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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세요? (97회)


1


모두들 잊지않겠다고 했습니다.
2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배는 아직도 바다 속에 잠겨있지만 사람들은 서서히 그날의 기억에서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덩그러니 가족들과 몇몇 사람들만이 남아서 열심히 그날의 기억과 진실을 밝히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너무도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점점 그들의 목소리는 작은 외침이 되어갈 뿐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우리는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고, 진도 앞바다에서는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 (내용을 생략했습니다) .......


2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가족들은 아직도 자식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데 세상사람들은 이제 그만 하라고 합니다.
“서로 힘들게 하지 말고 과거의 기억은 놓아버려라”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가야 하지 않겠느냐” “매일 그 얘기만 하는 것도 힘들지 않냐” “정권이 바뀌면 해결될거다. 그때까지 자기 몸 살피면서 기다려보자” “그래도 너희는 사람들 관심도 받도 보상금도 받지 않았느냐”
그렇게 사람들은 그 가족들에게 비수를 하나씩 꽃고 떠나갔습니다.
그렇게 가족들은 상처만 남은 채 세상에서 점점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10년도 아니고, 20년도 아니고, 겨우 2년이 흘렀을 뿐입니다.
우리 모두 잊기 않겠다고 다짐했지요?
지금 저 가족들을 버리지 맙시다.

 


안녕하세요, 꼬마인형입니다.
오늘 방송은 ‘잊지않겠습니다’님이 보내주신 사연으로 시작했습니다.


먼저, 중간에 내용을 생략해버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사실 고민 많이 했거든요.
중간에 생략한 내용은 뭐냐하면요, 세월호가 침목한 후 2년 동안 진행돼왔던 일들을 정리해놓은 거였어요.
그 과정을 다시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정리해놓았을텐데 내용이 너무 길었어요.
그 긴 내용을 요점 정리해서 간추리기도 그렇고 해서 고민하다가 그냥 생략해버렸습니다.
사연을 보내주신 ‘잊지않겠습니다’님에게는 그 부분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앞 뒤 내용으로 충분히 의미가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님, 죄송해요.


이런 사연을 소개해드릴 때마다 조심스럽기는 한데요
저는 5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자살했거든요.
그리고 5년 동안 귀신이 돼서 이렇게 구천을 떠돌고 있는데
귀신이 된 제 현실을 받아들이면 살아있었을 때 일들이 조금씩 멀어지더라고요.
멀어진다는 게 잊혀지는 게 아니라 그냥 옛날 일이 되는 거죠.
그런데 가족들은 그렇게 되지 않더라고요.
아직도 그날의 충격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특히 부모님이 더 그렇지요.
그런 가족의 모습을 보는 게 제일 힘들어요.
그리고 그런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기도 하지요.
내 존재는 지워졌지만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다는 그런 위안요.
그런데 가장 화나는 일은 뭐냐면요
나를 자살하게 만들었던 친구들은
대학도 가고 연애도 하고 행복하게 지낸다는 거예요.
웃기죠?


이곳에서 세월호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제 경험을 그대로 얘기하는 게 어렵기는해요.
아, 물론 그 분들이 죽은 후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저처럼 구천에 머물고 있는지 아닌니도 저는 모릅니다.


음... 여기까지 얘기하고 나니까 무슨 말을 더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이 사연에 대해서 성민이에게 조언을 구했거든요.
그랬더니 별다른 얘기없이 이 노래를 추천해주더라고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마른 잎 다시 살아나’)


2


이번에는 성민이님의 사연을 소개해드릴게요.

 


부모님 집에 키우던 개가 지난 5월에 새끼를 낳았습니다.
네 마리를 낳았는데 세 마리는 누군가에게 주고 숫컷 한 마리만 남겨뒀습니다.
새끼를 낳기 전에는 잘 짓지도 않고 살이 너무 쪄서 걱정이었는데
새끼를 낳고 나서는 모르는 사람만 보면 짖어대고 살도 몰라보게 빠졌습니다.
그 대신 새끼는 엄마를 괴롭히면서 토실토실 살이 올랐습니다.
그 모습에 마음이 짜했는데...


결국 부모님이 어미 개를 개장수에게 넘기시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암컷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새끼를 낳을텐데 새끼들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부모님의 결정에 뭐라고 얘기할 수 없었습니다.


개를 넘기던 날, 억지로 끌려서 차에 실려가던 개가
차가 정차한 틈을 타서 도망쳐 집으로 달려왔다고 합니다.
개는 그렇게 다시 안전한 곳으로 왔는데
잠시 후 도착한 개장수에게 다시 넘겨졌지요.


부모님 집에 가면 하얀 어미개 대신
까만 아기 강아지가 귀엽게 꼬리를 흔들어댑니다.
그 모습을 보면 왠지 마음이 싸해집니다.


개를 기른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에고 에고, 불쌍해서 어떻해.
지난 번에 새끼들 낳고 젖 먹이는 사진도 올려놨었는데...


성민이 부모님이 너무 매정하신건가?
아님 성민이가 너무 민감한건가?


성민아, 사랑이는 잘 있지?
설마 사랑이를 개장수에게 넘기는 일은 없겠지? 하하하하


마음이 여린 성민이를 위한 노래 하나 들려드릴께요.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은 성민이가 사는 컨테이너입니다.
컨테이너에 지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름에는 금방 뜨거워지고 겨울에는 금방 차가워지는 곳이랍니다.


뜨거운 여름을 견디기 위한 성민이의 방법이래요.
파이프에 못으로 작은 구멍들을 내놓고는
한쪽 끝을 막아서 지붕 위에 올려놓은 다음
호수를 연결해서 물을 틀어놓는데요.
그러면 지붕에서 물이 졸졸 흘러서
아주 쪼~금은 견딜만 하데요.


여러분들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이 여름을 견디고 계시겠죠?
힘들지만 잘 버텨보자고요.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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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하나


성민이가 종이접기를 몇 년 전부터 취미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카들을 제외하고는 나눠줄 사람이 딱히 없어서
접어놓은 것들이 쌓여가고 있네요.
블로그에 ‘종이접기’를 보시면
허접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성민이가 접어놓은 것들이 탐나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나눠드리겠습니다.


성민이 메일 smkim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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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둘

 

귀농해서 농사를 배워가고 있는 성민이가
첫해 농사로 울금을 수확했습니다.
꽤 많은 양을 수확해서 울금가루도 만들었습니다.
농사는 수확만이 아니라 판로도 고민 해야하는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울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으니
제주도 애월에서 수확한 울금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십시오.
010-7696-4454 (판매는 저희 아버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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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셋

 

성민이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습니다.
성민이 꿈은 ‘혁명 휴양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곳’이
‘치유 속에 혁명이 씨를 뿌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성민이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이 꿈을 이루려면 적어도 10년은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10년의 호흡으로 혁명 휴양소를 같이 만들어가실 분들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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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넷

 

성민이 부모님이 4남매를 키우던 집이 자식들이 하나 둘 씩 떠나면서 휑해져버렸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리모델링해서 민박으로 바뀌었습니다.
민박집 컨셉이 ‘부모님과 제주여행’이랍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한 번 구경와보세요.
여기 -> http://joeun095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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