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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4
    레지오에밀리아접근법(4)
    하얀저고리

레지오에밀리아접근법(4)

'미래는 아름다운 날이야' --- 레지오에밀리아접근법에 관한 책소개

 

이 책은 이탈리아 에밀리오 로마냐 주(Regional) 레지오 에밀리아 도(Provincia) 산 일라리오덴자 시(Comune)에 소재하고 있는

피아스트리와 로다리 공립 유치원 만 5~6세 유아들이 진행한 ‘미래’프로젝트에 관한 기록입니다.

 

우리는 이 기록을 통해, 유아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관점과 잠재 가능성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열어주며 앎을 얻어 나가는지 그 방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록에 대한 교사들의해석을 통해, 유아들은 보호되고 나약하며 빈약한 존재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표현을 모두 듣고 나름대로 평가하며 흡수하는, 열려 있는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아들의 생각에 대한 한 어른의 생각---- 글- 구이도 쟈렐리(인류학자, 피아스트리 유치원 원아의 아버지)

 

유아들에 의해 유치원에서 진행된 가치 있는 작업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으로부터 얻어진

‘미래’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에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시간이란 것이 추상적 개념으로만 존재한다면,

(우주의 시간과 같은 소위 객관적 시간 역시, 아인슈타인 이후, 좌표라는 상대적인 개념에 의존해 왔다)

 그리고 각 시대와 문명이 각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것이라면,

우리들의 문명과 시대는 지난 21세기를 주도해왔던 ‘발전’이라는

선형적 개념에 대해 심각한 실어증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내용에 도취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인지발달단계(Piaget에 의해 전조작기라 일컬어진)에 있는 -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추상적 합리론에 영향을 받지 않는 -

꿈과 문학에서 발견되는 자유로움과 공상을 가질 수 있는 유아들의 상징적 구체성을 통한 생각의 비유적 풍부함일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는 사물, 사람, 또는 생물 또는 무생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는 작은 사람이 위로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 산이야”(조르지아),

 

“그건 터널이야. 왜냐하면 그 가운데로 세월이 지나가기 때문이지”(엘레나),

 

“아마 미래는 지하 세계에 살면서 마개로 닫혀 있는 땅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오는 것 같아”(옴니아),

 

“그건 공기와 같은 거야. . . 하늘 전체를 돌아다녀”(다리오),

 

“미래는 색칠이 되어 있는 둥근 공이야. 그리고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모양들이 있어”(엘레나),

 

“그건 우리 안에 있어. 우리 마음속에”(끄리스띠안),

 

“그건 우리 마음속에 있는 작은 목소리인데, 굉장히 많은 걸 알고 있어. 내가 뭘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어”(엘레나)


이 외에도 가까운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현재로부터 연속된 지평선으로서 다리오와 그의 친구들이 말하는‘과학 발명실’의 이미지 속에 존재합니다.

 

이 ‘과학  발명실’에는 공상적이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과 매우 가까운 기계들의 세상이 존재합니다.

인터넷, 리모콘, 로보트, 엄청난 속도로 구성된 오늘날에 이 유아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른이 되면 과학자가 될 것이고, 과학 발명실에서 일하게 될 거야.” 라고 다리오가 말한 것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생각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가끔씩, 특히 자연, 즉 인간보다 크고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희미한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아들은 전혀 다른 미래에 대한 생각을 보입니다.

 

“미래에는 물은 더 많아지고, 땅은 더 줄어들어서 바다가 더 늘어날 거야”(마떼오),

 

“미래에는 비가 더 많이 와서 나무가 더 많아질 거야”(다비데),

 

“수백만 년이 지나면, 전부 더러워져서 사람들은 모두 방독면을 써야 될 거야”(마리암)


이러한 시간에 대한 다른 인식들은 아프리카 전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존 모비티(John Mbiti)가 사용하는

스와힐리족의 사사(sasa)와 자마니(zamani)의 개념을 상기시킵니다.

시간은 이차원적인 현상으로,

사사(sasa)는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시간적 차원입니다.

이것은 가까운 과거,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가 존재하는 미시적 시간이며,

개인과 그가 속한 집단에게 중요한 활동 공간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자마니(Zamani)는 반면 거시적인 시간을 의미하는데,

먼 과거와 먼 미래를 포함하고 있는 이 개념 내에서 사사(sasa)에서 일어났던 일들은 실현되고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자마니(zamani)란

신화적인 규모의 시간으로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역사를 초월함과 동시에 고무시키는

이상적인 국가 유토피아에 대한 의식의 투사와 상반되는 개념입니다.

 

“미래의 도시”에 대한 유아들의 설명에서 드러나는 현실성은 충격적인 수준입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늘 있을 거야. 왜냐하면 그들은 그렇게 태어나니까”(마리오)

 

“우리는 절대 평등해질 수 없어. 그건 꿈이야. 절대 일어날 수 없거든”(엘레나).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이라는 유토피아적 생각은 매우 퇴색되었습니다.
즉 꼬끼아라(Cocchiara)가 고대 라틴, 그리스, 심지어는 이집트의 황금기에 저술된

고전 신화와 같은 민중문화의 유적 속에서 발견된 ‘뒤집어진 세계’의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비판적인 도구로서의 미래,

즉 실제의 역사에 작용하는 추진력 있는 힘으로서의

미래에 대한 생각 역시 결국 이들로부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미래는 오로지 운명의 여신 파르케(Parche)만이 마술처럼 통제할 수 있는 운명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교육기관들 사이의 우정... 글- 베아 베끼('레지오 칠드런' 교육자문위원)

 

우정과 교육기관 같은 단어들을 서로 결부시키는 것은 어색한 일이지만,

레지오 에밀리아와 산 일라리오덴자 공립 유치원들의 관계는

우정이라는 말이 딱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이 책의 탄생 전 과정에 걸쳐 한 사람의 후원자이고 친구였지만, 

지금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은 이 위대한 책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그 보다는 매우 강력한 문화적 긴장과 체제를 갖춘 하나의 상황이

어떻게 동등한 수준의 다른 상황을 북돋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매우 다양한 상황과 주제에 걸쳐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례로 레지오 에밀리아의 영유아원과 유치원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의 사례가 전 세계의 수많은 교육학자와 교사들뿐만 아니라,

유아들 세계에 대한 도식적이고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상 뒤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나의 목적은 지금 당장 그것들을 분석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양질의 기반 위에서만 양질의 결과가 얻어지며,

문화적·정치적·경제적 의사 결정은 언제나 당장에 처한 상황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갖춘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문화는 갈수록 변화를 요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혁신의 도구가 되었으며,

교육기관은 이러한 변화와 혁신의 한 수혜자가 될 것입니다.


산 일라리오덴자와 레지오 에밀리아 유아교육기관들의 경험을 하나로 묶은

교육청 사이에 존재하는 우정과 상호존중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두 교육청은 유사한 길을 걸어왔고,

결코 대처하기 쉽지 않은 문제들을 대처해왔습니다.

그 동안 많은 논쟁과 토론이 있어 왔고,

두 교육청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경우 역시 있었지만,

이러한 차이들이 두 교육청 사이의 협력을 와해시키지는 못했습니다.


90년대 초, 산 일라리오덴자의 한 유치원에서

로리스 말라구치가 강의를 하던 도중에 했던 말을 나는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는 유치원 내에 전시되었던 유아들의 그림 수준에 놀랐으며,

유아들의 그런 독창적인 작품들에 대한 공의 일부를

유아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지혜로운 교사의 지원에 돌리면서

“우리 전시회에 포함시킬 프로젝트를 맡길 수도 있겠군요.”라며 칭찬했습니다.

‘아이들의 수많은 언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전 세계를 돌며 전시되고 있었는데,

여기 출품된 작품들은 레지오 에밀리아 안에서 가장 좋은 교육기관들을 대표하는 것들이었고,

말라구치가 매우 엄격한 평가를 내리기로 알려져 있었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칭찬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레지오에밀리아와 산일라리오덴자의 교수 학습 지원 조정자(장학관-역자 주)들이 계획한

회의와 강연에서 우리는‘피아스트리(Fiastri)’와‘로다리(Rodari)’유치원의

아뜰리에리스타들과 선생님들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만남을 통해 구축된 협력관계에서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며,

이 협력관계는 아래의 몇몇 공동 프로젝트에 의해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1996년, 레지오 칠드런은 이 두 유치원의 공동 프로젝트인

‘나의 소망에게’라는 책의 편집을 맡게 되었습니다.

레지오 칠드런의 자문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유아들의 글을 통한 의사소통을 다뤘고,

까를라 리날디는 이 메시지들의 네트워크를‘우정, 사랑, 분노, 사실을 알리는 것,

그리고 자신과 서로의 감정들, 사물들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아뜰리에리스타(영유아 미술 교육자-역자 주),

특히 미술 교육을 받은 이들의 존재는 유치원에 매우 중요한 것이며,

레지오칠드런이 지난 해 레지오에밀리아 도의회의 도움으로

젊은 아뜰리에리스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수립해 조정하기로 할 정도로

그들의 존재는 레지오 에밀리아 유치원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큰 부분이었습니다.


산 일라리오덴자의 교육행정가, 장학사 그리고 교사들과 몇 차례의 회의 후에,

그 중 한 음악가와 미술가가 이 두 유치원에 고용되었습니다.

이들의 목적은 새로운 개념의 아뜰리에스타가 되어 서로 다른 전문 기술들을 사용해

함께 새로운 종류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과 이 책을 만들기 위해 이루어진 과정은

유아를 향한 레지오 에밀리아와 산 일라리오덴자 사이의

명백한 또는 암묵적인 협력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 책의 주제인‘미래’프로젝트의 협력 과정은 공히 유아들의 문화에 대한 진실되고 애정 어린,

 때로는 모험적인 존중에 의해 이끌어진 것들입니다.

 

 이 책의 지면 배치 역시 어른들이 흔히 유아들의 문화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유치하고 단순한 그래픽의 틀에서 벗어나 유아들과 교사들의 총명함,

상상력과 시적 언어를 존중하기 위한 문화적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이 책의 편집 역시 레지오 칠드런이 맡게 되었는데, 이는 유아들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유아, 교사, 지역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유아교육기관을 더 흥미로운 곳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앞으로의 프로젝트와 교류의 측면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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