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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87회)


1


안녕하십니까, 시각장애인 양병수입니다.
좋은 방송을 위해 노력하시는 두 분에게 인사 드립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목욕탕을 갔다왔습니다.
목욕탕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편하게 목욕을 할 수 있었습니다.
탕 속에 혼자 앉아 있으니까 편안했습니다.
탕 속에서 오줌을 눠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입술 밑에서 찰랑찰랑거리는 물이 느껴졌습니다.
바다 위에서 잔잔한 파도를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목욕을 하니까 몸이 개운해졌습니다.


머리를 말리면서 만져보니 머리가 많이 길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목욕탕에 있는 이발관에서 머리도 잘랐습니다.
가위가 사각사각거리면서 머리를 돌아다니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깜박 잠이 들려고했는데 이발이 끝났습니다.


기분좋게 목욕탕을 나오니까 날씨도 아주 좋았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공원에 잠시 들렀습니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새소리를 들었습니다.
어떤 꼬마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저도 즐거운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집에 와서 맥주를 가볍게 한 잔 했습니다.
맥주가 시원하게 몸속으로 들어가니까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라디오를 틀었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서 흥얼거렸습니다.
오늘은 정말 기분 좋은 날입니다.


나미의 ‘슬픈인연’을 신청합니다.
수고하세요.

 


(나미의 ‘슬픈인연’)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양병수님의 사연과 신청곡으로 시작해봤습니다.
아, 저는 꼬마인형이에요.


특별한 이유 없이 기분 좋은 날이 있는 것처럼
특별한 내용 없이 기분 좋아지는 사연이었습니다.
요즘 목욕탕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있게 목욕을 즐길 수 있죠.
그렇다고 탕 안에 오줌 싸는 건 좀... 크~흐


양병수님의 사연에는 상상력의 에너지가 넘쳐서
가끔 저도 그 상상력 속으로 빠져들거든요.
목욕탕 안에 앉아서 바다를 느꼈다고 하니까
저는 잔잔한 바다 위에서 수영을 하는 상상을 했어요.
제가 수영을 좀 하거든요.


잔잔한 바다 위에서 찰랑거리는 파도를 느끼며 누워있으면
흰구름이 군데군데 떠다니는 파란 하늘이 보인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그 순간
물고기 하나가 제 발가락을 간질이며 지나갑니다.
기분 좋은 간질거림에 끼득거리고 있는데
제 머리 위를 지나가던 갈매기가 똥을 찍 싸고 가버립니다.
이마에 떨어진 똥을 씻으려고 몸을 뒤집으면
물고기가 놀라서 확 달아나지요.
그러면 저는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물고기를 쫓아갑니다.


아, 바다가 보고 싶네요.
성민아, 다음 방송에는 바다 사진을 보내주면 안될까?

 

2


안녕하세요, 성민입니다.
꼬마인형이 바다 사진을 주문했는데
시간 나면 자전거 타고 바다에 갔다올게요.


지난 주와 이번 주에는 사진들이 좀 쌓였는데요
그 중에 두 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일장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한림 오일장인데요
장이 크지 않지만 왠만한 것은 다 있습니다.


야채 가격은 하나로마트보다 100~200원 정도 비싸고
농기구 가격도 농협보다 1000원 정도 비쌌지만
마트보다 종류도 많고 애교를 부리면 덤을 얹어주기도 합니다.


제주도는 오일장이 아직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가끔 이렇게 장을 보러 갑니다.
가까운 곳에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마트를 자주 이용하기는 하지만
오일장은 마트와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마트가 뷔페 같은 느낌이라면
오일장은 잔치집 같은 느낌이랄까요.


야채도 사고, 호미도 사고, 생선도 사고
밭에 심을 수박, 참외, 단호박, 밤고구마 모종들도 사왔습니다.
이미 애호박, 오이, 가지, 늙은 호박, 고추, 토마토, 깻잎, 상추, 물외는 심어놨으니
올 여름과 가을에는 마트 갈 일이 별로 없겠지요.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모님이 기르는 개 백호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다섯 마리 강아지가 젖을 열심히 빨고 있습니다.


태어난지 1년도 안된 어린 백호가 새끼를 낳은 모습을 보면서
저희 가족은 이런저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할머니집에 놀러온 조카들은
서로 강아지를 차지하겠다고 난리였습니다.


새끼 낳은 어미개를 돌보는게 귀찮다는 어머니는
백호에게 미역국도 끓여주고
오일장에 가서 폐닭을 사다가 삶아서 주기도 합니다.


제가 기르는 사랑이와 짝을 맺어주려고 기다리던 저는
딴 놈이랑 눈이 맞은 백호가 살짝 얄밉지만
착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백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잘 짖지도 못하고
모르는 사람이 오면
집으로 들어가 숨어버리는
겁쟁이 백호


새끼를 낳으면 그중에 똘똘한 숫놈을 남기고
백호랑 나머니 새끼들은 개장수에게 넘기려고 했는데
그동안 정이 들어버려서 백호를 계속 키우기로 했답니다.


착한 백호야, 새끼들 낳느라고 고생많았다.

 

 


(마이큐의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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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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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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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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