란다. 시내버스는 대략 7~8밧 정도 했고 에어콘 버스는 10밧~12밧 했는데 공짜버스를 어떻게 식별하는지, 왜 공짜인지는 잘 모르겠다.
>> 버스 안내양들이 철제 원통을 들고 다니는데 그 안에 돈도 있고 표도 있다. 두 명이 타면 저렇게 버스표를 두 번 찢어서 준다.
카오산 로드에 도착해서 한인업소 동대문에 가방을 맡기고 마분콩과 씨얌 일대 구경에 나선다. 씨얌 디스커버리, 씨얌 파라곤 이쪽이 백화점이라면 마분콩은 밀레오레 분위기다. 치앙마이에서 득템을 하기 좋은 이유는 지나치게 토속적이지도, 지나치게 평범하지도 않은 상품들이 많다는 점. 태국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적당히 변용되어 태국을 벗어나도 일상적으로 쓰기 좋은 물건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마분콩에서는 아무래도 구경만 하게 되지 별로 살 건 없다. 서울에도 많이 있는 것들이니까. 치앙마이 나이트바자에서 봤던 물건들과 비교해보면 가격도 살짝 비싸다. 그제서야 또 후회를 한다. 아아아~~거기서 살 걸. 마지막 희망은 짜뚜짝.
그래도 구석구석 뒤지면 득템은 하기 마련. 마분콩에 아주 이쁜 신발 매장이 있었다.
>>가운데 하얀 신발이 마분콩에서 득템한 것. 매장과 상표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 사진도 희끄무리해서 잘 안보이는구나. 아쉬비... 보자마자 딱 저거다 싶었는데. 발레용 슈즈 느낌이 나는 플렛슈즈였는데 적당히 세련돼 보이고 적당히 가벼워 보여 좋았다.
그러나 역시 전체적으로 쇼핑의 기운이 떨어지자 바로 폭풍 식사 들어가신다. 샤브샤브 부페를 찾았다. 치앙마이 물가에 익숙해져 있어 처음엔 좀 주저주저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250밧이면 만원 이내인데 한국에서 언제 저 가격에 샤브샤브 부페를 가보나 하는 생각이 들자 용감해졌다. 들어가서 엄청 먹었다. 시간 제한이 있는 게 좀 색달랐다. 다음에 방콕에 가면 또 가야지...진짜 맛있다.
배터지게 먹고 해질녘 카오산으로 돌아와 잠을 청한다. 내일은 금요일. 기대하던 암파와 수상시장을 가는 날이다. 숙소는 람부뜨리 빌리지. 크게 신경쓰지 않고 그냥 적당히 얻었다.
>> 마분콩 내부 모습. 익순한 분위기다. 사람들 많다. 그런데 공항에서부터 느끼는 거지만 에스컬레이터나 계단 배치가 상당히 불편하다. 이유가 뭘까?
첫 날은 방콕 도착해서 기차탈 때까지 카오산 로드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다 시간이나 벌고
둘째날은 밤새 기차타고 달려 치앙마이에 도착한 후 타패 문 바깥쪽에 있는 각종 시장구경
셋째날은 타패 안쪽을 구경하고 오후와 저녁 내내 선데이 마켓에서 분주한 하루를
넷째날은 숙소를 타패 안쪽으로 옮겼다.
일단 코사무이를 포기하고 나니 일정이 넉넉하다. 치앙마이가 생각보다 맘에 들기도 해서 며칠 더 머무르기로 한다.
뺑강 건너편에 있던 Imm eco resort는 대략 800밧 정도의 가격이다. 물론 가격대 성능비는 최상인데(다음에 또 갈 생각. 수영장 있고 정원 엄청 크고 조식이 빠방했다.) 그래도 배낭여행치고 너무 호사를 한다는 기분이 들어 셋째날 부터는 타패 안 쪽에 밀집해 있는 게스트 하우스 이용하기로 한다.
여행 정보를 보면 대부분 핵심 관광지 근처에 있는 숙소 위주로 소개가 되는데 좀 더 눈을 돌려 외곽으로 빠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외곽이라고 해봐야 거리가 그렇게 멀지도 않은데다 시내까지 이동하는 교통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처음엔 뚝뚝이나 성태우를 탈 때마다 적당한 가격을 잘 몰라서 바가지를 좀 쓰기도 했는데, 흥정을 하다 보니 일정한 가격대로 수렴하더라. 시내에서 시내 이동할 때는 대략 20밧. 숙소에서 시내로 이동할 때는 대략 30밧 정도(이건 치앙마이 물가. 동네마다 다르더구만요...). 뚝뚝보다는 성태우가 편하다는 것도 알았다. 뚝뚝은 운전사들도 무뚝뚝한 경우가 많다.(-.-;;) 과도한 일반화... 왠지 뚝뚝을 탈 때는 더 신경쓰인다. 성태우도 자꾸 타다보니 여러 종류라는 걸 알았는데, 성태우는 한국으로 치면 대략 시내버스와 택시의 중간쯤 되는 마을버스 분위기다. 며칠 다니다보면 대충 동서남북 방향 정도는 구분할 수 있으므로(태국은 도로 방향이 한국과 반대다.)목적지 방향으로 걷다가 지나가는 성태우를 잡아타면 된다. 주민들과 함께 타면 대체로 비슷한 가격을 내면 된다.
>> 타패 외곽에서 이박했던 숙소를 뒤로 하고...
>> 타패문 안쪽에 있는 반낫깐 게스트 하우스. 3층 선풍기방은 일박에 450밧. 비수기엔 350밧이란 이야기를 듣고 갔는데 4월까지 성수기로 분류하더라. 치앙마이는 방콕보다 덜 더워서 선풍기 방도 괜찮았다. ㅋㅋ...태국가서 '핫샤워'란 말이 입에 붙었다.
이 숙소 쥔장들이 굉장히 깔끔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숙소는 진짜 조용했고 인기도 많은 편이었다.
여기서 2박을 하기로 하고 좀 더 여유있게 치앙마이를 즐기기로 했다.
넷째날은 님만해민에 갔다. 여행 수기들을 보면 홍대나 삼청동 분위기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그랬다.
분위기 조용한 까페에 앉아 종일 책읽고 공상이나 하며 보내려는 사람들에겐 괜찮겠다. 치즈 크림 케잌 조각에 카라멜 마끼아또를 반값에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좋겠다.(그래도 거기 음식값과 비교하면 상당히 쎈 가격이다.) 같은 값으로 세븐 일레븐이나 맥도날드 가느니 여기 가는 게 낫긴 하겠지만 난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 날씨가 한국 한여름 날씨다. 그냥 동네 미용실에서 답답한 머리를 잘라버렸다. 사진첩을 보고 브래드 피트 머리를 해달랬더니 90년대 손지창 머리가 나왔다. 그래서 빅뱅 태양처럼 닭벼슬 머리를 만들어 다녔다.
>> 님만해민에 있는 까페에서 뒹굴뒹굴. 와이파이 잡고 있네. 새로 오픈한 가게라고 홍보 좀 해달라고 하는데...쩝 가게에 우리 뿐이다. 누워서 책읽었다.
>>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먹을 거랑 술을 좀 샀다. 새우깡, 꽃게랑, 치토스, 꼬깔꼰, 썬칩 다 있다. 어떤 거는 맛이 거의 똑같고 어떤 거는 좀 다르다. 새우깡 모델이 투피엠. 닉쿤이 태국 출신이라 그런 거 같다. 아~~길가ek 보믄 투애니원 노래 종종 나오더라.
>> 돌아오는 길에 또 여기저기 시장구경. 가운데 품바 대박...멧돼지 기운차다.
>> 숙소에 딸린 해먹. 방마다 사람은 다 찬 거 같은데도 숙소는 조~~용하다.
>> 게스트 하우스 1층에 마련된 휴게 공간. 조~~용하다. 오후의 홍차도 보이고, 창 맥주도 보이고, 망고랑 바나나도 보이네..
다섯째날. 자전거를 대여했다. 여권을 맡기고 60밧에 24시간 대여. 자전거 종류에 따라 더 비싼 것도 있다. 60밧 짜리는 제일 싼 자전거였는데 동네에서 아줌마들이 타고 다니는 장바구니달린 무거운 철티비랑 비슷하다. 24시간 대여라 다음날 줘도 된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치앙마이 타패 바깥쪽을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일단 자전거를 타고 기차역까지 가서 방콕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했다. 기차표는 항상 전날 예매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기 때문이다. 올 때 경험을 거울삼아 갈 때는 좀 좋은 걸로 샀다. 가격이 조금 쌔다. sp.ex/2등석/에어콘/Low 로 구매했더니 881밧. 기차 시간표나 가격은 태국관광청에서 발행한 안내 책자에 소개된 것과 거의 똑같다.
여행을 가면 사람마다 좋아하는 속도가 다르다.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 사람마다 자기에게 가장 적당한 속도로 세상을 본다. 나는 자전거 여행을 자주 다녀서 그런지 자전거의 속도로 세상을 볼 때 가장 즐겁고 편안해진다. 처음 타패 시내에서 밖으로 나갈 때는 차가 많아서 조금 신경이 쓰이지만 일단 외곽으로 빠지면 한결 여유가 생기고 이때부터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공기와 바람을 느끼고, 뜨거운 태양을 느끼고, 주변 경치를 느낀다. 동남아 자전거 여행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언젠가 가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일단 가능성을 품으면 그 때부터 실행을 향한 시계가 돌아가고 언젠가는 꼭 가게 되었다.
썬크림은 왕창 발라준다. 그리고 그냥 여기 저기 되는대로 갔다. 그러다 해가 지면 또 나이트 바자에 갔다.
>> 자전거로 기차역을 찾아가다 안내판을 놓쳐서 한 블록 더 갔더니 기차역 후문쯤 되는 곳이 나왔다. 예전에 역사로 쓰였던 곳인가?? 지금은 이렇게 아담한 간이역 분위기를 풍긴다. 예상치 못한 길로 가니 더 소담한 풍경을 만났다.
>>잠시 쉬면서 한 컷. 자전거를 탔다는 인증샷을 남기려고.
>> 기차역 주변에 전시된 모형 기차.
>> 학교가 보이길래 잠시 들어가 봤다. 체육시간인지 아이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근데 무슨 놀이인지 애들이 전부 맨발이다.
>> 철교를 건넌다.
>> 치앙마이 주변에 생각보다 먹을 곳, 마실 곳, 살 곳, 잘 곳이 곳곳에 많더라. 골목 골목마다...
>> 공예품 가게에 들어갔다. 가격이 좀 쎄서 사진만 한 컷. 역시 쇼핑은 나이트 바자에서..
자전거를 타고 타패 외곽을 빙 둘러보다가 비가 오기 시작했다. 치앙마이의 봄은 한국의 한여름같다. 엄청 덥고 습하다가 한차례씩 스콜이 좍좍 쏟아진다. 우산을 들고 다니거나 비옷을 입은 사람의 거의 없다. 그냥 어디라도 들어가 잠시 쉰다.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냥 비를 맞으며 달리기로 한다. 난 습기를 싫어해서 영 찝찝했는데 비 맞은 애인은 좋다고 난리다. 비가 자주 와서 생각처럼 덥지 않다.
생각보다 멀리 나왔는지 낯선 곳이 계속 나오더니 공항 근처까지 가서는 방향감을 잃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물어물어 다시 타패문 안쪽으로 들어온다. 자전거를 숙소에 두고는 다시 나이트 바자를 돌았다. 지난 번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구매의사를 갖고. 흐
>> 자전거를 타고 가다 비가 온다. 잠시 쉬고..
>> 나이트 바자로 향하는 매대. 바퀴달린 매대를 끌고 가는 저 생활의 달인을 보라. 한 속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한 속으로 매대를 이동시킨다.
>> 비를 피하고 있다가 발견한 할아버지. 점 하나에 엄청난 양의 수염이...(죄송합니다.)
>> 배고프면 가다가 또 먹고...다시 잉(Eing)을 찾았다. 새우 카레와 팟타이
>> 나이트 바자에 들렀다.
>> 또 먹는다. 두부 부침
>> 또 장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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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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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투어 재미있게 들려요. 저도 담에 기회 되면 꼭 가보고싶네요^^부가 정보
칸나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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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암파와는 가족 단위로 오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애들도 좋아할 듯.(블로그 들러보니 애들 사진이 보여서..그냥 막 던져보는 겁니다.-.-;;)부가 정보
Green Day추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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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 여행 여기저기 많이 다니시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