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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사회

언젠가 딸아이와 캐나다 동물원에서 산 '코끼리' 책을 읽다 우연히 생각한 것이 있다.

코끼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떼를 지어 산다.

이 떼는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컷들은 떼 속에서 살 수 없다.

13살 정도가 되면 쫓겨난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코끼리는 물웅덩이를 중심으로 대를 이어 산다.

멀리 이동도 하지만 그것들을 소유하고 상속한다.

소금굴을 포함하여...

상아는 소금굴에 들어가서 소금을 팔 때도 쓰인다.

코끼리는 물과 소금이 필요하다.

물과 소금은 여자 아이들에게 상속된다.

여자 아이들은 쫒겨 나지 않는다. 13살이 넘어도.

원으로 둘러 있는 어미 코끼리들의 다리는 적들에게는 마치 울타리처럼 보인다.

울타리 안에서 새끼들은 양육된다.

여자 아이들은 동생들을 돌보아야 한다.

이것은 조직을 유지하는 중요한 업무이다.

늙으면 여자 아이들 중 하나가 조직의 우두머리가 된다.

짝짓기는 조직의 승인을 받은 우수한 수컷만이 들어와 하고 나간다.

수컷들은 소규모 조직을 유지하다 흩어지거나 혼자 돌아다니기도 한다.

코끼리 사회의 암컷들은 우리 자본주의 사회의 여자들보다 더 권력이 있어 보인다.

 

코끼리 사회의 암컷들은 수컷들에게 결코 몸을 팔거나 자식을 양육하기 위해 노예가 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연대하고 있고 물웅덩이와 소금굴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을 여자들만이 상속받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사회적으로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녀가 혼자 살 때는 약자가 아니었어도 아이들을 낳아 기르다 보면 어느 순간 약자로 전락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누군가에 의존해서 출산과 양육을 해야만 하는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다.

 

여성들이 아이들을 낳아 기르려면 양육기간 동안 돈을 벌어다 주는 남자가 필요한다.

즉, 먹이를 잡아와서 새끼들과 어미에게 가져다 주는 양육 동지가 필요하다.

아이들도 돌보아야 하고 사냥도 해야하고 집도 지어야 하고 그런 모든 일을 여자 혼자 할 수는 없다.

아이를 열달동안 뱃속에 넣고 다니면서 직업을 갖는 다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다.

열달 후 아기를 낳아 우유병과 기저귀 가방을 지고 업고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그 여성이 어떤 남자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여기서 여성들은 사랑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그래서 이 사랑의 이념은 매우 배타적이다.

아기와 자신의 생활을 보장 받기 위해서는 남자를 빼앗기지 않아야 하고 

다른 여성과 경쟁적 관계에서 일부일처제를 보장받아야 한다.

일처일부제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몸파는 여자에 대해서까지 존재의 위협을 느낀다.

 

여성의 출산 능력은 차별의 원인이 될 수 없다.

여성의 출산 능력은 여성 본래의 본성적인 요소이며

그 고유한 요소들은 사회적 권리로 보장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자본제 사회에서는 여성 개인에게만 사실상 모든 책임이 부여되어 있다.

여성이 남자에게 의존해서 출산과 양육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시스템을 장악하고 코끼리처럼 그것에 의존하여 아기를 길러야 한다.

이것이 여성이 연대해야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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