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3월 텃밭일지

 

(위는 3월 15일 땅파기, 아래는 3월 31일 감자 씨앗 심기)

3월 15일 토요일 맑음
  
봄이 오고 있는 따뜻한 토요일이라 그 동안 겨울 내내 돌보지 않았던 텃밭에 가서 준비해둔  퇴비를(3,000원) 뿌리고 흙도 파서 뒤집어 주어야 하겠기에, 늦잠을 피하고 밭에 가서 지난 가을 방치한 넝쿨들을 치우고 퇴비를 뿌리고 밭을 삽으로 파 엎었다. 3년 동안 밭을 가꾸어서인지 삽이 발로 밟지 않아도 그냥 쑥쑥 들어 가고, 크지 않은 밭이라 오랜 시간 걸리지 않고 삽질은 끝이 났다. 겨울 내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흐트러진 도랑을 약간 고치기는 했지만, 다음에 괭이를 가져와서 더 다듬어야겠다.

우리 텃밭이 물기가 많아 지난날에도 몇번 산의 흙을 퍼다가 복토를 하였지만, 이번에도 한 뙤기는 물기가 너무 많아 산의 흙을 퍼다 약간의 복토를 하였다. 더운 여름에 무거운 흙을 퍼 나르기란 더 힘들기에 덥지 않은 날이라서 하는데도 허리와 다리는 후들거린다.

그러나 저러나 이곳에도 서민용 국민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고시를 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동네에서는 아파트 신축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있는데, 녹지를 훼손한다고 반대를 해야 할지? 서민용 주택을 짓는다니 찬성을 해야 할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보아서야 계속 텃밭을 편하게 할 수 있게 집을 짓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개발을 한다고 하니 지난 가을까지 없었던 비닐하우스들이 겨울 사이에 곳곳에 들어 왔다.

아직 텃밭 농사철로는 이른 때라 다른 밭에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텃밭 이웃이 된 중년부부가 나와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려고 하는데, 비닐하우스 속에서 상추를 따더니 좀 가져다 먹으라고 하면서 한 상자를 주는데, 지나치며 어쭙잖게만 보아왔던 비닐집 속에는 상추와 시금치가 파릇파릇 탐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3월 22일 토요일 흐리고 맑음(오후에 약간비)

지난 15일에는 오후에 지렁이 수업 가야하기 때문에 밭의 흙을 파 뒤집고, 진 밭은 산흙을 퍼와서 복토를 해주었으나, 밭을 고르게 평탄작업을 하지 못했던터라 괭이로 덩이흙을 부수고 보이는 돌도 골라내고, 이랑과 이랑 사이의 고랑을 정리하여 물 빠짐과 통로로서의 역할을 해 줄 수 있게끔 정리를 하였다. 지난 겨울동안 길이 허물어지고 그 흙이 수로로 흘러 들어 왔고, 낙엽과 돌들이 수로를 메워 놓은 상태로 망가져 있었는데, 수로에 낙엽을 치우고 메워져 있던 수로를 파서 정리를 하였다.

3월 31일 월요일 흐리고 맑음

지난 주말에 텃밭에 가서 감자를 심고, 상추나 쑥갓 등 씨앗을 뿌리려 했으나 토요일에는 비가 오고, 일요일에는 나들이와 사능텃밭에 다녀 오는 관계로 계획했던 작업을 하지 못하여, 오늘 점심때 잠깐 짬을 내어서 심을려고 했던 감자를 심고, 지난해 뿌리다 남은 상추와 새로 산 쑥갓 근대 씨앗을 뿌렸다.

우리 밭은 산 아래쪽이라 좀 높은편이고 양쪽이 산이라 햇볕이 충분히 들지 못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좀 추운 날씨라 씨앗을 심으면서도 얼마나 지나야 싹이 날지 걱정이다. 일주일전에 윗 밭의 아주머니께서 상추씨앗을 뿌리는것을 보았던터라 그 밭에 가 보니 아직 상추가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었고, 옆의 아저씨도 씨를 뿌렸지만 아직 싹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한참 있어야 오늘 뿌린 씨앗과 감자가 싹을 틔우게 될 것 같다.

감자씨는 도시농부학교의 김학련 왕형님께서 풍족하게 주신것을 가지고, 몇일전에 남의 밭에서 지난 가을의 검불을 걷어 내서 태운 재를 담아 와서 감자씨를 자르고 재에 버무렸다가 심었다. 한 이랑만 심을려고 했으나, 감자씨가 남아서 아까운 생각에 옆에(왼쪽) 한 줄을 더 심었다.

지난 주간에 얻어 두었던 돼지감자 뿌리와 꽃나무 뿌리는 후미진 밭 두둑에다가 꾹꾹 찔러서 심어 두고, 그래도 남는 약간의 감자도 버리기 아까워 함께 심어 두었다.

재작년 첫해에 텃밭을 시작하면서 잘 모르기도 하였지만, 늦게 방치해 두어 감자싹이 돋은 감자씨를 얻어서, 헛골를 알지 못하고 두둑을 만들어서 감자를 심었다. 감자가 자라는 모양을 볼때에 제대로 수확을 하지 못할것 같아, 아예 뽑아 버리고 그 자리에 고구마를 심을려고 종로에서 고구마순을 사기는 하였으나, 밤에 술 먹고 노느라 그 고구마순을 두고 집에 오게되어 고구마도 심지를 못하고 감자를 그대로 두었다. 나중에 감자를 캘려고 몇개의 종이상자도 준비를 하고 했는데, 정녕 감자 수확은 한 박스도 되지 못하고 씨 보다 조금더 나온 형편이었다.

지난 15일 벽제텃밭 갔을때 야콘뿌리를 손질하는것을 보고는 찌꺼기로 남는것을 약간 가져와서는, 그냥 집안 구석에 몇일간 방치했다가 심을려고 보니 바싹 말라 죽어 버린것 같이 보였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던지 항상 때가 있고 그 때를 놓치면 안되고, 늦으면 늦을수록 하는일의 효과는 반감된다고 생각을 하고 지나지만, 또 게으른 나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여 산의 흙과 약간의 퇴비를 섞은 상자에 심어 놓았는데, 그래도 생명은 끈질것이라고 하더니 죽지 않고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함을 느끼게 된다.

이전에는 남은 씨앗봉지는 호미나 장갑등 텃밭도구와 함께 싸놓고 가지고 다녔는데, 냉장고에 보관하는것이 좋다고 하여 냉장고에 넣으면서 보니 씨앗봉지가 10개나 되었다. 사용량이 많지 않으니 한 봉지 사도 남게 되는데, 이를 나누어서 사용하면 좋을텐데 말이다.

 


작년의 기록을 보니 4월 7일에 밭을 만들고 10일께 씨앗을 심었다고 되어 있다.
http://blog.jinbo.net/dolpari/?cid=2&pid=68

그리고 4월 20일에는 열흘전에 심어 놓은 씨앗에서 파릇파릇하게 새싹들이 올라 오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http://blog.jinbo.net/dolpari/?cid=2&pid=69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