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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1/19
- 징검다리 어린이도서관 1주년행사
덥다.
1. 어제는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20시 쯤 집에 돌아오니 분위기가 싸하다. 부화기에서 두 마리의 병아리가 나왔다고, 살펴봐야 한다며 작은 아이는 엄마하고 학교에 가고 싶어 하고, 아내는 피곤해서 거의 떡 실신.
2. 작은 아이와 협상과 수차례의 재협상을 통해 둘이서 같이 가기로 하고, 22시가 조금 넘어 학교로 출발. 집에서 나오기 전 학교 가면서 말을 시키지 말란다. 왜? 짜증나. 아내에게 외면 받는 것도 버거운데, 이제는 딸들에게마저 외면 받는 나.
3. 학교에 도착하니 2층과 11광장에 불이 켜져있다. 작은 아이 반 교실에 불이 켜져있어서 들어가 보니 불만 켜져 있다. 누군가 놀다가 불을 끄지 않은 것 같다. 부화기에는 알이 하나 더 있었다. 조만간 이것도 나오겠지.
4. 부화한 두 마리는 서로 포개져서 나를 본다. 부화기 옆에 깨어져 있는 알을 보자니,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데미안은 몰라도, 알을 깨고 또 다른 세상으로 나오는 그 순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5.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 둘이서 몸을 포개어 있지만, 조만 간 병아리들은 자라서 학교 운동장을 휘젓고 다닐 것이다. 마치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것처럼.
6. 아이들
이 청년이 되고, 중년이 될 때까지 지켜볼 수 있을까? 아이는 시간이 흐른 뒤 오늘의 나를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7. 2층에 켜져있던 교실들의 불을 모두 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11광장에서는 여전히 불이켜져있었다. 모임은 대면 모임이 짱이다.
2022.06.21.
눈물이 마른자리...
#산학교 #부화기 #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