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날은 세차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나는 꼭 비가 오는날 세차를 한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가 아까워서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에

집에있던 화분들을 평상에 옮겨놓고.

 

비때문에 꽃마차 아래에 쏙 들어가 있는 초롱이에게

개 사료도 슬쩍 갖다 놓는다.

 

비오는 날이니 점심엔 부침개를 부쳐 먹고

꽉 찬 배를 두드리며

장화에 비옷을 입고

세차를 하러 나간다.

 

봄날 황사로 뿌연해진 차에 비가 내리니

먼지를 가득 담은 빗물이 차에서 흘러 내리고 있다.

비에 젖은 큰 자루 걸레를 들고 앞뒤, 위아래, 슥슥 닦아 내린다.

서두를 것도 없고 세제도 필요 없다.

앞뒤로 슬쩍 슬쩍 움직이면

내리는 빗물에 먼지가 버무려진 물들이 슬슬 내려온다.

 

어디 고여 있는 빗물 없나? 찾다가

쫄쫄쫄 물 내려오는 처마밑으로 가 걸레를 빤다.

다시 슥슥 차를 닦아 낸다.

 

이제 이렇게 닦은 다음 그대로 비를 맞추면 세차가 끝난다.

한결 반짝반짝해진 황금마차를 보고 있으니 흐믓해 진다.

 

비가 오고

수선화도 한결 싹이 푸릇해졌다.

곧 노오란 꽃망울도 올라 오겠지.

 

어서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구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3/31 13:25 2010/03/31 13:25
Tag //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dalsang/trackback/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