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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38회)

~들리세요? (38회)

 


1


애월이라는 동네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곳인가 보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좋은데 사시면서 이렇쿵 저렇쿵 얘기하는 게 좀 그렇습니다.
그곳에 사시는 분들도 고민들이 있기야 하겠지만 저한테는 자랑으로 들립니다.
지옥이 어쩌고 저쩌고 그러셨는데 제가 있는 곳이 지옥이라면 그런 얘기들이 어떻게 들리겠습니까?
자랑이라면 돌려서 말하지 마시고, 지옥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얘기도 마시고요.

 


지난 방송에서 제가 사는 동네에 대한 얘기와 노래를 들려드렸는데
그에 대해서 ‘무명씨’님이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제 얘기가 ‘무명씨’님에게는 불편하게 들렸군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면 또 기분이 상하려나요?


음...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이유야 어쨌든 저는 지난 생활을 정리하고 지금 이곳에 와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제 얘기가 ‘무명씨’님에게는 불편한 자랑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리고 저는 분명히 좋아진 조건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명씨’님의 글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다짐을 해봤습니다.
올챙이 시절을 잊지 않는 개구리가 되자고요.
전태일처럼 어린 시다들이 있는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결단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리고 몸이 떠나면 마음도 떠난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삶의 구렁텅이에서 발버둥 쳤던 10년의 기억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발버둥 치고 있는 무수한 이들도...

 


잘 지내고 있나요? 평안한가요?
그곳의 날씨는 어때요? 여긴 맑아요


공원 벤치에 앉아 새들의 노랠 들어요
노란색 작은 꽃 모두가 아름답네요


우리가 걷던 호숫가에는 꿈도 그대로예요
가벼운 떨림 수상한 마음 사랑을 할 것 같아요
애무의 바람 싱그럽게
나를 걷게 하네요


당신이 떠난 뒤엔 잠을 많이 잤어요
하염없는 시간을 보냈어요


집 떠난 내 영혼 다시 돌아와 있어요
가슴의 돌덩이 재가 되어 흩어졌죠


행복이란 그런가 봐요 마음에 달려 있죠
그래요 우리 끝내 그 말만은 하지 말아야 했어요
미안해요 고마워요
소식 한번 주세요


(한영애의 ‘안부’)

 


2


꼬마인형님이 재미있는 얘기를 보내주셨는데 들어보실래요?

 


도서관에서 어린이잡지를 보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만화가 있어서 들려줄게.
제목은 ‘물 한 잔만!’이야.
웃을 준비됐어?


누나와 동생이 방에 누워서 재미있는 만화를 보고 있었어.
동생이 헤헤헤거리면 만화를 보다가 그만 과자가 목에 걸려버렸어.
동생이 누나에게 “나 물 좀 떠다 줘.” 그러니까 누나는 “엥? 귀찮아. 네가 떠 와.” 그러는 거야.
그래서 동생은 누나에게 치사하다고 하고는 마루에 있는 엄마에게 “엄마, 나 물!”이라고 말했었어.
그때 한참 김치를 담그고 있던 엄마는 화난 얼굴로 “네가 떠다 먹어!”라고 쏘아붙였거든.
그래도 일어나기 싫은 동생은 엄마에게 “엄마아앙. 물 한 잔만요!”라며 아양을 떨었지.
엄마는 그런 동생에게 “엄마 일하는 거 안 보여? 너는 손이 없냐. 발이 없냐!”면서 핀잔을 줬지.
그래도 동생이 끝까지 “에이, 그러지 말고 물 한 잔만, 응?”이라며 고집을 부리니까 엄마가 폭발해버렸어.
엄마는 “진짜 한번 혼나 볼래? 너, 거기 꼼짝 말고 있어!”라면서 고무장갑을 벗으려는데
동생은 엄마에게 “엄마! 그럼 나 혼래러 올 때 물 한 잔만!”이라고 그러는 거야. 푸흐흐흐
그 얘기에 엄마는 쓰러지고 말았지. 크크크
그날 저녁에 아빠가 집에 왔서는 마루에 쓰러져 있는 엄마를 발견하고 “다녀왔....엥? 네 엄마 왜 이러니?”라고 물었거든.
그러니까 동생이 뭐랬는지 알아?
“아빠, 왜 그런지 알려줄 테니까 난 물 한 잔만!”
푸하하하하

 


3


지난 달에 밭 한 곁에 오이랑 가지랑 깻잎 같은 것들 심어놨는데
깻잎이 가장 먼저 잎사귀를 펼쳤습니다.
어머니가 깻잎 몇 장을 따와서 간단한 양념을 하고 반찬으로 내놓았는데
상큼하고 아삭한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착한 엄마의 밥상 비법’은 깻잎절임을 소개합니다.


깻잎을 깨끗이 씻어서 물기가 빠지게 놓아두고
양파를 4/1 정도만 채로 썹니다.
깨, 참기름, 양념간장, 양념고추장으로 양념을 만들어서
채 썬 양파와 섞어놓고는
깻잎 한 장 한 장 위에 수저로 양념을 얻어주면 됩니다.
채 썰고 남은 양파는 된장이나 초장에 찍어서 먹어도 좋겠지요.

 


4


jtbc에서 김재동씨가 진행하는 토크콘서트를 보시나요?
지난 5월부터 시작해서 얼마 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금방 빠져 들어서 꼭꼭 챙겨서 보는 유일한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진행자인 김재동씨의 재치만점의 말솜씨도 재미있지만
방청객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방식이 너무 좋습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나와서 뻔한 얘기들 주고받는 토크쇼에 질렸는데
이 프로그램은 대중이 참여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입니다.
주제들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어서
저도 같이 고민하고 공감하면서 중간 중간 방청객과 함께 낄낄거리기도 합니다.
혹시 모르시면 한 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윤선생님이 좋은 프로그램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저도 이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현실감 있고 살아있는 프로그램이더군요.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저도 추천합니다.


제가 진행하는 이 방송도 그런 방송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얘기로 채워지는 방송이요.
그런 방송이 되려면 여러분이 많이 참여해주셔야 하는 거 아시죠?
여러분의 많은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John Lennon의 ‘Imagine’ 들으면서 다음 방송을 기다리겠습니다.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천국도 없고
우리 아래 지옥도 없고
오직 위에 하늘만 있다고 생각해봐요
노력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오늘 하루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상해 봐요


국가라는 구분이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죽이지도 않고, 죽을 일도 없고,
종교도 없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 보세요


날 몽상가라고 부를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예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될 거예요


소유물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봐요
당신이 상상할 수 있을까요
탐욕을 부릴 필요도 없고
굶주릴 필요도 없고, 인류애가 넘쳐나요
세상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들을 상상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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