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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원 남았다

 

내 주거래 계좌가 하나 있다. 나머지 자잘한 것들은 정리했다. 오늘 은행엘 갔다. 노동넷에 빚진 게 있어서 8만원 입금하러. 그리고 지갑이 털털 비어 있는 걸 보고선 3만원 인출했다. 명세표가 좁은 틈에서 찌익 등장하더니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야, 너 이제 4만원밖에 없어!"

 

목요일부터 본격적인 채권추심에 나설 예정이다. 채권 회수 전까지는 내 인생 처음으로 유사빈털털이 신세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로서는 생경하다. 외출도 자제하고, 가까우면 걷거나 자전거 타고, 멀어도 버스-지하철만 타고, 지방엔 가지 말고. 밥도 왠만하면 먹고 나가고 밖에서는 싼 것만 찾아 먹고. 지름신은 멀리 하고.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병원엔 가야겠다. 병 키우지 말고...

 

에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