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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어제는 올해 마지막 절간 수업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겨울방학이 곧 시작된다. 그래서 나는 올해의 초빙강사 생활을 접게 되었다. 물론 내년 개학 이후에 며칠 더 남아있긴 하지만 수업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가 예상하건대, 내년에 또다시 내가 절간의 초빙강사로 재임용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3중 체제를 지내오면서 상당히 피곤함을 느끼기도 했거니와, 내가 절간에서 과연 열심히 했는가를 반성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언제나 절간에서는 영혼을 서원에 두고 온 사람처럼 활동했었고, 적당주의, 무사고제일주의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물론 초빙강사의 신분이니 열심히 해봤자 신경쓰는 사람도 없었으리라.

 

작년 같은 경우에는 끝나면서 같이 지내온 스님들과 헤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있었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나의 거의 모든 에너지가 서원으로 몰리다 보니 끝난다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다. 작년과는 달리 올해에는 절간에서 벌어지는 여타 사건사고에 대해서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리고 주변의 스님들과도 거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최대한 늦게 가서 빨리 퇴근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그런 점에서 전혀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연말이 되니까 올해까지 지고 오던 짐들을 하나하나 내려놓는 기분이다. 기말 보고서라는 귀찮은 짐이 아직 매달려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쉬다가 또 내년에 짐을 왕창 짊어 지것지..

 

어쨌든 다행이다. 절간 생활이 끝나서...내년에는 절간 일 말고, 딴 일을 알아보든가 아님 그냥 쉬든가 하고 싶다. 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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