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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농사(2)

어젯밤 비에 애써심은 토마토 모종이 똑! 부러져 버렸다.

멀리 금촌까지 가서 사온 모종인데....

전업농들만 심는 아주 맛있는 모종이라서 미리 예약하고 산 것이다. 흑!

이웃의 아주머니가 대신 땅콩을 주셔서 심었다.

모래가 많이 섞인 밭이 있었는데 땅콩밭으로 안성마춤이다.

땅콩은 꽃이 지면 땅콩이 열리는데 희한하게 모래 속으로 들어가 열린다.

아래로 길게 꽃대가 내려가서 땅 속으로 파고든다.

나도 그림 그리기 위해 이론상으로만 아는 것이고 한 번도 내려가는 그 모양을 본 적은 없었다.

이번엔 진짜 보고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길러 보려고 한다.

 

딸기 모종도 10그루 심었다.

딸기가 먹고 싶은데 신선한 딸기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찍부터 모종을 구하러 다녔는데 우리 동네는 없어서 금촌에 가서 샀다.

오이와 방울토마토와 양상추 그리고 참외 모종도 심었다.

작년엔 한번도 안 심어 본 것들이다.

모종 심고 나니 하늘에서 촉촉한 비가 내려 물웅덩이에 가득 물도 고였다.

하늘은 다 알아서 해준다. 식물들이 자라고 열매 맺고 천년만년 생명을 이어가라고...

 

사람들 세상도 그랬을 것이다.

하늘이 다 알아서 해주고 천년만년 생명을 영위해 왔을 것인데...

어쪄다가 인간들은 자생능력을 잃어버리고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버렸단 말인가.

사람이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순간 누군가에게서 돈을 받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오랜 실업으로 빚을 지고 거리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 - 존엄한 인간의 모습이 이럴 수는 없다.

우리는 자연과 분리되고 분절된 상태를 모두 연결하고 이어야만 한다.

나의 농사짓기는 분절된 것을 하나로 이어나가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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