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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불만

여기 블로그홈에서 이상한 글을 보고 이 글을 쓴다.  아니, 그렇다고 까자는 게 아니라, 그냥 드는 생각이 있어 이 글을 쓴다. 바빠 죽것는데...(여기는 절간이다..)

 

그래 우리 조선에 두 개의 진보세력이 있다지? 이것은 이제 운동세력만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라 어느정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되었다.

 

피디들이 보기에 얼마나 자주세력들이 한심해 보일까? 그들은 한물 뿐만 아니라 두물, 세물은 갔다고 하는 민족주의에 아직도 기대고 있으며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은 그다지 이상적이지도 않다. 통일을 주장하기는 하지만 그 통일이 어떠한 통일이 되어야 하는지 확고하게 잡혀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우리가 만들어 가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낡고 낡은 구좌파와 맞닿아 있는 그들은 미국에 반대하기는 하지만, 그 미국을 쓰려뜨리고 만드는 것은 또하나의 제국일 뿐이다. 그럴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결국 그들은 결국 서구에 맞선 동양을 얘기하는 것이며 이것은 또다른 패권을 불러올 뿐이다.

 

내가 보기에, 내가 보기에 말이다. 피디들은 그럼 어떠한가? 그들은 하여튼 뭔가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이렇게 말할 것 같다.

 

" 그러니까 말이야, 어느날 불현듯이 모든 노동자와 인민 대중들이 들고 일어나는 거야. 그리고 사람들을 억압했던 모든 수탈 기관을 철폐하지. 해방구였던 광주를 생각해봐. 파리 꼬뮌을 보자구. 아, 그날이 오면 말이야. 모든 사람들이 성, 인종, 재산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누리며 우리의 위대한 예언자 성 마르크스가 얘기한 대로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젖과 꿀이 흐리는 가나안 땅에 이르게 될거야....언젠가는 말이야. 나는 아직도 혁명을 꿈꿔....."

 

이러한 생각을 가진 자들에게 나는 영원한 불만자라는 칭호와 함께 '영원한 진보'라는 그들이 좋아할 만한 칭호도 선사하고자 한다. 매우 존경스러우며 숭고한 생각을 가진 당신은 인간을 사랑하는 진정한 휴머니스트, 로맨티스트이다.

 

역사는 단번에 경험계를 뛰어 넘어 예지계로 들어서는 혁명을 경험한 적은 없다. 즉, 정말로 유토피아가 실현된 세상은 역사상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꿈꾸는 유토피아도 우리의 현실 세계에 갇혀 있는 제한적인 꿈일 수 밖에 없다.

 

과거 농본사회에서 이상사회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모든 백성들이 자신만의 땅을 부치고 살며 부족함 없이 살게 되는 요순 시대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농민 반란 때마다 터져 나왔던 농본사회의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이상은 실현되었을까? 역사를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이상은 실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역사의 진전은 있었다. 결코 농민이 주인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반 대신, 귀족 대신 다른 계층이 시대를, 사회를 주도하게 되었다.

 

노예의 해방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도식화해보자. 서양 고대사회에서는 노예가 속박을 당했고, 그래서 노예해방이 이상이었다. 결국 이것은 실현되지 못하고 더이상 노예가 필요없는 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시시껄렁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 다음에는 농노가 속박을 당해서 농노해방이 이상이었지만 결국 시대가 농노가 필요없는 사회로 이행함에 따라 시시껄렁한 일이 되어버렸다.

 

지금의 이른바 피디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현실 사회에서의 최하층민의 이상을 꿈꾸며 그만큼 이상적이다. 농본사회에서 토지평등분배를 외치던 과거 수천년 동안 이어져온 농민군처럼 그들은 영원히 불만자, 진보주의자로 남을 것 같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이상을 꿈꾸며 말이다.

 

사회와 역사의 발전은 결코 최선의 형태로 진행되지는 않았으며 차선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차선에 갇혀 있다는 것은 영원한 인류의 한계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꿈꾸지만 그것은 결국 차선으로 미끄러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 누가 앞으로의 발전에 기여를 할 것인가. 전자와 후자 중에 차라리 나는 전자에 걸겠다. 그들만큼 현실적인 사람들은 없으며,  현실적인 문제를 들고 나오는 사람들도 없다. 너무나 현실적이라서 다수의 후자들이 외면해 버릴 정도로 말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구좌파와의 연계는 엄청난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또 언젠가는 장점으로서 부각될 날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통일은 그 누가 어디에 관심이 있건 마치 수험생이 치러야 하는 필수 과목, 대학생이 반드시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처럼 우리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다. 답하지 않으면 졸업이 불가능하다.

 

발전은 현재 진보이지만 앞으로 보수가 될 준비가 된 세력이 주동하게 된다. 그리고 또 후배들에게 진보의 자리를 내주게 되는 것이다. 영원한 진보는 영원히 막혀 있는 진보로서 그 시대의 메아리만을 울려 제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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