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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주말

 

대표님 홈피에 있던 노래. 많은 사람들과 듣고 싶어 퍼왔습니다.

 

 

 

주말. 뜨거운 주말이었다. 몸도 마음도 뜨거운, 뜨거워야 했던 주말이었다.

 

토요일. 이한열 열사의 걸개그림을 보러 연세대로 향했다. 푸른식구들과 함께 걸개그림을 보며 각자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담배연기속에 날아가 버렸지만

죄송함을 표현하기에도 부끄러운 이시대 20대인 나는 걸개그림 앞에서 도서관에서 끊임없이 나오던 연대생들의 모습을 보고있었다.

그들에게 너희는 왜 도서관에 있냐! 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또한 지금의 20대에게 주어진 역할이고 담당해야 할 역할이다. 그 역할에 충실한 학생들을 의식없는 대학생으로 치부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에도 없다.

 

나다. 나에대한 생각만 해야한다.

열사들의 이름은 책에서, 선배들의 입을 통해 들어왔고 익혀왔다. 그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애썼고 연대표를 외우려고 애썼던 것이 비단 몇년전의 일이다. 외워야만 했다. 그래야 하는것이었다. 그렇게 하면 다 되는줄 알았다. 그게 몇년전, 청년이라 당당하게 외치던 나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모든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6월항쟁 20주기가 다가왔다.

 

나는 무지하다. 무식하다.

슬픈건 어제오늘 계속 무지는 죄다,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학교 영화를 보면서 왜 저들의 조상의 고향은 남한인데 국적은 북한이지? 라는 고민을 하는 나를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

 

전태일 열사가 그랬고 박종철 열사가 그랬고 이한열 열사가 그랬다. 그리고 지금의 허세욱 열사가 그러하다. 문익환 선생님이 부르짖던 목소리를 들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하지만, 또 슬픈건 흐르는 눈물이 부끄럽다는 점이다.

 

왜 이토록 무지한가.

무지는 죄다.

 

착하게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죄짓고 사는것이 죽을만큼 싫었는데.

 

언제쯤이면 이러한 글을 쓸때 마음에서 우러나와 쓸수 있을까.

 

 

뜨거운 주말은 어머니의 생신으로 마무리 되었다.

쉰번째 생신을 맞이한 어머니께 10만원이 든 봉투를 드렸다.

처음으로 어머니께 드려본 돈. 괜히 좀 어색해서

"요즘 돈이 너무 많아. 쓸곳이 없네 그냥~" 하며 웃어버렸다.

그렇게 뜨거운 주말속에

더욱 기뻐했어야 할 어머니의 생신은 조용히 지나갔다.

기쁘게 해 드렸어야 할 어머니의 생신은 그렇게 지나갔다.

 

제길,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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