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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 같은 역사(驛舍)

 

말걸기[불 끄고 주무셔] 에 관련된 글.

 

 

전주에서 찍은 야경 두번째. 전주역사(驛舍).

 

전주역 앞의 광장은 아무렇게나 설치한 조형물도 없고 별 조명도 없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널직한 광장을 둔 역사(驛舍)가 사라져가는 요즘 무척이나 반가운 역사였다.

 

사진 속 전주역사는 황색빛이 화려하다. 그러나, 이미 밤의 전주역을 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사진에 속지 말지어다.

 

 

@ NIKON D200 | Sigma 10-20mm F4-5.6G | 10.0mm | 1s | f/8.0 | ISO 100

 

 

화려한 도시의 밤을 지탱해 주는 게 엄청난 전력이다. 좀 덜 화려하더라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으니 밤에 소비하는 전력을 아낀다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전력은 꼭 소비해야만 하는 전력이기도 하다. 핵발전 등 대규모 전력 생산 시설은 밤이라고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전기 만들어 팔아서 돈 버는 회사들은, 야간에 전기를 싼값에라도 사가라며 영업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도 그러는지는 모르겠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놀고 길을 지나야 하는 사회라면 밤의 전기는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밤에 사용하는 전력의 일부분은 꼭 필요한 게 아니다. 사용의 측면에서는 불필요한 전력이 밤에도 소비된다. 그러나 대규모 전력생산 체제에서는 야간 전력의 사용은 어느정도 장려(?)해야 하므로, 소비의 측면에서는 필요한 소비이다. 결국 수요에 맞추어 전력 생산을 조절하는, 혹은 꼭 필요한 수요에 맞추어 전력 생산을 조절한다는 건 지금같은 전력 생산 방식으로는 불가하다는 것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규모 단위의 재생에너지 생산 방식으로 체제가 바뀌면, 확실히 필요한 만큼 전력을 생산하는 체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만들어 놓았으니 어쩔 수 없이 소모해야 하는 전력,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