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식물 치료하기

 

이웃에서 배추농사 지으시는 분이 뿌리가 썩은 배추를 뽑아와서 나에게 보여주신다. 

밑둥썩음병에 걸린 배추들을 끌어안고 너무 속상해 하셔서

원인과 치료법을 알기 위해 인터넷에서 자료를 조사해보았다.
 

밑둥썩음병 (뿌리 썩음병)
뿌리가 녹아 내린 것처럼 없어져 버리는 병이다.

이 병은 곰팡이균으로 발생하는데, 미숙퇴비를 영양원으로 이용한다.

 

예방법: 같은 밭에서 배추 연작을 할 경우 반드시 발병하므로 이걸 막으려면 반드시 연작을 피해야 한다.(양배추, 얼가리, 배추 모두 연작임)

              미숙퇴비를 넣었다면 반드시 발병하므로 이걸 막으려면 반드시 완숙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가급적 질이 좋은 퇴비를 구입해 쓰고, 냄새가 나는 퇴비를 구입하지 않는다. 잘 부숙된 퇴비는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고 흙처럼 되어있다.)
              곰팡이균은 밭에 습기가 많을 때 창궐하므로 비닐멀칭을 가급적 하지 않는다. 

              배추 품종을 잘 선택해야 예방이 된다.

              땅이 숨을 쉴 수 없게 너무 다닥다닥 붙여 심지 않고 재식간격을 지켜 넓게 심는다.

              병에 대한 예방종자를 미리 구해 심는다.(어떤 병에 특별히 약한 종자가 있다.)

 

치료법: 이미 밑둥썩음병이 연작을 하여 발생하였다면 신속하게 다른 밭으로 이식한다. (뿌리가 자리를 잡을 동안 배추잎이 마르지 않도록 종이로 덮어준다.)

              밭에 석회를 넣어주고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면 곰팡이균의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뿌리도 숨을 쉬므로 흙 속에 산소가 잘 들어가도록 비닐멀칭을 벗기고 솎아서 바람을 잘 통하게 한다.

              이미 밑둥썩음병이 발생하였을 때 농약의 사용은 오히려 뿌리를 더 썩게 만듦으로 광합성미생물(EM)과 같은 천적을 이용하여 곰팡이균을 죽인다.

             (광합성미생물(EM)과 농약을 함께 사용하면 미생물도 같이 죽어 아무 의미가 없다.)

             밑둥썩음병에 걸린 배추는 속이 차지 않는다. 속이 차지 않는다고 퇴비를 넣으면 오히려 이를 영양원으로 곰팡이균이 더 창궐할 수 있다.

             (배추가 어릴 때 물을 얼만큼 주는가에 따라 이미 잎수가 결정된다. 나중엔 아무리 퇴비를 줘도 키만 커지지 잎수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 "올빼미화원" 네이버블러그에 가면 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http://blog.naver.com/manwha21.do?Redirect=Log&logNo=130035654652)

 

..............................................................................................................................................................

팥과 콩에 병이 들었다.

팥과 콩에 물을 안주고 얼마동안 소홀했을까?

배추에만 물을 주는 일을 얼마동안이나 계속했단 말인가?

아!

밭에서는 물을 차별적으로 주는 것을 절대 하면 안된다는 것을 몰랐다.

최근 며칠 가물었을 때 배추에만 물을 준 것은 아주 치명적인 것이었다.

콩과 팥이 배추에만 물을 주는 것을 다 보고 있다가 마치 애정결핍에 걸린 사람처럼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꽃이 썩고 꼬투리가 마르는 병에 걸려 버렸는데 아무렇게나 가지를 뻗고 있는 그 자태가 마치 성난 아이 같다.

도대체 콩과 팥이 생각을 하고 있는 인지력의 소유자란 말인가?

식물도 음악을 듣는다고 누가 그러던데...

내가 항상 일정한 시간에 와서 물을 주고 밭고랑을 왔다갔다 하는 사이 혹시 나의 냄새를 알고 있지는 않았을까?

어쩌면 식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감각기관을 소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식물은 동물과 달리 한 곳에서 자라니까 단지 특별히 감각이 발달할 필요가 없었다.

양분을 스스로 생산하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사냥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한 곳에 머물러 자랐을 뿐이지

식물도 느낌이 있고 고등동물보다 더 고차원적인 감각이 발달해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 난 비상에 걸려 풀을 뽑고 물을 골고루 주었다...

하지만 콩과 팥이 나에게 하는 말.

" 이제 와서 병든 날보고 어떻게 하라고. 응?"

이러는 거 같다.

 

나는 병든 서리테콩 다섯그루를 과감히 뽑았다.

마치 내 팔뚝을 뽑는 심정이었다.

너무 빽빽한 곳의 바람길을 잘 안통하게 해서 나머지를 살리려고. 

뽑은 자리를 보니 콩 사이에서 근대가 자라고 있었고 뿌리도 서로 닿아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밭에서는 전쟁이 일어났던 것이다.

근대와 콩이 무기물과 물을 두고 서로 다툼이 있었던 것이다...

병이 들었을 때는 항상 원인이 있다.

 

물을 선택적으로 배추에만 주었던 것이 애정결핍이라는 비과학적인 원인이 되었다면

콩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고 충분한 무기물과 물을 빨아들이지 못했던 것은 과학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나는 며칠동안 아침 저녁으로  나머지 콩과 팥을 돌보았다.

잘 숙성된 EM 효소와 물을 섞어 충분히 주고 흙을 숨 쉴 수 있게 돌과 풀을 골라내고 북돋아주고...

내가 지극정성으로 애정을 듬쁙 주고 있다는 것을 콩과 팥이 마치 알기라도 하듯이

식물들은 부드러워지고 편안한 모습으로 꼬투리를 다시 튼실하게 맺으며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다.

 

식물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신비한 존재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