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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시험대에 오를지도...

 

말걸기[치, 성질 돋구네!]에 관련된 글.

 

 

벌써 어제가 되었군. 19일(월) 오후에 어떤 사무실에 몇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 사람들은 모여서 의견을 나누더니 결론을 내렸다.

 

"진정하자."

 

여서기 '진정'이란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뜻이 아니다. 노동청에 진정을 내겠다는 뜻이다.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진정. 6인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 D-day는 23일(금).

 

 

어제, 6월 14일(수)까지 지급해주기로 약속했던 6인의 25,000,000여 원의 퇴직금 중 일부가 사전 의논도 없이 몇 명의 계좌에 찔끔 입금이 되었다. 제대로 알 길은 없으나 17일(토)에 보낸 내용증명의 효과가 아닐까 마구 추측을 해본다.

 

6월 15일(목)에 총무실장이 지급을 미루어달라며 분할 지급해 주겠다고 했는데(그렇다고 언제까지 얼마를 주겠다는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거절하자 생까고 있다가 내용증명을 보고 지 맘대로 찔끔 주면 대충 넘길 수 있겠지 싶어서 그런 듯하다. 이게 아니고 대표가 내용증명을 보았음에도 이런 거라면 더 황당하지.

 

민주'노동'당이라는 게 말야, 약속도 지키지 않을 뿐더러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을 때 미리 연락해서 사정이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약속을 바꾸길 바란다고 뜻을 전하지도 않는다. 아쉬운 놈이 찾아가거나 전화해대서 '제발 주세요'라고 하면 '나중에 주면 안될까?' 한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간다. 누가? 그 법인의 대표가. 당은 문성현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 진정을 내겠다고 모 최고위원을 통해 문성현 대표한테 전달할거라, 진정 전에 퇴직금이 지급될 수도 있다. 또한, 진정을 하자마자 퇴직금을 지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이 꼬이면 문성현은 벌금(이 정도 가지고는 감옥은 안가지)도 내야 하고 망신도 당해야 한다.

 

문성현이 이번 퇴직금 문제로 오르게 되는 시험대는, 진보정당이 주장하는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추구하는가에 대한 게 결코 아니다(이 점도 코메디이다). 이번 시험대는 당대표가 당의 집행력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다. 왜냐면 사무총장은 약속을 지키고 싶어했지만 총무실장이 째버리니 아무것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나서면 총무실장이 움직일까? 경기동부연합의 파견자인 총무실장도 뭉개버리는 '바지사장'이 되느냐,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뽑은 '대표'가 되느냐의 기로라고 할 수 있다.

 

내용증명은 당대표 앞으로 보냈지만 이런 건 당대표한테 보여주지 않으려고 맘만 먹는다면 실무자 선에서 '인 마이 포켓'할 수 있다. 형사문제인, 그것도 노동관련 현안인 퇴직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대표한테 보고도 하지 않는 실무자들에게 둘러싸인 문성현. '바지사장'이 분명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 사람은 처량하게도 지방선거 전에 소위 연합파에게 인사권을 몽땅 빼앗겨버린 게 분해서 선거 후에 인사권 행사하겠다고 열라 큰소리치더니 고작 천명한 인사문제란, 출.근.부.작.성.이다.

 

퇴직금 문제는 법률적인 문제기이기도 하지만, 이번 건은 당 내부적으로 보면 당대표와 최고위원회의 권위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 4월 21일에 있었던 26차 최고위에는 퇴직금 산정기준에 대한 안건이 올라왔지만, 문성현 대표가 퇴직금 기준은 법에 있으니 법대로 해야 한다며 안건을 폐기시키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지급 시점은 퇴직금을 요구한 퇴직자들과 협의하라고 결정했다. 그 결과로 4월 25일 퇴직자 8인과 사무총장이 합의를 한 것이다. 이 약속은 두번에 걸쳐 집행하기로 한 건데, 두번째 지급 약속이 깨졌기 때문에 6인지 진정을 내기로 한 것이다.

 

퇴직금 지급의 계기는 앞으로 여러 번 있으니 국고보조금 압류할 때까지 가지는 않으리라 예상은 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도 가기 전에 문성현은 '바지사장' 확정 도장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번 시험에서 문성현의 성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