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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 젓꼭지...

 
하경아 요즘 엄마 아빠가 네가 좋아하는 것 하나를 네게서 떼어 놓으려 하고 있단다.


공갈젓꼭지라고 네가 참 좋아 하는 것인데 그것을 네게 멀리 하도록 하려니 네가 많이 서운해 하고 있단다. 잠이 들기 전 울고 짜증내고 어떤 때는 그냥 다시 줄까 생각도 해보지만 엄마하고 아빠가 몇일 고생하자고 마음 단단히 먹고 버티고 있단다.


지난 금요일 저녁부터 떼려고 마음 먹었는데 지난 금요일에는 네가 많이 피곤한지 바로 잠이 들었지만 토요일에는 잠을 잘 자지 않아 엄마가 고생 많이 했단다. 아빠는 주일 준비한다고 교회에 내려와 버렸기 때문에 엄마가 널 업고 한참을 씨름한 것 같더구나


네가 이 글을 읽는 다면 엄마한테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렴 엄마가 너 때문에 행복하지만 행복을 위해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오늘만 해도 네가 투정하다 엄마 얼굴 때렸지, 네가 엄마 안경 가지고 노는 것 좋아하는데 오늘 엄마 안경 이상하게 만들었지...


아빠는 네게 하다고 하지만 엄마 만큼은 못한단다. 엄마 몸이 건강한 편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 교회 일에 네 수발에 많이 피곤해져 지금 네 옆에서 쓰러져 잠을 자고 있단다. 아빠는 쓰레기 버린다고 나와서는 교회에서 이 글을 쓰고 있고...


네게 편지를 자주 쓰려고 하는데 요즘 일이 생겨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단다. 참, 어제 엠팩에 블러그 만들었단다.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엠팩에 글 남기는 거야 네가 입양하기 전부터 네게 쓴 편지들은 네이버에 있지만 그래도 이제 엠팩에도 글을 남기려고 해


그런데 사실 아빠가 이 글을 쓰는 시기는 뭐가 바쁜지 정신이 하나도 없는 때라 글을 잘 쓰지는 못할 것 같아 그래도 네가 글을 읽을 때 쯤이면 제법 많은 글들이 남아 있겠지...


아빠가 글을 쓰기가 어려운 것은 네게 많은 이야기를 해 놓고 네가 자란 후 그 글들을 읽으며 네가 경험했던 기억들과 어긋나는 일들이 많을까봐 조심스럽기 때문이란다. 네게 참 잘해주는 것 같이 글을 적어 놓고 막상 네 기억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 아빠나 엄마가 못쓸 사람이 되잖니...


하경아 아빠와 엄마는 네가 있어 행복하단다. 그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널 입양하고 아빠는 성경을 다시 보게 되었단다.


요즘 네가 감기 기운이 있단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공갈젓꼭지 떼는 시기를 잘못잡았다고 후회도 하지만 어쩌겠냐 시작해놓았으니 다시 돌이킬 수 없고 그래도 오늘 하루 잘 놀았고 피곤한지 투정 두어번 하더니 잘 자고 있단다. 덕분에 아빠는 이렇게 네게 편지를 쓰고 이제 이 글이 마치면 올라가 엄마하고 하경이하고 잠자는 옆에서 깊은 잠에 들 생각이란다.


비가 오려는지 많이 덥네 조금 전 아빠가 손으로 날아가는 모기를 잡았어~~

 


2007년 7월 8일
하경이를 너무 너무 사랑하는 아빠가 사랑하는 하경이와 하경이 엄마 옆에 잠자러 들어가기 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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