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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5/12/15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2/15
    그거야(1)
    동치미
  2. 2005/12/15
    진주 - 꽃다지
    동치미
  3. 2005/12/15
    어느 고궁을 나오면서.
    동치미

그거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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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 꽃다지


 
 
 
진주
(유인혁/글, 가락)

가슴이 아파와 상처를 생각해요

깊이 박힌 가시와 그 아픔을 느껴요

숱한 밤깨어 홀로인 날 많았죠

눈물로 감싸면 진주가 되나요

고개를 떨군채 힘없이 걷는 그대

상처가 있나요 아픔을 느끼나요

나처럼 뒤척이며 눈물로 감싸나요

괜찮아요

세상은 바다 우린 상처입고

그 아픔으로 진주를 키우죠

누구나 가슴에

영롱한 진주를 키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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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겁쟁이야. 그래서 늘 나를 위로해줄 누군가를 찾고, 나를 하소연하고, 스스로 그 겁에 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 그래서 늘 난 이 노래를 찾고 갈구해. 이 노래를 듣고 나면 위안이 되고 호흡이 차분해져. 다행이야. 이 노래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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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궁을 나오면서.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
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사십야전병원(第四十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二十) 원 때문에 십(十) 원 때문에 일(一) 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일(一)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전문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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