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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TV 대표는 정태인이다

 -이제 괜찮은거야?

-목 디스크래요, 지속적으로 관리 해줘야 한대요.

-(하품) 아, 졸리다.

-못 주무셨어요?

-응.

-왜요?

-우울증.

 

   한 달만에 칼라TV 대표, 정태인 선생님을 만나 주고 받은 첫 대화다. 목 디스크란 말도, 우울증이란 말도 우리는 별 일 아니란 듯 그의 연구실로 들어갔다.

 

-선생님 책꽂이에 색깔있는 책 몇 권 꼽아주세요.

-왜?

-방이 너무 하애서 선생님이 더 까맣게 나오실 것 같은데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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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한 시간 정도 진행된 폴리뉴스와의 인터뷰를 연구실 한 켠에서 지켜보았다.

 

   사모님이 직접 꾸며주셨다는 연구실은 까무잡잡한 그와 대비되는 하얀색이었다. 거기에 책장과 책상 곳곳에 쌓인 하얀 종이들까지. 조금은 낯선 분위기였다. 그나마 가장 친근하게 느껴진 물건이 검은 핸드폰과 담배.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그는 달짝지근한 커피와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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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직 못 봤는데?

-아니, 나 말고 방송 잘하는 이해영 있잖아.

-아이고, 그래 몇 시?

-알았어.

 

   한 방송사가 다급하게 그와의 생방송 전화 인터뷰 약속을 잡는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친히 대한민국을 방문해 한미 FTA의 조속한 추진과 그랜드 바겐의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한 날이기 때문이다.

 

-선생님, 온 김에 저희도 breaking 한 번 해보게 빨리 보고 한 말씀 해주세요.

-뭐, 인터뷰 하겠다고?

-인터뷰라기보다는 그냥 논평이요. 우리도 칼라TV 대표 논평, 이런 거 고정 프로로 할까요?

-에이...혼자 말하는 게 얼마나 재미없는데, 대충 물어봐. 그럼 답해줄게. 먼저, 뭐라고 말했나 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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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에 깊게 패인 주름을 찡그리며 인터넷을 뒤적이는 그.

   경제학을 다루는 사람들 중 최고의 학식을 가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야인이다.

 

-시간은 얼마큼? 원하는대로 말해주지. 

-10분, 5분? 5분이 좋겠다. 5분이요, 선생님. 

 

 

 

 

그는 정확히 5분을 말했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하려고 한 나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반 FTA 전도사 정태인의 답은 편집 없는 5분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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