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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90회)


1


부모님이 감귤 농사를 짓고 계신데
감귤 농사는 모르는 게 많아서 아버지 친구분 도움을 많이 얻습니다.
아버지 친구분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감귤 농사를 짓던 부모님을 따라 감귤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감귤 농사에서는 최고 수준의 재배기술을 갖고 계십니다.


며칠 전에 부모님과 같이 그 분 농장을 찾아가서
전정과 유인에 대한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면서 또 이런 저런 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중학교까지만 다니게 하고 농사를 배우게 한 걸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씀도 하셨고
적당히 겉모습만 만들어서 짝퉁을 시장에 내놓으면 안된다는 말씀도 하셨고
강단의 이론과 현장의 이론은 다르다는 얘기도 하셨고
나무를 이해해야 제대로 된 농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많은 얘기를 하시다가 저에게 얘기가 귀에 들어오냐고 묻길래
얘기하시는 것의 반 정도 겨우 이해한다고 대답했더니
농사를 이해하려면 20년 정도는 해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이제 2년차인 왕초보 농사꾼인 저는 그저 듣기만 했습니다.


욕심내지 말고
만만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농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로 이해했습니다.


긴~호흡이 필요하겠군요.
오히려 그게 마음은 편합니다.

 

 


(꽃다지의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2


제주도에 살면 손님을 맞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몇 년 전 삶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아는 분이 신혼여행으로 제주도를 와서 저를 찾았습니다.
술 한 잔 나누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배우자분이 “이런 곳에 살고 있어서 좋겠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때 뭐라고 대답할 말이 없어서 씁쓸한 미소만 짓고 말았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삶과 대인기피증을 극복해보려고
아는 사람 몇몇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답장이 왔습니다.
“속세를 떠나 청정지역에서 사는 네가 부럽다”고 하더군요.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답장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사랑이와 같이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런 곳에 살고 있어서 좋은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서 폐인의 몸으로 온 곳이기 때문에 좋고 싫고도 없다.”


“속세를 떠나 청정지역에서 살고 있는가?”


“가부장적 질서가 완고하고 개발 광풍이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곳이 청정지역일까?”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건가?”


“음...”


마지막 질문에서 정확히 대답을 못했습니다.


내 마음 속에 어떤 괴물이 웅크리고 있는지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눈에 미친 지금의 제 모습은
너무도 목가적이고 여유로운 삶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사랑이와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서
밭에 나있는 잡초를 뽑았습니다.
밭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고 나서
저물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막걸리를 마셨더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여기서 신선처럼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채은옥의 ‘빗물’)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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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다보면 여름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밭을 가득 채운 작물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보리는 이미 수확을 했고
메밀은 꽃을 피웠고
기장은 열심히 자라고 있습니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충만한 기운을 주기도 합니다.


Joanne Shenandoah의 ‘Peace And Power’ 들으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오늘 이 방송이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위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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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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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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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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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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