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과 다시 만났다

나에게 딱 맞는 옷처럼

친숙하고도 익숙하게

서로의 손길을 주고받으며

녀석과는 함께 일을 해왔다

 

때로는 분노로 상한 가슴을 열어놓고

때로는 넘쳐나는 상상력을 담아놓고

기약없는 방황속에서는 녀석을 버려두었었다

 

새로운 놀이터가 생긴이후로

다시 녀석과 마주하게 되었다

조금은 퇴색했고 조금은 상한 모습이

꼭 나를 닮아있다

 

녀석에게 담겨져 있던

녀석이 품고 있었던

나의 마음과 흔적들이

하나 하나 열릴때 마다

마음 어디 구석쯤에 처박아 두었던 기억들이

봄 아지랑이 처럼 올라온다

 

신산스럽지만 웬지 모를 아늑함으로

다가오는 녀석과의 해후에

가슴이 떨린다

 

녀석의 이름은

노트북 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2/24 09:17 2006/02/24 09:17
─ tag 
아늑한 해후 :: 2006/02/24 09:17 세상나무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dasan/trackback/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