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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과연 민중의 것인가?

우연히 세종문화회관의 이 어처구니 없는 사건의 성명서를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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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단체 공연을 없애버린 경영진은 퇴진하라!



서울시예술단체 해체를 모의하던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 사측이 올해 남아 있는 합창단과 뮤지컬단의 공연을 취소했다. 공연기관에서 공연을 없애는 일이 말이 되는가. 사측공문에 밝힌 근거는 더 가관이다. ‘노동조합의 쟁의기간 중에는 예술단체의 모든 공연계획이 중단되어야’ 한다며 정기공연을 취소한 것이다. 억장이 무너진다. 서울시예술단체의 정기공연은 시민을 위한 공식적인 공공예술사업이다. 그런데 경영진이 파렴치하게 직접 공연을 없애버린 것이다. 우리는 예술단체를 해체하고, 단원을 강제로 해고하겠다던 사측이 공연을 없애는 지경까지 이른 것에 분개하며, 경영진으로 최소한의 자격도 없는 사장직무대리인 서울시경영기획실장, 사무처장, 경영본부장, 행정지원팀장, 예술단운영팀장은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한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가지고 예술단체의 공연계획이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백번을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는 괴변이다. 쟁의기간 때문에 앞으로 계획된 정기공연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어 취소했다며 이해해 달라했다. 노동조합의 쟁의를 테러쯤으로 생각하는가! 노동조합의 쟁의는 2004년도 임금 노사협약이 미타결되어 작년 7월부터 시작된 것이며, 법에 따라 쟁의행위를 보장받고 있다. 사측의 괴변을 적용하자면, 작년 7월부터 예술단체의 모든 공연을 중단시켰어야 했다는 것이다. 9월 22일 공연파업도 불가피하게 진행되었다. 그런데도 이를 ‘국제적 망신’이다, ‘시민의 세금을 지원할 수 없다’며 비방하더니 시민과의 약속을 아예 저버림으로써 사측 스스로가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짓밟은 이율배반적 행위를 한 것이다.

정기공연은 1년 전에 미리 계획되어 예산을 편성 받고, 작품은 예술단체장의 권한으로 변경될 수 있다. 뮤지컬단의 11월 정기공연 예정이던 창작뮤지컬‘연어’는 5월부터 준비한 작품이다. 합창단의 멘델스존의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은 9월부터 준비했다. 그런데 사측은 뻔뻔스럽게 공연준비가 안되어서, 단장과 합의하에 공연을 취소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예술단체가 정기공연 예산승인을 줄곧 요구했음에도 공연이 임박한 11월 1일, 조합원이 100%인 서울시합창단과 서울시뮤지컬단의 공연만을 취소한 것이다. 그것도 서울시경영기획실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시민을 위한 공연을 무책임하게 포기한 것이자, 노조활동에 보복조치를 한답시고 시민에게 제공되어야 할 공연을 파괴한 명백한 '문화 테러'이다.


서울시예술단체 해체계획에 대해서는 그러한 계획안을 마련한 자체의 반문화적 횡포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결정사항도 아닌데 왜 호들갑이냐고 원성이다. 상시평가 노사합의서를 지키자는 준법요구는 노동조합이 오디션을 보지 않으려는 것이라 왜곡하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는 불법평가를 시행하여 단원 12명을 부당해고 했다. 이제는 합창단, 뮤지컬단의 공연을 없애는 만행까지 저지른 것이다.

예술단체 정기공연 취소로 서울시와 사측은 서울시민의 예술단체와 시민의 공연예술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말았다. 이제 그들이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 우리는 공공예술기관 운영에 최소한의 자격도 없는 파렴치한 경영진의 즉각 퇴진과 합창단, 뮤지컬단 정기공연 승인, 서울시예술단체의 시민공연사업 보장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5년 11월 3일

민주노총/공공연맹/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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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부터 책과 티비, 그리고 라디오와 카세트테잎을 끼고 살았다.

나에게로 쏟아져 들어오는 그런 수많은 언어와 이미지들이 왜 그리 좋았는지 보고 또 보았다.

공연문화라는 것을 접할 기회라고는 오로지 남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였다.

 

대학와서 처음 이런 저런 공연을 접하고 또 다른 세상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대학로, 인사동은 나에게 뭔가 특권을 가진듯한 느낌까지 주었으니 촌년이 상경해서 성공한건가 ㅋㅋ

여하튼, 그래서 세종문화회관 노조원들의 시민을 위한 공연은 얼마나 마음이 따뜻했는지 모른다.

비싸서 차마 가보지 못하는 여러 공연들을 시민을 위해 무료로 공연하고, 예술을 민중에게 한걸음

다가가게 해 주었던 즐겁고 가슴찡한 시도.

 

그런데 역시 그곳에 마저도 무섭게 and 짜증나게 도사리고 있는 자본은 이러한 등줄 따뜻함을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 예술가로서 가져야 하는 희소성과 뭔가 베일에 쌓여있어야 하는 듯한 이미지(? 그

것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 에 스크래치라도 해서인가?

 

음악도 들으면서, 그림도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공연도 가슴뛰고 웃고 즐기고 울면서 감성이 성숙하고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느낀다. 이런 기회가 아주 불행하게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동등하지 않다는 것은 다들 자알 알지만 그래도 왠지 찝찌름하고 더티하다.

 

그래서 세종문화회관 동지들의 투쟁은 꼭 승리했으면 좋겠다.

왠지 그분들이 만드는 공연이라면 마음으로 이해하고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시민의 공연을 만들었던 그 따뜻한 마음, 그리고 예술!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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