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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불빛

'똥을 먹고 살 수 없다.'

 

1978년 2월 21일 인천 동일방직의 공장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선거시
어용 노조원들이 똥물을 뿌려 온 몸에 뒤집어 쓴 사건이 있었다. 동일방직의
여공들은 사람이 똥물을 먹고 살 수 없다. 라고 세상에 알렸고 이 일은 세상에
큰 방향을 일으켰고, 어려운 시절에 어려운 싸움을 했던 그들로부터 오늘의
민주노조의 싹을 자라고 있었다고 본다.

 

지난 추석때 어떤분이 이사를 간다고 집안에 있던 책을 정리한다고 하면서
차로 한차 정도될 수 있는 책을 내 놓으면서 필요한대로 가져다 읽으라고
내 놓았다. 연세가 있는분이라 70년대 80년대 90년대 책이 대부분인듯 하게
보였다. 그런 책들은 지난날의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책이었다.
그 중에서 몇권을 챙겨 오게 되었는데, '암태도' '넘어넘어' '모택동' '마당극
대본' '공장의 불빛'들이었다.

 

먼저 공장의 불빛을 펼쳐 들었는데  84년에 책을 만들었는데, 정가는 3,000원
이었다. 종이도 누렇게 바랬고, 글자체도 요즘 글자체 보다 어색하게 보였고
선명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공장에서 겪은 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언어도 요즘글 마냥 정제도 덜 되어 가끔은 욕까지도 그냥 표현하고 있어 읽기
에 편하고, 그 시절 그 공장에서 그들의 삶의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 오는듯
하였다.

 

책으로 뿐만 아니라 그 때 당시의 소식지나 유인물 보도들을 통하여 어느정도
알고 있었던터라 더욱 그들의 삶과 싸움 자체가 멀리 느껴지지 않았는지 모르
겠다. 기억 하건데 78년 그 해 처음 인천의 어는 공장에서 여공들이 똥물을
뒤집어 썻다. 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때만 해도 반신반의 했었으나, 당시 흑백
사진이기는 하지만 똥물사진을 직접보고는 이럴수는 없다. 라고 분노한적이
있다.

 

책을 읽어 보면 옛날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대한노총' '한국노총' '초가집'

'일당 200~300원' '클럽' '상집' '도산' '조화순' '서경석' 'JOC' '대화' '아카데미'

'가명' '흑인영가' ' 블랙리스트' '신민당' '5가' 'YH' '신구교' '이총각' '방용석'

'대한모방' '동일방직' '반나체시위'....등등 지금은 생소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공장의 불빛' 인천 동일방직의 여공이었던 석정남씨가 70년대 동일방직에서
일하면서 민주노조을 이루고자 했던 노력들과, 해고되어 했던 각가지의 투쟁
의 기록들이다. '공장의 불빛'은 김민기에 의해 극으로 만들어지고, 지난해
인가 '우리들은 정의파다'락도 하는 영화도 만들어 졌다.

 

저 멀리 바닷가 또는 시골에서 국민(초등)학교를 졸업한 여자애들은 서울에
있는 공장에 취직을 하기 위해 먼저 가 있는 언니들의 소개로 그 당시 주종을
이루었던 봉제공장이나 방직공장에 어렵사리 취직을 하게된다. 그것도 나이가
어려서 자신의 이름으로 취직을 하지 못하고, 언니들의 주민등록등본으로
취직을 하기에 자신의 이름보다는 다른이의 이름으로 공장생활을 하게된다.

 

하루 일당 200원 남짓이지만 어렵게 취직한 탓에 열심히 일을 하여 고향의
부모님께 월급을 부쳐 드리고, 동생들의 학비를 보내는등 열심으로 살아간다.
꿈 많은 소녀들의 청춘은 하나도 피어 보지도 못하고 공장 생활을 하다가,
그것도 몇녖 지나면 공장에서 반기어 주지 않으니, 시집을 가거나 잘못되면
유홍가로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노동현장의 암울함을 알고 그들과 함께 하려고 하는 종교인들과 지식인
들이 있어 그들과 함께 공부를 하면서 희망을 키워 주는 이들이 있어, 이들과
함께 하는 이들이 유신체제 아래 어려운 시절에도 목숨을 내어 놓고 민주노조
를 만들겠다고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오늘에 이러렀다고 하겠다.

 

그 때 이들을 도와주고 이들과 함께 했던 기관들이 가톨릭의 'JOC'와 개신교
의 '도신산업선교회'들 이었다. 그 때 이러말이 있었다. '都産이면 倒産한다'라
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당시의 투쟁도 보면은 지금의 투쟁과 상당히 차이점은 보게 된다.
노동자들이 공부를 못해서 지식도 없었고, 암울했던 유신독재 시절이라 법이
통하지 않는 시대이고, 도움이 않되는 어용 노총 말고는 노동단체도 없었고,
아무리 싸워 보아야 언론의 보도도 되지 않게되니 오늘 보다는 너무나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어린 여공들은 자신들이 터득한 신념을 위해서 순박하게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동원하면서 굶고 못 입어 거지꼴이 되도록 열심히
싸워 왔다고 한다.

 

30년전 '공장의 불빛'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형태로 비추고 있을까?
형태야 조금 다르지만 별반 달라진것이 없어 오늘 우리 주변에서도 지금은
중년의 아줌마들이 되어 있을 그들의 모습들을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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