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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생존자
(실종자, 유가족)모임 대표 한종선입니다,
죄송스럽게도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생존자 였던 홍영식피해생존자 형님께서 7월11일 국가배상소송 과정중에 단 2시간을 남겨두고 국가가 상고를 하는 일이 있었고, 이에 분개한 고 홍영식 형님께서는 국가가 사과는 커녕 이렇게 하는것에 화를 참지 못하고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체 길에 나갔다가 집근처 언덕에서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쳤고, 수술을 하였지만 얼마 못가고 사망하였습니다,
경찰이 가족을 수소문하였지만 가족이 없는것으로 확인되어 이제서야 단체명으로 공영장래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여러분들께서 고 홍영식형님께서 외롭게 가지못하게 따뜻한 위로의 인사라도 해주십사 부고장을 올립니다,
저희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생존자
(실종자, 유가족)모임 단체는 조의금이나 조화를 받지 않고 있으니, 가시는 분께 따뜻한 인삿말만으로도 함께 해주심에 고맙고 감사하겠습니다,
상주로는 단체대표로서 상주와, 마지막까지 한동네에 친구로 살아주었던 친구분들이 상주로 이루어졌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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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이 글을 보고 마음이 착 가라앉더군요.
그 누구의 죽음인들 안타깝지 않겠습니까만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다 죽는 순간까지 고통스럽게 발버둥 쳐야했고
마지막을 지켜줄 가족마저 없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예전에 한종선씨가 쓴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읽고 몸서리쳐질 정도로 놀랐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이유도 모른 채 형제복지원에 끌려가서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을 견뎌야 했습니다.
나중에 세상에 그 일이 알려지며 아이들은 시설에서 나오게 됐지만 갈 곳이 없어 다시 고아원에 들어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폭행과 폭언에 단련이 된 아이들은 그곳에서 적응하지 못한 채 문제아로 찍혀서 결국 다시 길거리로 나오게 됐고
길거리에 방치된 그들은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다가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날락 거리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채 밑바닥 생활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렵게 그들의 얘기가 다시 세상으로 나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동조자들은 남 일인 것처럼 방관하는 현실 앞에서
그들은 또 오랜 시간 동안 발버둥 치며 싸워야 했습니다.
그렇게 10여 년을 싸워왔지만 책임자 처벌이나 진상규명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국가배상도 이뤄지지 않는 현실의 벽을 마주하고
한 분이 이렇게 생을 마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 분의 삶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그리고 왜 세상은 이들을 아직도 품지 못하는 것일까요?
2
오늘도 하루를 그냥 버틴 사람들
술로 밤을 견디는 사람들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
답답함으로 꽉 찬 가슴에 다시 답답함을 구겨 넣는 사람들
글이라는 걸 읽을 시간도 여유도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읽어봐 줬으면 좋겠는데...
읽는 라디오라는 것을 시작했을 때
이런 심정이었습니다.
세상에서 버림받은 채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세상을 향해 하고 싶었습니다.
1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버티지도 않고
술로 밤을 견디지도 않고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 현실에 한숨을 내쉬지도 않고
답답함으로 꽉 찬 가슴에 감정의 쓰레기를 꾸역꾸역 우겨넣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제 더없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제 자신을 돌아봤는데
10여 년 제 모습이 점점 낯설어진다는 사실이
슬프고
미안하고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
내 삶의 뿌리이고
읽는 라디오의 근원인
그 질퍽하고 비루한 삶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네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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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하우스에 들어가 일을 하다가
더위가 몰려오기 시작하면 밖으로 나옵니다.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팽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땀을 식힙니다.
사랑이도 여름에는 이 자리를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저랑 같이 편안한 휴식을 즐기지요.
오전인데도
하우스 안에는 이미 40도를 향하고 있고
밖에도 30도를 육박하는 기온이지만
이곳에서는 초여름 같은 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조용하고 선선한 이곳에서
가벼운 책을 읽으며
땀을 식히고 있을 때
사랑이가 곁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면 책을 잠시 내려놓고
사랑이를 쓰다듬습니다.
편안함과 행복함과 미안함과 죄책감이 동시에 밀려드는 순간
노래 한 소절이 저절로 흥얼거려집니다.
(유발이의 ‘섬집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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