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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일본에 지진이 나서 난리가 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조선의 심정은 복잡하고, 중국은 어떨런지 모르겠다만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두고 많은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내가 다니는 서원에서는 청소 노동자 분들께오서 지금 파업을 하고 계시다. 2차파업인데, 이슈는 당연히 지금의 월급으로는 못살겠다는 것. 그분들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었고, 이에 단결하여 임금의 인상을 요구하고 계시다. 불행하게도 용역업체에서는 법정 최저임금(4천백얼마) 이상으로는 인상이 불가하다고 밝힘으로서 파업이 다시 시작되었다.

 

등록금은 좆나게 쳐 올려놓고는 청소하시는 분들의 임금은 쥐꼬리만큼 주고 있으니 있는 자들의 심보가 이와 같다. 그분들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노동에 한달 봉급 7~80만원 밖에 받지 못하고 계시다. 서원의 원장은 지금 서원이 쓰레기 천지가 될 판인데 좀 나서서 해결좀 해주지 뭘하고 자빠져 있는지 모르겠다. 한 없는 욕을 쏟아붓고 싶다.

 

이런 우울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좀더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 토탈워라는 게임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요즘 게임 참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디블 토탈워2 게임방송이었는데, 플레이어는 신성로마제국을 선택하였다. 난이도가 최상급이라 시작하자마자 교황에게 파문당한 상태에서 출발했는데, 플레이어는 용의주도하게 비잔틴 제국의 딸과 혼인함으로서 동방 교회와의 우정을 통해 로마 교회에 대응하였으며 다음에는 이내 신성로마제국 대립 교황을 세워서 로마 교황과 맞짱을 떴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도시국가인 밀라노, 베네치아 등을 공격하면서 교황을 압박.....

 

역사가 따로 없었다. 바로 이 토탈워라는 게임은 대규모 전쟁 시뮬레이션과 문명류의 운영을 결합한 아주 절묘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시리즈도 많이 나왔다. 쇼군 토탈워, 로마 토탈워, 미디블 토탈워1,2, 엠파이어 토탈워, 나폴레옹 토탈워까지.... 플레이어는 당시 시대에 따라 여러 국가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쇼군 토탈워2가 나온다고 한다. 쇼군 토탈워1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다. 이를 두고 토탈워 매니아들은 데모판을 하면서 기대에 충만해 있다.

 

이 토탈워를 만든 회사는 sega라는 일본회사이다. 처음 게임을 접했을 때에는 이 게임이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했다. contents가 너무 보편적이었기 때문이다. 쇼군 토탈워를 제외하고는 시대가 너무나 보편적이고 서구적이었기 때문이다. 쇼군 토탈워는 서구에서 워낙 일본문화 매니아가 많다보니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토탈워 매니아들은 이제 로마 토탈워2도 곧 나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중국 토탈워도 나오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내비치고 있다. 재미난 게임이 나온다는 것은 참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여기서 또 방향을 바꾸자면 한국의 역사에서는 쇼군 토탈워와 같은 즉 일본 전국시대라든가 중국의 삼국시대에 걸맞는, 상업화하기에 적절한 컨텐츠는 과연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나라 역사에 과연 그와 같은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한 시대가 있었을까?

 

한국의 삼국시대는 중국의 삼국시대만큼의 박진감 넘치는 호흡과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중국의 삼국시대가 50년 정도에 그치는데 비해 한국의 삼국시대는 700년이 넘어간다는 점이 좀 다르다. 그래서 중국 삼국시대만큼 짧은 호흡의 박진감과 재미는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황산벌, 평양성과 같은 영화에서 다루었듯이 삼국의 통일을 전후로 한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숨막히는 박진감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뿐 아니라 중국인 당나라와 일본까지 가세해서 삼국의 통일을 두고 기가막힌 맞짱을 연출하는 이 시대는 토탈워와 같은 게임이라든가 대규모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서양인들이 보기에도 박진감이 넘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 외 임진왜란 또한 마찬가지. 조선, 명, 일본이 동아시아 패권질서를 놓고 다시한번 맞붙게 되는 이 시기 역시 보편적인 전쟁사의 관점에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이 시기에 대한 게임이나 아시아 합작 영화가 나오는 것도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컨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스케일이 확대되는 한국의 삼국의 통일시기라든가 임진왜란과 같은 시대 이외에 한국사 내부적으로 그러한 박진감 넘치는 역사가 전개되었던 시기는 또 고려 말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시기에 홍건적의 침입이라든가 원나라와의 대결, 왜구의 침입, 명나라와의 갈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들을 빠뜨릴 수는 없겠지만 이 시기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한국의 역사인물이었다. 고려 말기의 부패를 개혁하려는 공민왕을 배경으로 원으로부터의 자주를 쟁취하는 과정에서의 원과의 충돌, 홍건적의 침입과 왜구의 침입으로 성장한 고려의 신흥무장세력은 일본 전국시대의 유명한 장수들에 필적할 만큼의 포스와 능력을 보여준다.

 

당시 활약했던 최영, 이성계, 이방실, 이지란(퉁두란) 등과 같은 무장들은 정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름난 명장들이었다. 그러면서 최영과 이성계 계열 장군들 사이의 갈등은 위화도 회군으로 그 절정에 달하여 고려의 멸망으로 일단락 된다. 이시기 고려는 내부적으로도 매우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으면서도 그 혼란만큼이나 군대가 강성했던 시기였다. 사실상 최영의 요동수복 작전은 스케일만 다를 뿐, 전국 통일 이후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과 같은 맥락 상에 있었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그 정치적 맥락은 다르지만 군사적 맥락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역사도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와 같은 흥미와 재미를 갖춘 문화적 컨텐츠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전국시대나 중국의 삼국시대, 혹은 로마 제국이나 서양의 1,2차 세계대전 등 에만 열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컨텐츠의 개발에는 많은 자본의 투자와 얼만큼 보편적인 사상을 담아내느냐에 달려있으며 얼마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는 객관성의 면에서 실패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일본과 중국을 악마 혹은 욕심많은 졸부로 묘사하는 드라마는 아시아권에서도 먹혀들 리가 없다.

 

결론은 이상한 방향으로 나버렸지만, 그래도 우울한 내용은 지울 수 있었다. 다행이다. 결론은 조선 토탈워도 나와라!!!!! 아니면 우리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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