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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1
    세습 노동자
    말걸기
  2. 2011/04/14
    오랜만에 홍아 소식(4)
    말걸기

세습 노동자

 

노예는 신분의 세습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받아들이기도 한다. 사실 지구상에 존재했던, 존재하는 수많은 천민들은 신분 제도를 수용했고 수용한다. 하지만 그들이 나서서 신분 제도를 옹호하고, 신분 세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는 않는다(단, 신분을 거부하려는 당돌한 자식을 말리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왜일까? 힘 없이 밑바닥에 있는 이들이니 부당한 신분 제도에 항변은 못하지만 신분 세습이 자신들에게 행복한 일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뻔한 얘기다.

 

세습은 지킬 게 있는 자들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이 또한 당연한 얘기다. 북한은 권력을 세습하고 남한은 부를 세습한다. 독점적 권력일수록 세습 과정은 유독 피비린내가 가득하다. 김정일은 어떠했을까? 또 김정은의 손엔 누구 피가 가득하게 될까? 이건희의 부가 자식들에게 온전히 이전될 수 있도록 남한의 관료들과 판사들은 열심히 노력해왔다. 각각의 체제를 얼마나 잘 보여주는가?

 

세습은 이처럼 가진 게 아주 많은 이들에게만 행복한 제도는 아닌 것 같다. 현대자동차노조가 대의원대회에서 단협안으로 사실상 정규직 세습안을 채택한 것은 현대자동차 정규직은 지킬 게 꽤 많다는 걸 보여 준 것이다. 그 지킬 게 뭘까? 비정규직이나 실업자에 대비되는 신분으로서 정규직이다. 민주주의 제도를 가진 현대자본주의는 '부'라는 매개 없이 신분 그 자체가 세습되는 방식을 거부하는 체제인데, 이처럼 신분을 세습하겠다는 포부는 대단히 체제 저항적 성격을 지녔다.

 

지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놀라운 아이디어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는 아니다. 이 정책은 강력한 노조가 있는 대형 사업장에서는 이미 관행이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 아닌가? 의문이 생기는 것은 왜 이 시점에 정규직 세습이 부각되는지이다. 현대자동차노조가 단협에 명시하지 않고서는 이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서일까? 아니면 바람직한 세습이 극소수에 한정되는 것보다는 좀 더 큰 소수에게 확대되어야 하는 시대적 요청이 있기 때문일까?

 

보수언론들이 노조의 공공성과 연대를 운운하며 현대자동차노조를 비난하는 꼴이 재수없기 이루 말할 수 없으나, 87년 이후 목숨을 건 노조민주화 투쟁의 성과를 20년 넘게 자기들 사업장에 묶어두려 했던 대형 노조의 정치적, 도덕적 타락이 이제는 막장을 향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일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홍아 소식

 

갑작스럽게 운악산 나들이를 다녀왔다.

오는 길에 아트밸리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홍아는 지난 겨울 40도가 넘는 고열을 여러 차례 겪었다.

높은 열은 홍아에게 큰 두려움이었는지 병원도 약도 거부한 채 며칠씩 뜨거운 몸으로 엄마 품만 찾았다.

겨울 내내 차고 메마른 공기는 감기로 모든 가족을 위협했다.

이제 겨우 따뜻한 봄이 왔는데 여전히 메마른 공기는 종일 살갗을 가렵게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요즘은 좋아하던 목욕을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