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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국립공원 그리고 칠봉

덕유산, 국립공원 그리고 칠봉

 

산을 왜 타는가?
가끔 지인들은 내가 산에 간다면 왜 가냐고 묻기도 하는데 딱히 대답할 것이 없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등산을 하는 이유가 뭔지 스스로 되묻기도 한다.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휴식이 필요하며, 몸을 생각해서 또한 주말의 시간을 알뜰히 보내기 위해서. 여기까지면 왜 그럼 등산인가? 다른 것도 많은 데. 여행, 낯선곳에서 사람과 어울리는 것 그러나 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은 낯설다. 하지만 그래도 거리에서 낯선이들과 부대끼기를 원한다. 혼자서 아무런 방해(?)없이 아무 생각없이 걷기 그리고 나만의 생각에 몰두하기 등 그래서 가끔은 혼자 산행을 즐긴다.

 

오늘은 지인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좋은 사람끼리 어울리며 산행하는 그 맛 역시 놓치기 어려운 것이다.

 

- 일시 : 10월 11일(토)~12일(일)

- 참가 : 윤제, 경희, 나
- 산행순서 : 영각사->남덕유산->삿갓재대피소(1박)->향적봉 -> 칠봉->구천동탐방지원센터 : 26.1km, 15시간 10분 소요
1일차 : 영각사->삿갓재대피소 : 8.4km, 6시간 30분 소요(10:03출발, 16:30도착)
2일차 : 삿갓재대피소->향적봉->칠봉->구천동탐방지원센터 : 17.7km, 8시간 40분 소요(07:30출발, 16:10도착)

 

덕유산, 3번째 산행이다. 갈때마다 무슨 우여곡절이 이 왜 이리 많은지. 그리고 덕유산은 혼자가 아닌 3번 모두 지인들과 함께한 산행이다.

 

첫 번째 5월쯤 산행은 육십령에서 구천동탐방지원센터, 육구종주였다. 11시쯤 출발했는데 힘들고 시간이 지체되어 남덕유산(동봉)을 비껴갔으며 결국 삿갓봉도 오르지 못하고 대피소로 직행.
두 번째는 첫 번째의 아쉬움이 남아 겨울산행을 하였다. 구천동에서 오수자굴 중봉 향적봉 그리고 구천동이었다. 문제는 오수자굴 지나면서 특히 중봉 전에서부터 몰아치는 눈바람과 추위 그리고 향적봉대피소에서 점심을 해야 하는데 취사장은 가득하고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다 눈바람을 막아줄 곳도 없이 점심을 해야 했고, 결국 넘 추워서 산행을 포기하고 곤도라로 하산, 두 번 다시 덕유산 겨울산행은 없다는 쓰라린 기억.
세 번째는 바로 오늘.

 

설악산, 지리산보다 넘 힘든 덕유산
원래 계획 4인(남2, 여2)이었으나 남1인이 주말특근이 잡혀 빠지고, 여자2인과 산행을 감행하게 된다. 이들과 덕유산 1박2일을 위해 계룡산(병사골 시작) 등산을 통하여 호흡을 맞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남1인이 빠지면서 내가 짐을 다소 많이 부담해야 했으며(내 산행 중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없던 등산 일정이 추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애초 계획은 영각사에서 향적봉까지 18.9km 산행 후 곤도라로 하산하기로 했으나, 리조트에서 바람이 많이 분다고 곤도라 운행을 중지하여 우리는 무려 6.6km를 더 산행후 구천동으로 하산하게 된다. 아무튼 탈 많은 덕유산 산행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함께한 이들이 별 탈없이 그것도 아주 잘 산행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06시 30분 우리는 승용차로 출발한다. 무주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08시 10분, 장계행 버스는 8시 10분과 50분에 출발한다. 아침을 터미널 분식점에서 하고 50분 버스를 타고 장계 09시 40분 도착, 택시로 영각사로 간다. 택시는 미터기로 23,000원, 10시 도착하여 준비하고 10시 3분 드디어 산행, 400m를 가니 영각사공원지킴터가 나온다. 다시 볼일보고 준비하여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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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 두 번째 휴식, 땀이 많이 흘러 머리에 타올을 두른 저 여인. 난 아직 땀도 없는데. 어째 좀 불안한 느낌이 몰려온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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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그들은 사진도 안 찍는다. 나 역시 2시간만에 처음으로 단풍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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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드디어 공포의 가파른 계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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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1차 계단을 가뿐히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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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1차 계단에서, 저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저 구름 사이로 우뚝솟은 것이 천왕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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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올라가야 할 두 번째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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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계단에서, 저 멀리 지리산과 붉게 물들인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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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6 우리가 넘어야할 계단, 저 꼭대기가 남덕유산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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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 우리가 지나온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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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 저기가 남덕유산(동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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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 드디어 남덕유산 도착. 3시간만에 도착이라 적이 안심이 된다. 이제부터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이는 그들이 도착하기전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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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 점심, 참 맛있다. 이것 저것 많이 준비해왔다. 그들이. 점심후 정상석에서 사진찍기로 했으나 사람이 많아 그냥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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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7 점심후 두 번째 휴식과 간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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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4 지나온 길 저 멀리 남덕유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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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 삿갓봉에서 남덕유산
등산로에서 삿갓봉까지는 300m, 지난번 산행에서 힘들고 어둡기도하여 삿갓봉을 오르지 못했다. 그러니 오늘은 같이 가자고 하니, 그들은 나 혼자 가란다. 싫다하니, 기다릴테니 가라고 보챈다. 나도 힘든데, 결국 혼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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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 드디어 대피소, 이제 고생끝이다. 생각보다 넘 일찍 도착했다. 이럴줄알았으면 놀멍 쉬멍 올것을. 내가 너무 보챘나 보다. 결국 이리저리 빈둥거리다 6시쯤 저녁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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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 숙소 전경, 분리되어 있는 침상 1인 1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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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 저녁풍경, 우리가 가져온 것은 소주 1병(640ml)과 캔 맥주 6개, 대피소 오기전 캔 2개 까고, 저녁먹으면서 그들은 4캔을 다 깐다. 난 소주만. 낼 가면서 먹을 맥주가 없다. 이를 어쩌나. 난 소주를 다 마시지 못하고 남은 것을 향적봉대피소에서 점심하면서 혼자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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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6 출발준비, 세상에나 이렇게 늦게 출발하는 것은 난생처음이다. 그들이 느긋함에 보채지 못하고 그냥 따라간다. 지금출발하면 향적봉에 몇시 도착하고 등 머릿속은 복잡하지만 어쩔수없다. 즐거운 산행에서 우기고 요구하는 것은 금물, 다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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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6 하이고 세상에나 산행이후 처음이다. 사진을 찍자고 한다. 등산객이 없으니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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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7 저 멀리 까마득히 남덕유산이 보인다. 우리가 이만큼 걸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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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3 무룡산, 물도 먹고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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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3 휴식과 간식, 저 손에 들린 사과를 번쩍하더니 두 쪽으로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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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백암봉, 향적봉 2.1km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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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을 오르는데 왜 이리 바람이 거센지, 내가 휘청휘청해서 가다말고 서 있기도 하였다. 중봉에서의 거센 바람에 사진찍기와 풍경 구경조차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된다. 영각사에서 중봉까지 산행하면서 우리는 10m이내 거리를 항상 유지하였다. 그런데 뒤를 보니 그들이 보이지 않는다. 대피소가 1km이내라 난 그냥 대피소로 향한다. 도착 후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나가 보기도 하고 조바심이 마구마구 쏟아지는데, 그들이 보이니 왜 이리 반가운지, 그들은 나쁜짓하고 왔다고 웃으면서 내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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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7 향적봉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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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은 지금부터, 국립공원 직원에 대한 늘 고마움이 그만큼 실망도 크다
13시 20분 우리는 산행의 마무리, 아쉬움과 즐거움 향적봉에서 발산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곤도라를 타기위해 내려간다.

 

그러나 곤도라가 바람이 많이 불어 운행을 중지했단다. 내려가는 길을 물으니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며 길을 가르쳐 준다. 안내에 따라 길을 내려가는 데 국립공원 직원이 차를 타고 올라오더니, 내려가다 보면 우측으로 칠봉으로 가는 이정표가 있으니 그리 가라 한다. 그냥 내려가면 딱지를 끊는다고 우리에게 당부와 협박?을 한다.

 

국립공원 직원은 단속의무가 있지만, 우리에게 안내한 등산로가 험하고 무려 6.6km이니 3시간이상 소요될 수 있으니 안전한 산행을 하라고 했어야 했다. 그 보다 먼저 향적봉대피소에서 곤도라 운행 중지 안내를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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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칠봉에 도착해서야 우리가 가는 방향이 구천동이며 3.7km를 더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칠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심해 매우 불안했다. 등산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아무런 정보없이 칠봉을 넘어 3시간을 산행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이다.

 

사전 안내도 없었고, 산행을 마무리한 등산객들에게 안전한 길을 알려주기 보다는 단속만을 앞세운 국립공원 직원들에게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인 것은 처음 1박 산행이고 당일 17.7km를 사고없이 안전하게 마무리한 것, 특히 덕유산 1박2일의 즐거움이 있었기에 우리는 분노를 삯일 수 있었다.

 

구천동에서 무주터미널까지 택시, 1인당 5천원. 차를 끌고 아산에 오니 대략 19시. 지난 계룡산 등산시 뒤풀이 못했다면 오늘 하쟌다. 특근으로 함께하지 못한 이를 불러 술값을 내라하고 술집을 찾는 데 일요일이여서 문을 열지 않았다. 결국 우리집으로 가서 맥주와 소주 그리고 안주를 시켜 허기와 피로 그리고 1박2일의 즐거움과 치하, 등산팀 이름도 짓자고 한다. 뭐라 하지.

 

산행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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