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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거리

-일기에 이어-

이제부터는 조금 행복하지 않는다.

왜냐면 밤거리는 행복함보다는 지저분함과 치졸함, 역겨움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본 모습은 취객을 택시에 태우지 않으려는 택시운전기사와 취객과의 다툼이었다. 지나가는 택시를 막무가내로 막아세워 막무가내로 타버린 취객두명. 그리고 내리라며 길 한복판에서 시동도 끄지 않은채 취객들과 말싸움을 하는 운전기사.

 

옳고 그름을 논하기 이전에, 보기에 달가운 모습은 아니었다.

 

아니, 아주 더러운 모습이었다.

 

"내려 개새끼야!"

"운전이나해 이새끼야!"

 

대화는 이것이 다였다. 뭔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없었다. 그냥 내려라, 가라.

 

짧은 치마를 입고 가슴이 훤히 드려다 보이는 옷을 입은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안춥나?) 그 광경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술취하면 다 개새끼야"

 

나도 아직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놈인지라 그 말이 곱게 들리지 않는다. 아직 멀었나보다.

 

길거리는 나이트 명함으로 어지럽혀있고 삐끼들은 젊은 여학생들만 골라 팔짱을 끼고 삐끼짓을 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그런 모습이 싫지 않은지 웃으며 손을 휘젓고 그 옆으로는 삐끼짓을 할 필요가 없는 나이든 여성이 지나간다. 아주 대조적이다.

 

젋은 남자무리는 좁은 종로의 인도를 일열로 줄맞춰 걸어가며 어깨가 부딛히는 사람들에게 괜한 눈빛을 쏘며 걸어간다.

 

조명은 휘양찬란하고 자동차들의 경적소리는 울려퍼지고.  

서울의 밤거리가 이렇다.

예전에는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아주 역겹다 요즘은.

배가고파 소세지를 하나 사먹는데, 노점 아주머니의 얼굴이 너무 선하다. 조금의 위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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