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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텃밭일지

지난달에 이어 8월에도 계속해서 장마비는 그치지 않고 내린다. 가끔 비가 멈추는가 하면 또 다시 비가 내리는 나날을 이어간다. 예전에는 장마철을 예측하고 그 때를 피해 가면서 농사일을 했었는데, 이런 기후변화에서는 앞으로 농사도 게릴라식으로 찰라를 이용해서 농사일을 해야 할 판이다. 앞으로는 토요일을 잡아서 텃밭일을 해 볼려고 하는 주말농장이라는 말도 적합하지 않을듯 싶다.

 

 

비가 와서 밭을 가지 않고 관리를 하지 않으니 농사를 하는 밭이 아니라, 이렇게 풀밭으로 변해 버릴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하순이 되면서 잠시 비가 그치는 날이 있어 밭에 가서 낫으로 풀을 베어내고 나니, 이랑과 고랑을 분간 할 수도 없었던 밭이 그나마 흔적이라도 나타내 준다. 풀을 베는데도 비가 와서 풀만 베고비를 맞으며 집에 왔다.

 

 

코 딱지 만한 밭에서 베어낸 풀을 모으니 수북히 쌓이게 된다. 옛날같이 가축을 기르거나, 퇴비를 한다고 하면 이것도 요긴하게 쓰였을터인데 그냥 버리는 존재가 되었다.


 

몇일 지나서 풀을 베어낸 밭에 농협에서 사온 퇴비를 밭에 뿌리고,(이번에는 퇴비 품질이 좋지 않아 냄새가 많이 난다) 삽으로 흙을 파서 뒤집는데 그간 풀이 억세게 자라서 풀뿌리가 골라내는 것도 하나의 일이 되었다. 그래도 이랑을 만들고 고랑을 정리하며 흙을 고르니 이전의 밭의 모양을 하고 되 살아 났다.


 

몇일후 25일에는 밭에다가 무우 비롯하여 여러가지 씨앗을 뿌렸다. 배추 벌레가 심해 자신이 없어 상추 근대 갓 파 홍당무 쪽파 등등 가을에도 먹을 수 있을 채소를 뿌려 보았다. 그리고는 비가 와서 씨앗이 유실될까 싶어 풀로 덮어 두었다. 삼사일 지나서 풀을 걷어 보니 무우를 비롯하여 싹이 틔우고 있었다. 이 때 덮어둔 풀도 제 때에 걷어 주어야 한다. 때를 놓치면 싹들이 풀 속으로 올라와서 이것을 떼어 내기도 어렵고, 웃 자랄수도 있다.

 

 

이어 8월이 가기전에 배추를 심어야 하겠기에, 벌초를 다녀 오기전 29일에 심었다. 그간 아직 싹이 나지 않았던 씨앗들이 모두다 파랗게 싹을 틔우 있으며, 특히나 쪽파는 뿌리로 심는 것이기에 가장 씩씩하게 싹이 돋아 나고 있었다. 이제 심으 놓은 작물들과 배추가 잘 자라 주어야 할 터인데, 가꾸는 사람의 정성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자주 가 보고, 무우 배추는 벌레도 잡아주고 물도 주어야 할 것이다.

 

 

한편 두레콩밭에 있는 콩은 지난 태풍때 쓰러져서 세울려고 입과 줄기를 과감하게 잘라 주었더니 다른 이들의 콩 보다 발육 상태가 못하게 보이면서도, 그 속에서도 콩은 탐스럽게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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