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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래동화
금사다리 은사다리와 금강초롱(5)
이 때였어요. 갑자기 사위가 대낮처럼 환히 밝아지더니
눈 앞에 있던 바위 벼랑들이 은빛 금빛을 뿌리는 것이었어요.
놀라운 광경에 눈이 휘둥그래진 어머니와 여인들은
황황히 바위 앞으로 달려갔어요.
가까이에서 보니 집채같은 바위들이
층층이 쌓여 단을 이룬 돌사다리였어요.
"무쇠야, 네가 정녕 이렇게 바위돌로 굳어졌단 말이냐?
네 누이는 어델 가고....."
어머니는 바위를 그러안고 쓰러졌어요.
생각하면 할 수록 어머니는 가슴이 답답하고
눈앞이 캄캄하여 몸을 가눌 수가 없었어요.
정신을 잃고 그자리에 쓰러진 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어머니가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있었어요.
"마을 여인들의 근심어린 눈길이 어머니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어머니는 어디선가 풍겨오는 유다른 향기를 감촉하고 머리를 쳐들었어요.
이어 어머니의 눈길은 파아란 이파리가
바람결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한포기 꽃에 멈춰졌어요.
흙 한줌도 없는 커다란 바위 짬에
어떻게 뿌리를 내렸는지 뾰족뾰족 톱이 모양의 잎사귀는
한창 물기가 올라 진한 풀색을 띠고
수집음 잘타는 처녀의 자태인양 반쯤 고개숙인
보라색 초롱꽃은 아침이슬을 함뿍 머금어 더욱 청신해보였어요.
금강산에서 처음보는 꽃이었어요.
아니 아마도 이세상에 처음으로 뿌리내린 꽃이리라.
밤새도록 동생을 기다리며 초롱불을 켜들고
안타까이 서있던 그 모습이 그대로 어려서인가.
아니면 고향 금강산과 어머니를 위하는 아지의 고결한 성품이 담겨 있는 것 같은
이 초롱꽃은 어머니에게 무심히 느껴지지 않았어요.
도라지 전설을 그리도 즐겨 들으며 어느 꽃 보다도 도라지 꽃을 사랑하던 아지여서
어머니에게는 그 꽃이 꼭 딸자식처럼 생각되었어요.
뿌리 한오리 상할세라 정히 떠낸 어머니는
집으로 가져다가 뜨락에 심고 정성껏 가꾸었어요.
그로부터 몇해 후 꽃은 비로봉뿐만 아니라 금강산 곳곳에 퍼져갔어요.
꽃뿌리를 캐다가 달여 잡순 이후로
어머니의 병은 씻은듯이 나아지고 젊음을 되찾은 듯 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오누이의 효성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이때로부터 사람들은 무쇠의 넋이 깃든 비로봉의 돌사다리는
햇빛을 받아 음빛 금빛으로 빛나는 사다리라 하여
'금사다리 은사다리'라 부르고
금강산에 처음으로 뿌리내린 보라색 초롱꽃은
고향을 사랑하여 어머니를 극진히 위하는 아지의 넋을 담아
'금강초롱'이라 이름지어 즐겨부르곤 했어요.
오늘도 금강산의 비로봉에는 전설을 담아 안고
은사다리 금사다리로 불리는 돌층게가 하늘을 찌를듯 솟아 있고
골짜기 마다에 피여나는 금강초롱은 그윽한 향기를 풍겨주고 있어요.
(끝)
글 - 1991년 조선미술출판사 출판 '금강산 전설집 2권' 에 수록된 내용임
여러분 금강초롱이야기를 잘 들었나요?
옛이야기는 노래와 말로 전해져 내려왔어요.
지금은 나뉘어 있지만
우리 민족은 원래부터 하나여서
같은 이야기와 같은 노래를 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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