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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으로 연대합니다

가끔 책을 보내드렸더니 고맙다면서 누구냐고 묻는 편지가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짧은 메모가 아니라 간단히 사연을 써서 보냅니다.

 

저는 용산철거민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목숨을 잃으면서까지 처절하게 싸울 때 저는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묵묵히 소식을 듣고만 있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서...

조금 지나서 투쟁의 한 방법으로 용산투쟁과 관련한 책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열심히 그 책들을 사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연대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구속되신 분들의 재판 소식을 들으면서 숨이 막혀왔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저도 숨이 막혀 오는데 구속돼 있는 분들을 오죽할까...

그곳에 조금이라도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가끔 책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투쟁이라는 것이 싸울 때 열심히 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싸움이 끝나고 난 후에 상처를 쓰다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상처를 치료하면서 버티는 것도 중요한 투쟁이기 때문에...

전라도 순천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이곳저곳에서 홀로 버티는 기간이 만만치는 않겠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여러분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년에서 4년의 기간을 더 보내야 하는데 조금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가 봅니다.

오랜 세월동안 세상살이 해 오신 분들이라서 잘 버티시라고 믿습니다.

멀리서 저도 나름대로 여러분들과 그 기간을 같이 호흡해 보려고 합니다.

 

어떤 책을 보내드려야 하는지 조금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취향에 맞지 않더라고 연대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교도소에서의 봄에는 사람의 목소리가 더 간절하지 않을까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책이 아니라 인쇄물을 보내드립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람들 얘기를 듣고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노동운동이나 사회운동 하는 사람들이 살아온 얘기를 한 건데

역시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오래간만에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본다고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제주도에도 개발은 정신없이 이뤄지지만 사람을 무자비하게 쫓아내면서 하지는 않습니다.

개발되지 않은 땅이 많기 때문이지요.

그 대신 환경을 파괴합니다.

그래서 홍수가 별로 없던 이곳에 홍수가 나기도 하지요.

개발의 방식은 대도시와 다를지 모르지만 개발이 인간과 환경을 파괴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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