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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열린글쓰기가 마무리되면서 밀린 서류 작업도 마무리 되었고내일 접수하면 끝글 쓰기 마무리 기념으로다 지난 11월 25일 글쓰기 모임 때 적었던 글(글감 부모)을 올려본다.
  
첨부한 사진은 하경이 돌 때 작은 처남이 사진을 찍었던 사진에서 오린 사진이다아마 맨 아래 내용을 읽을 때 장면일 것 같다또 다른 사진도 오린 것이라 화질이 많이 이상하다ㅎㅎㅎ
  
부모
  
이번 글감은 부모다도대체 부모가 무엇일까?
  
내가 처음 부모가 된다고 했을 때 많은 고민이 있었다가장 큰 고민은 과연 나는 부모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이었다당시 아내는 큰 수술을 마친 뒤였고교회는 미자립교회였고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으로는 부족한 것들뿐이었다.
  
결혼 전에도 잠깐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막상 살다보니 잊고 있다가아내가 아픈 이 후 먼저 입양을 한 아내 친구의 권유로 고민을 하기는 했지만고민이 고민으로 끝나지 않은 것은 지방회 목사님들과 여행을 갔었는데당시 전도사님 내외가 입양을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전도사님 사모님과 밤새 죽이 맞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입양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당시 전도사님은 낳은 큰 아이가 있었다큰 아이와는 나이차이도 있었지만 우리보다 먼저 아이를 입양했고우리도 바로 뒤를 이어 입양을 했다.
  
입양을 결정한 뒤 나는 거의 매 일 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에서 먼저 입양한 분들의 일기장을 읽으며 나는 과연 이런 상황이 다가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이런 저런 고민을 했었다내가 입양 후 초반 아니 지금까지도 입양과 관련한 글을 적는 것은 누군가 내가 입양에 대한 고민을 할 때부터 그들의 글을 통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혹여나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입양과 관련한 글을 적고 있다.
  
나는 최근에는 입양이라는 주제로 글을 잘 쓰지 않는다입양과 관련한 글을 집중적으로 적었던 시기도 있었지만시간이 흐를수록 글을 적을 시간도 없고관심 분야도 바뀐 탓에 입양과 관련한 글을 적는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었지만입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는 않지만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는 형태로 계속해서 글을 적고 있다.
  
요즘은 사춘기에 빠진 큰 아이가 속을 뒤집는다어제는 하경이와 하람이 치과에 다녀왔는데치료비가 31만원이 나왔다하경 30, 하람 1.
  
치과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하경이는 무엇인가를 사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서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오늘 많다고 하니 31만원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자기에게 얼마가 들어갔느냐고 묻는다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하람이가 옆에서 계산하는 것을 들은 것을 이야기 했다며자기에게 얼마가 들어갔느냐고 묻는다그래서 30이라 말을 하자그게 자기 잘못이냐고 도리어 따진다.
  
학교에 데려다 주는 동안 운전석 옆에 앉아 하경이가 화장을 고치며 짜증냈다하경이가 화가 난 건 아침에 화장을 한 것이 치료를 하느라 얼굴에 씌운 가림천 때문에 화장이 엉망이 된 것 때문에 화가 나 계속 짜증이다.
  
이가 아픈 것보다 화장이 중요하냐고 물으니 그럼 지금 현재 시간이 중요하지 어른들은 왜 맨날 미래를 이야기 하냐고 반문을 한다치아를 고친 것도 미래를 위한다고 하는데지금 자기에게는 치아보다 화장이 엉망이 된 것이 더 짜증이 난다며 화를 낸다이걸 에구.
  
저녁에 집에 들어가니 아내는 미친 이라며 화를 내며다시는 치료를 하러 가지 말라며 화를 낸다지난 번 치료를 했을 때도자기 이는 자기가 잘 관리를 하겠다며 간섭하지 말라고짜증을 냈기 때문에이가 많이 썩었다는 말에 화가 난 거다.
  
하경이는 이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그러고아내는 지가 아파봐야 안다고치료를 시키지 말라고 하고에휴다음 주 월요일에 하경하람 치과를 또 가야 하는데두 여자 사이에서 살아가기 참 힘들다.
  
하경이는 학교에서 연극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오늘 하경이가 연극 연습을 하느라 늦게 끝나기 때문에 저녁에 먹을 밥 반찬을 준비해야 한다어제 늦게까지 잠을 못 자던 아내는 미친 이라며 하경이를 욕하면서도 새벽에 반찬을 만들고는 비몽사몽 출근을 했다.
  
사실 어제 저녁 아내가 하람이와 같이 자라며 방에 나를 밀어 넣었다그래서 하람이 옆에 누었는데하람이가 아빠 나이를 묻더니자기가 20살이 되면 아빠 나이가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그리고는 우리 가족이 죽는 게 싫다며 운다뭐 사람이 살다가 죽을 수도 있지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하람이에게는 죽음이라는 것이 많이 두려운 것 같다애비가 목산데목사 노릇을 못한 것 같아 하나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람이가 우리 가족이 죽는 것아빠엄마언니가 죽는 게 싫다며 우는 소리에 아내가 방으로 들어와 하람이 옆에 누워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나는 코고는 소리와 함께 자기에는 방이 좁다는 이유로 거실로 팽당하고아내는 하람이와 계속 이야기를 한다.
  
하람이가 잠이든 사이 아내는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고나는 쿨쿨.
  
부모란 무엇일까아침에 학교에 가는 하경이에게 엄마가 준비한 반찬이라며 말하고는 들려 보냈다지도 안단다.
  
미친 이라고 하면서도 잠도 못자며 딸 자식 반찬 만들어주는 아내나 가끔 편의점에 있으니 3천원만 카톡으로 보내달라는 딸에게 안된다고 하면서도 카톡으로 송금하는 내 자신을 본다.
  
부모 노릇 잘하고 있나?
  
하경이 돌 때 사람들 앞에서 읽었던 편지를 읽어보며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긴다.

처음 하경이와 함께 집에 돌아온 아빠는 하경이에게 하경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하경이가 부딪힐 수많은 편견과 오해의 장벽들을 모두 허물 수는 없지만 아빠의 능력이 닫는 데로 최대한 허물어 보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어쩌면 지금 제가 이렇게 하경이와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하경이와의 약속을 지키는 행위의 한 부분이라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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