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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4 - 바다에서 바라본 세상

고층건물 스카이라운지나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보면 세상살이가 우습게 생각됩니다.
저 좁은 땅덩이 속에서 살아가려고 아등바등 거리는 우리의 모습이 한심하기도 합니다.
장난감 같은 자동차 한 대를 마련하기 위해 여기 저기 돈을 끌어 모아야 하고,
성냥갑 같은 조그만 집 한 채를 얻기 위해 몇 십 년을 허리띠 졸라매야 하는 삶이 허무하기도 합니다.
살아가는 것이 그렇게 우습고 허무하게 느껴질지라도 다시 땅으로 내려오면 무서운 현실이 됩니다.

대범한 사람들은 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 보면서 삶의 설계를 할지도 모릅니다.
올망졸망 이어진 건물들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고층건물들입니다.
복잡해 보이는 세상도 고층건물들과 그를 연결하는 도로들이 큰 흐름을 만들고 있다는 것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
아직도 드넓은 평야와 야산과 강과 바다로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길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진취의식을 고취하기도 합니다.
삶을 설계하고 세상을 설계하는 사람은 그렇게 항상 높은 곳에 있어야 합니다.

이 땅 위에서 함께 살아가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이렇게 다릅니다.
유전적으로 소극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구분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유전이 아니더라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다수와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소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들이 복잡한 세상을 이끌어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부자가 부자를 만들고 가난이 가난을 만드는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되어서 부자가 되든가
아니면 내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합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그런 세상입니다.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으면 참 편안합니다.
손과 발을 가볍게 움직이면서 물결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으면 요람 속의 흔들림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애써 방향을 잡을 필요도 없이 바다가 흐르는 데로 몸을 맡겨놓기만 하면 바다는 나를 물결 따라 흐르게 합니다.
발에 힘을 주어 쓰러지지 않으려 노력할 필요도 없고, 손에 힘을 주어 더 놓은 곳으로 올라가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가볍게 바다에 몸을 맡긴 채 물결과 호흡을 같이하기만 하면 됩니다.
바다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만 없다면 바다는 포근함과 편안함을 전해줍니다.

바다에 누워서 세상을 올려다보면 모든 것이 보입니다.
땅도, 집도, 산도, 하늘도 모두 한 눈에 올려다 보입니다.
땅위에 집이 있고, 산이 그 주위를 아우르고 있고, 하늘이 그 위를 덮고 있습니다.
나를 품고 있는 바다가 땅과 산과 하늘을 함께 품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올려다본 세상은 그렇게 풍부함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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