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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방한 물불꽃 환영행사

 

이 나라에 미국의 부시가 온다고 서울공항에서 부터 시청 청계 종로 명동 등 곳곳에서 많은 환영행사가 있었는데, 파고다 공원앞에서도 한밤중에 환영행사가 있었다.

 

종로에서 벌어진 축하행사에는 생전 처음 보는 물과 불꽃이 어우러진 모습이었는데, 물에는 돼지피 같은 붉은색의 색소를 섞었으며 그 냄새도 아주 비릿하여 엮겨웠을 정도였다. 물포라고(살수차라고 하지도 않고) 하는 차에서 길게 내 뿜는 붉은색의 물줄기는 밤하늘을 보기 좋게 수 놓고 있었고(그냥물과 함께 나가기도), 반대편의 시민들이 쏘는 폭죽과 함께 어울러져 새로운 불거리를 제공하여 주었다.

 

종로1가에서 색소를 탄 물을 뿌렸을때 흰 두루막을 입고 오신 어르신께서는 나중에 보니 완전히 염색을 한 모습이었다. 팔이 있는 부분만 조금 빼고는 분홍(주황)색 정도로 채색에 되었는데, 세탁이 될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파고다 앞의 그 색소물보다는 나았다.

 

 



청계광장에서 문화제를 짧게 마치고 행진을 시작할려고 하는데, 모든곳이 막혀 있어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종로1가로 통하는 길에서 대치가 이어졌다.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다 잡아가는 판국인데, 촛불교회와 FTA기독교대책위 깃발과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목사님들께서 종로를 향해 행진을 하는 것이었다.

 

이들이 순진한것인지, 겁이 없는것인지, 그들의 신앙의 따라서 행동을 하는것인지? 용감하게 앞으로 전진해 나가는 이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잠깐의 행진후에 경찰에서 촬영하고 현수막 깃발 빼았고 잡아 가고 난리였다. 앞서 있던 사람들은 대체로 잡혀 갔다. 남아 있던 사람들은 길바닥에 앉아서 대치를 하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앞서 오셔서 고생하신 노 목사님께서는 바닥에 누우시면 쓰러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경찰등은 모두다 검거하라는 명령을 하고 있었다. 속으로 겁이 덜컹 났다. 집에서 걱정하는 전화가 오고 내일 해 주어야 할 일도 있는데 어떻게 하나...? 좀 있다 여경들이 오는 모습을 보고는 영락없이 달려 가게 생겼구나. 하면서 겁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먼저 여 목사님들을 여경들이 데려가고 우리는 환자가 수습되고 나면 함께 불들려 가게될 것 같았다.

 

쓰러지신 환자 때문에 의료진이 오고, 구급차를 부르고 하는 바람에 시간이 흘러 우리를 둘러 싸고 검거를 할려고 하던 경찰은 저 쪽으로 물러 나게 되어 무사할수 있었다. 후에 파악을 해 보니 그 때 잡혀간 목사님들과 기독인들이 확인된 수만 하더라도 열명을 휠씬 넘었다. 3부자가 잡혀 갔다고도 한다.

 

그간 비폭력을 유지하여야 하지만, 직접행동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말을 하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다가, 명박산성이 쌓여지고 토성위로 넘어 청와대로 가자던 어느 목사님의 말씀이 확성기로 들리면서 저 대열에 끼어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많이 고민을 하면서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에 명박산성 앞에 가서 많이 망설이던 때가 있었다.

 

또 한번은 6월 말에 YMCA에서 비폭력행동단을 꾸려서 진압할때 길에 드러눕는 행동을 하였고 그러면서 밟히고 얻어맞고 팔이 부러지는 등 많이 다쳤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저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 주말에 비폭력평화행동단을 모집한다고 하여 그러면 내가 그 곳에 가야지. 하면서 상당한 결단을 하여 참가하게 되었는데, 경찰차 앞에서 밤 새도록 앉아만 있다가 와서 처음의 생각보다는 상당히 거리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겁이 많다.

조금 뒤에서는 큰 소리를 치고 외치지만, 정녕 내가 앞서지 못하고 내가 위험한 처지에 다다랐을때는 한없이 나약한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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